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채권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에 속하는 채권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5bp 내린 연 3.079%에 장을 마쳤다. 국채 3년물 금리는 6월 연 3.745%로 최고점을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채권 가격이 내리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가 가시화되면서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 선호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채권 금리는 시장 금리와 흐름을 같이 하지만,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지면서 채권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에서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제치는 금리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보통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단기 금리가 더욱 높은 상황은 경기 침체의 전조현상으로 해석된다.
아직 국내에서는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3년물보다 높게 형성돼있지만, 올해 초 47bp에 달했던 금리 차이는 이달 5일 4.5bp까지 줄어들면서 사실상 같은 수준을 나타내게 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채권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보다 3년물 금리가 낮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장단기 역전은 발생하지 않아 조금이라고 역전된다면 미국에서 매우 큰 폭으로 역전된 것과 같은 현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제는 연내 10년물과 3년물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될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증폭되면서 10년물 금리가 더욱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