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에 이어 올해 하반기 모임통장 출시를 예고함에 따라 은행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중은행이 먼저 개발했지만 카카오의 편의성에 밀려 카카오뱅크의 간판 상품으로 상품을 뺏긴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모임통장에서 어떤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건으로 지목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해 하반기 모임통장을 출시할 예정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모임통장을 사용하는 금융소비자들이 많다”며 “토스뱅크는 이제까지 출시했던 금융상품처럼 추가적으로 고객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모임통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임통장이란 각종 동호회부터 가족모임, 계모임, 동창회 등 모임활동을 위한 전용 상품으로 회비를 효율적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게 특징이다. 그간 은행권에서 모임통장은 카카오뱅크로 고객을 뺏긴 대표적 상품이었다. 앞서 우리은행이 2011년 ‘우리U모임통장’을 출시했으나 2018년 판매를 종료했다. 하나은행의 내놓은 ‘모임통장’ 역시 올해 2월 중단됐다. 신한은행 또한 모임회비 관리 서비스 ‘김총무’ 서비스를 내놓았다가 종료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5월 말 기준 가입자만 1139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미 카카오뱅크의 상품이 주류를 이룬 시장에 토스뱅크가 후발주자로 뛰어든 데는 모임통장을 통한 고객 확보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경우 카카오뱅크의 계좌가 없는 사람도 모임통장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모임통장 참여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로의 가입이 이어진다는 게 카뱅 측 설명이다. 실제로 모임통장 이용자 중 카카오뱅크 계좌를 보유한 고객의 비중은 통장 출범 초기 2018년 12월 74%에서 지난 5월 말 기준 85%로 증가했다. 특히 2030대부터 40대, 50대 이상이 모임 활동을 활발히 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인터넷은행으로선 그간 접근하기 어려웠던 중·장년층의 고객을 확보할 기회인 셈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것을 당연히 참고해야 한다 생각하지만 기존 모임하는 분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출범 전부터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르게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상품을) 출시하면 유사성에 대한 우려는 없을 것이라 본다”고 언급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모임통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편의성 담보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과 달리 카카오뱅크의 모임통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카카오톡으로 초대 가입이 손쉽고 공지사항 등을 카톡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뱅크의 상품이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어떤 차별화를 보여줄지 관건”이라며 “카카오톡을 뛰어넘는 편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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