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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 물가 5~6% 상승...연준, 공격적 금리 인상 나설 것"

[신년 해외 특별인터뷰]앤드루 레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

임금인상 가팔라 수년간 물가 年 3~6% 상승 가능성

긴축에 가계·기업 부담 커져...한국도 정책대응 필요

고령층 부스터샷 접종으로 오미크론 위험은 제한적

앤드루 레빈 교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20년간 근무하면서 벤 버냉키 전 의장과 재닛 옐런 전 부의장(현 재무장관)의 특별보좌관을 지낸 앤드루 레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가 "지난해(2021년)의 인플레이션이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될 수 있다”며 “앞으로 5년간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매년) 3~6% 범위에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레빈 교수는 최근 서울경제와 화상으로 진행한 신년 특별 인터뷰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6개월에서 1년 내 2%대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버냉키 전 의장과 옐런 전 부의장의 특별보좌관으로 일하면서 통화정책 전략을 짜는 일을 맡았다. 지난 2011년 만들어진 점도표 기획 작업에도 참여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외부 자문을 했고 현재 노르웨이와 스웨덴 중앙은행 고문이다. 경제 학계에서 가장 인용이 많이 되는 200인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그런 레빈 교수도 예측이 어려운 경제 상황 탓인지 인터뷰 내내 “제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완벽히 꿰뚫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람들이 가능하면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수준”이라고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역할을 말할 때는 자신감이 있었고 그만의 생각을 또렷이 전달하려 애썼다.

레빈 교수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매우 높았고 척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5~6% 정도의 물가 상승이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공급뿐 아니라 고용과 다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물가 상승이 1년 동안 계속되면서 많은 근로자들이 급여를 올려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반적인 노동자들의 시간당 평균 수입이 약 5~6%나 그 이상으로 오르고 있다”며 “일부 근로자는 회사를 그만두고 돈을 더 줄 수 있는 곳으로 일터를 옮기고 있다. 공급망 완화로 인플레이션이 5%에서 2%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임금 협상에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반영돼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인플레이션 1년 이상 지속→임금 상승→인플레이션 고착화’라는 악순환에 빠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레빈 교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그는 “좋은 소식은 미국에서 많은 이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는 점이며 노인들이 추가 접종을 시작했다”며 “우리 생각보다 나빠질 가능성을 절대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새 변이가 발견될 때마다 DNA를 분석해 부스터샷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신할 수는 없으나 오미크론 위험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다 보니 연준이 긴축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레빈 교수의 판단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수치를 보면 1년 후 기대 인플레이션은 6%, 3년 뒤는 4.0%였다. 그는 “소비자들은 향후 몇 년 동안 물가가 5~6%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5%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레빈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연준과 거시경제학자들의 관심이 중립금리에 쏠린다고 강조했다. 중립금리란 통화정책이 완화적이지도 긴축적이지도 않은 이상적 상황의 기준금리를 말한다. 경제가 물가 안정과 함께 완전고용을 달성할 수 있는 단기 실질금리다.



그는 “현재 중립 실질금리가 0.00~1.00% 범위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보면) 5~6%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경우 기준금리를 5%포인트 올려야 중립 실질금리 수준이 된다. 현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계적으로 보면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상당히 커야만 한다는 얘기다. 레빈 교수는 “연준이 해야 할 일은 오는 6월께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기준금리가 1%가 되더라도 실질 기준금리는 -4%다. 이는 여전히 통화정책이 완화적이라는 뜻이며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가 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연준이 내년에는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이고 내년 말에는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일부 둔화로 중립금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레빈 교수는 “핵심은 언제부터 올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인상하느냐”라며 “연준이 2004~2005년에 금리를 1%에서 5%로 올렸는데 FOMC마다 0.25%포인트씩 인상했는데도 약 2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고통과 반발이 클 수 있다. 가계와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론상 중립금리에 도달하더라도 이는 더 이상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으로 다른 요소 없이 인플레이션 수치를 낮추기 위해서는 중립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

그는 “연준의 어려움은 금리 인상이 대중적으로 매우 인기가 없다는 데 있다”며 “그래서 금리 인상은 연준 지도부와 의회 수뇌부, 백악관의 의중에 많은 부분이 달려 있다”고 봤다. 연준의 움직임에 정치적 판단이 충분히 개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도 핵심 변수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제는 연준이 중립금리에 빨리 도달하지 못하고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각국의 환율에 주목했다. 레빈 교수는 “과거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을 때 많은 긴장을 만들어냈다. 일부 국가는 미국 달러 대비 자국 통화를 절상해 미국보다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제 분석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 생각이 맞는다면 한국은 미국의 물가 상승분 가운데 어느 정도가 한국으로 확산될지에 관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며 “대안으로 한국이 달러화 대비 원화를 절상해 물가를 낮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 관리를 위한 환율 정책이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연준의 경제 전망 오류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레빈 교수는 “연준이 외부인들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다”며 “아주 많이 그리고 때때로 그들은 옳지만 불행하게도 때때로 그들은 틀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 역시 많은 이들이 연준 출신이고 연준과 비슷한 예측 방법을 쓴다”며 “그 결과 연준과 똑같은 결론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실적으로는 완전히 독립적이며 정확한 거시경제 예측이 쉽지 않은 측면도 있다는 식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물가 상승에 관한 예측이 크게 어긋나면서 연준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뉴욕 연은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보면 연준의 목표치(평균 2%)와 큰 차이가 있다. 사실상 소비자들은 연준의 기대대로 나오지 않으며 연준의 타깃 주변에 잘 정렬돼 있지도 않다”고 연준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마지막으로 레빈 교수는 연준이 빠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평범한 가정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생활비가 오르면 그들이 사오던 음식을 다른 것으로 바꾸거나 일부 지출을 줄여야 한다”며 “연준이 금리를 너무 느리게 올리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빈 교수는 또 “이는 연준에 도전”이라며 “상황을 일단 안정시키고 나면 물가 상승률을 연준의 타깃까지 끌어내리기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이를 할 것인지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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