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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손흥민을 위한 '협상의 기술'

권성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한국협상학회 회장)

권성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손흥민 선수가 ‘토트넘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홈구장에서 뛸 수 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나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손흥민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그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가 넘쳐난다. 영국 축구 전문 매체 90MIN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 공격수 톱10을 선정해 발표했는데 손흥민이 드디어 1위로 등극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발표한 EPL 파워랭킹에서도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를 제치고 손흥민이 1등을 했다.

손흥민 선수는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지만 항상 개인의 성과보다는 팀을 앞세운다. 득점왕 경쟁이 좋은 일이긴 하지만 팀이 4위 안에 들어서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손흥민 선수는 득점을 하고 나서도 인터뷰에서 항상 팀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다른 선수들을 챙기는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세계가 손흥민을 인정하고 있지만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아버지로부터 겸손함을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왜 손흥민은 지구에서 가장 저평가된 공격수인가’라는 제목으로 손흥민 선수를 집중 조명했다. 이것이 손흥민에 대한 극찬이라고 국내 언론에 소개됐다. 과연 극찬일까.

손흥민은 지난해에 토트넘과 2025년까지 재계약을 하면서 주급 20만 파운드(약 3억 1600만 원)를 받게 됐다. 우리가 볼 때는 엄청난 돈이다. 하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 최고 주급자인 맨시티의 케빈 더브라위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손흥민의 기록, 성과, 인기, 유니폼 판매, 방송중계권료 등을 고려하면 더욱 아쉬운 계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지난해 토트넘과 재계약한 후 “이 빅클럽을 위해 뛰는 것은 영광”이라며 매우 행복해 했다. 이 모습은 나의 협상 수업에서 협상을 잘하지 못하고도 매우 만족하는 학생을 보는 것 같다. 겸손과 무조건적인 충성이 좋은 협상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손흥민이 직접 협상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손흥민 선수를 대신해서 협상한다. 이것은 경쟁적인 협상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에이전트나 변호사가 의뢰인의 이익을 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잘 감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분쟁이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보다 애매하게 갈등이 지속되면 변호사가 수임료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낮은 연봉은 토트넘 구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을 수 있다. 훌륭한 선수를 영입하려고 할 때 토트넘의 스타인 손흥민보다 그들이 더 많은 연봉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형평성의 문제로 이들을 영입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많다.

손흥민 선수를 포함한 스포츠 선수들도 협상 교육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 앞으로는 손흥민 선수가 활약에 걸맞은 대우를 받았다는 기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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