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고향인 대구?경북 지역을 찾아 인물론을 띄웠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가 있어야 한다”며 미래를 보고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역의 높은 정권 교체 여론을 고려한 듯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소환하며 지역 민심에 호소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경북 포항시청 광장 유세에서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의 운명과 나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3월 9일에 여러분은 미래를 선택하겠느냐, 아니면 특정 정치 세력의 정권욕을 만족시키는 데 도움을 주겠느냐”고 외쳤다.
이 후보는 유세 현장마다 윤 후보의 무능론을 집중 공략하는 데 열을 올렸다. 그는 “리더는 국정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면서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한다”고 윤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똑같은 조선(임금)인데 선조는 외부의 침략을 허용해 수백만 백성이 죽게 했고 정조는 조선을 부흥시켰다. 이것이 리더의 자질과 역량”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를 선조에, 자신은 정조에 비유하며 인물 경쟁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이 후보는 정치 교체 프레임도 띄우며 범진보 성향의 표심도 적극 공략했다. 이 후보는 경주 황리단길 유세에서 “통합의 정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진짜 정치 교체를 하겠다”면서 “(이는) 이재명의 주장이고 안철수의 꿈이고 심상정의 소망 사항”이라고 밝혔다. 이어 “둘 중 하나밖에 (선택) 못 하니 차악을 선택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덜 나쁘게, 상대를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제3의 선택이 가능해져야 (제대로 된) 경쟁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국민 통합 정치 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도 소개했다. 국민 통합 정치 개혁을 내세워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구애의 손길을 내민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남부 수도권을 제2의 싱가포르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공개했다. 그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제주를 묶어서 남부 수도권으로 거대한 하나의 경제 벨트를 만들겠다”면서 “싱가포르처럼 독립적 경제 벨트로, 자율권을 가진 독립적인 또 하나의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부 수도권 공약은 영·호남과 제주를 하나의 초광역 단일 경제권으로 묶어 수도권과 함께 경제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선 후보 직속 ‘남부 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남부 수도권 구상 실현위는 기존 선대위 산하 남부경제권위원회를 후보 직속으로 승격시킨 기구다. 이 후보가 직접 상임위원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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