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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템, 주가 부양책 꺼냈지만…뿔난 주주들 "경영진 책임부터"

주주총회서 재발방지 대책 발표

일각선 "타사 대표 최저임금 받아"

엄 대표 "조속한 경영 정상화 우선"

3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오스템임플란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관계자가 주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2000억 원대 횡령 사건의 여파로 거래정지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추후 주가 부양책을 꺼내 들겠다며 주주들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부실한 내부 통제 시스템으로 장기간 피해를 입게 된 주주 사이에서는 경영진의 책임이 있는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1일 오전 오스템임플란트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50여 분간 진행된 주총에서 엄태관 대표는 “횡령 사태로 주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중삼중의 안전 장치를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 대표는 “법인 인감을 비롯해 공인인증서 등의 사용과 관리를 강화했다”며 “일반 기업에서 요구하는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주가 부양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세하게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거래재개가 되면 주가 부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거래재개 시 주가 급락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횡령 공시 이후 지난 3개월 간 거래가 묶여있으며 한국거래소는 추가 논의를 진행한 뒤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가 풀리더라도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게 나타난다. 일부 운용사들은 이미 오스템임플란트의 기존 주가 대비 30~40% 선에서 상각 처리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회사가 내놓은 조치에 불만을 제기하는 주주들도 적지 않았다. 회사 대표가 직접 나와 주주들에게 사과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구멍가게보다 못한 내부 통제 수준으로 회사를 운영했던 만큼 기존 경영진이 보다 막중한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주주는 “주요 상장사들이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회사 대표가 최저 임금을 받겠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며 “오스템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규옥 회장이 주당 300원의 배당금을 포기했지만 일반주주 피해에 견줘보면 부족하다는 시각이다. 엄 대표는 “사퇴보다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시키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이라며 “올해 목표인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 올라온 사외이사 신규 선임 등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사진 총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로 채워지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진에는 이승열 하나은행 나눔재단 감사,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종진 고려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반원익 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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