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현지 환경단체가 르네상스 시대 거장 산드로 보티첼리의 명화 '프리마베라'(봄) 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갖다대는 돌발 시위를 벌였다. 지금과 같은 기후위기가 이어지면 미래에는 이 명화에 묘사된 것처럼 아름다운 봄을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환경단체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 2명이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보호 유리에 손을 갖다대는 모습을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손에 접착제를 붙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이들은 또 다른 활동가와 함께 '울티마 제네라치오네, 노 가스 노 카르보네'(Last Generation, No Gas, No Coal)이라고 적힌 배너를 펼쳤다.
이들은 이후 경찰에 연행됐다. 미술관은 작품이 입은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울티마 제네라치오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작품에서 묘사된 것처럼 아름다운 봄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화재와 식량 위기, 가뭄은 이를 점점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는 예술을 이용해 경종을 울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예술복원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이번 시위로 작품이 훼손되지 않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덧붙였다.
특정 물체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고정시키는 시위는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영국에서는 '영국을 단열하라'(Insulate Britain)라는 단체가 도로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갖다대는 대규모 시위를 진행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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