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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로봇 인재 모시기 열전…경쟁사서도 과감히 수혈

■ 우수인력 확보 사활 건 기업들

삼성전자, 구글·퀄컴서 전격 영입

포스코는 LG·현대차 출신 발탁 등

차세대 기술 확보·조직혁신 포석

공채 출신 우대 순혈주의도 탈피





주요 대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로봇·자율주행·빅데이터 등 미래 산업을 이끌 신기술을 조직에 깊숙이 이식하기 위해 외부 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공채 출신을 우대하던 순혈주의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이 겹치는 경쟁사나 심지어 이종 업계에서도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나섰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외부 인재 영입은 신기술과 사업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추진되고 있다. AI나 빅데이터 같은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은 특히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적기에 경쟁사에서 근무했던 사람이라도 꼭 필요하다면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해 모셔 와야 한다는 것이 기업들의 판단이다.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사내 최연소 임원으로 화제를 모았던 박창서 삼성전자 연구위원(상무)이 대표적인 사례다. 소프트웨어 전문가이자 구글 출신인 박 상무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AI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를 관리하고 엔지니어링 업무의 혁신을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랩(Lab) 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미세 공정 개발을 위해 박 상무를 전격 영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언론에 드러난 임원급 인사 외에도 외부에서 수혈한 핵심 인재들이 크게 늘었다”며 “차세대 기술 선점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출신을 따지는 순혈주의가 확실히 옅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 자리에 오른 박용인 사장의 사례만 봐도 과거와는 크게 다른 조직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박 사장은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반도체 엔지니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로, 다시 DB하이텍으로 소속을 옮겼다. 지난 2007년 DB하이텍에 부사장으로 입사한 그는 2009년 사장으로 파격 승진했으며 2014년 현 직장인 삼성전자로 옮겼다. 2010년 퀄컴에서 삼성전자로 옮긴 뒤 시스템LSI사업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말 미주 사업 총괄 자리에 오른 강인엽 사장도 동종 업계에서 품은 핵심 인재로 꼽힌다.



실력을 갖춘 경력자를 적극 영입하는 모습은 반도체 업계에 국한되지 않는다. 올해 초 한화그룹 지주사 ㈜한화는 기계 부문에 무인이송차량(AGV)로봇센터를 신설하고 삼성전자 출신 서종휘 상무를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서 상무는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수석으로 근무하며 반도체 설비와 공정의 고도화 업무를 맡아 왔다. 서 상무는 앞으로 지정된 장소로 물건을 이송하는 AGV 개발 임무를 맡는다. AGV는 공장이나 창고를 오가며 생산라인에 필요 자재를 운반하고 관련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로봇으로 차세대 물류 시스템의 핵심으로 꼽힌다. 업계는 한화가 최근 급성장하는 물류 자동화 산업에서 키펙터로 작용할 신기술을 빠르게 습득하고자 서 상무를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AI 인재를 LG전자·삼성디스플레이·현대자동차에서 영입하며 이 분야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 미래기술연구원을 발족한 포스코는 AI연구소도 새롭게 만들며 국내 주요 기업에 있던 AI 핵심 인재들을 품었다. 초대 포스코 AI연구소장은 지난달까지 LG전자 AI연구소장을 맡았던 김주민 소장이다. 1972년생인 김 소장은 2001년 2월 LG전자에서 모바일멀티미디어연구소·정보기술연구소 연구원을 시작으로 미래IT융합연구소 머신러닝 팀장 등을 거치며 20년 넘게 LG전자에 몸담은 ‘LG맨’이다. 2019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AI연구소장을 맡아 왔다. 포스코 AI연구소에서 제조 AI연구센터장을 맡은 김필호 씨는 지난해 9월까지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의 AI팀장이었다. 이번에 포스코ICT AI기술그룹장으로 영입된 윤일용 상무보도 현대차 로봇틱스랩 로봇지능팀장에서 포스코로 소속을 옮겼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을 꾀하는 현대자동차도 소프트웨어(SW) 분야 인재를 수시로 영입하고 있다.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ICT혁신본부장에 진은숙 전 NHN CTO를 영입했다. 데이터·클라우드 부문 전문가인 진 본부장은 현대차를 개발자 중심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송창현 전 네이버 CTO를 영입해 전사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장에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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