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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 "더 잘쳐야겠다는 생각뿐…몰두하는 피아니스트 될 것"

■18세 임윤찬, 美 반 클라이번 콩쿠르 최연소 우승

"커리어 야망 0.1%도 없지만

음악 성숙도 확인 위해 출전"

직전 선우예권 이어 또 쾌거

유학 경험 없는 순수 국내파

"우승 기쁨보다 마음 무거워져"

피아니스트 임윤찬(오른쪽)이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반 클라이번 재단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미국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대회 60년 역사상 역대 최연소 우승이자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우승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폴란드 쇼팽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과 더불어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음악 경연대회다.

반 클라이번 재단은 이날 미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폐막식에서 임윤찬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위와 함께 현대음악 최고 연주상과 청중상 등 2개의 특별상도 수상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가 받았다. 플로리안 리임 국제콩쿠르세계연맹(WCIMF) 사무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윤찬이 오늘 다시 한 번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 감격하기도 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만 18세부터 31세까지 출전 가능한데, 임윤찬은 2004년 2월생으로 하한선을 살짝 넘어선다. 종전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공동우승자 중 한 명인 장하오첸(중국), 1969년 우승자 크리스티나 오르티즈의 19세였다.

임윤찬은 지난 14~18일 열린 콩쿠르 결선에서 심사위원장인 마린 올솝의 지휘로 포트워스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를 연주했다. 임윤찬의 스승인 손민수 한예종 음악원 교수는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연주를 지켜보고 “윤찬이가 라흐마니노프와 단 둘이서 대화하는 것처럼 들렸다”며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음악의 힘이 전달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지휘자 올솝이 감정에 겨운 듯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현지에서도 직전 우승자가 같은 한국인인 선우예권이다 보니 콩쿠르의 다양성 차원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변수 외에는 우승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있었다. 유튜브 방송을 해설하던 미국 피아니스트 엘리자베스 로는 “정말 일생에 한 번 있는 연주였고, 이런 연주를 직접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경쟁은 의미가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찬사를 보냈다.



1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2위인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 우승자인 임윤찬, 3위인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리 초니. 사진 제공=반 클라이번 재단


임윤찬은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2020년 수석으로 졸업한 뒤 홈스쿨링을 거쳐 작년에 한예종에 영재전형으로 입학했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해외 유학 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국내파다. 그는 우승 후 소속사 목프로덕션을 통해 “우승했다는 기쁨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 음악에 몰두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시상식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연습 때 더 잘 쳤기 때문에 아쉽다”며 “음악을 배우는 학생이기 때문에 어느 위치에 있다 생각하지 않고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앞으로 피아니스트로서 야망을 묻는 질문에 “제 꿈은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사는 건데, 그러면 수입이 없다”면서 “커리어에 대한 야망은 0.1%도 없다. 콩쿠르에 출전한 것도 성인이 되기 전에 내 음악이 얼마나 성숙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라고 강조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며 열리는 대회다. 1962년 시작해 4년마다 열리는데, 지난해 예정된 제16회 대회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탓에 연기돼 콩쿠르 창설 60주년인 올해 열렸다. 역대 우승자들의 면면을 보면 라두 루푸(1966년), 블라디미르 비아르도(1973년), 알렉세이 술타노프(1989년), 올가 케른(2001년) 등 쟁쟁한 거장들이 포진했다. 한국인 중에서는 선우예권이 직전 대회인 2017년에 처음으로 우승했으며, 양희원과 손열음이 각각 2005년과 2009년 2위에 오른 바 있다. 올해 콩쿠르에는 임윤찬 외에도 한국의 김홍기(30), 박진형(26), 신창용(28)도 준결선까지 올랐지만 임윤찬만 결선에 진출했다. 신창용은 레이먼드 E. 버크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한편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상금 10만달러(약 1억2900만원)과 특별상 상금 7500달러(약 920만원)를 받는다. 또한 음반 녹음 및 3년간의 세계전역의 매니지먼트 관리와 월드 투어의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우승의 부상으로 유럽·호주권(키노트),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리우 코토프) 매니지먼트 체결, 남미와 일본에서 연주 기회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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