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카메라 전면 상단을 가리던 노치(테두리)를 5년 만에 없앤 아이폰14 시리즈를 내놨다. 달러 기준 가격은 예상과 달리 동결됐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영향에 국내 가격은 최대 17% 올라 최고 사양 모델은 250만 원에 이른다.
7일(현지 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4 시리즈와 애플워치8, 에어팟 프로2를 공개했다. 아이폰14 시리즈는 기본형(6.1인치)과 플러스(6.7인치), 프로(6.1인치)와 프로맥스(6.7인치) 등 총 4종이다. 기존 5.4인치 ‘미니’는 사라졌다.
기본형과 플러스는 아이폰13에 쓰인 A15 바이오닉 칩셋을 모바일AP로 사용한다. 프로와 프로맥스는 신형 A16 바이오닉 칩셋을 쓴다. A16은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해 160억 개 트랜지스터가 집약됐다. 애플은 “경쟁사 제품보다 40% 빠른 성능을 자랑한다”며 “경쟁사의 최대 효율과 비교할 때 3분의 1의 전력만 사용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와 프로맥스는 ‘M자 탈모’로 불렸던 노치가 사라지고 알약 모양 펀치홀이 생겼다. 이를 활용해 알림을 전하는 UI도 선보였다. 앨런 다이 애플 휴먼 인터페이스 부사장은 이를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명명하며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도 명확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콘텐츠와 제어 기능을 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렉 조스위악 애플 월드와이드 마케팅 수석 부사장은 “새로운 전면 디자인을 채택해 이를 바탕으로 모든 앱 등을 재설계해 활성 화면 사이즈를 30% 가량 줄였다”며 “아이폰이 이용자를 만나는 방식을 재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시간·배터리 잔량 등 중요 정보를 늘 잠금 화면 상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얼웨이즈온(AOD)’ 기능도 도입됐다. 이는 갤럭시 시리즈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수년 전부터 지원하던 기능이지만 아이폰에는 첫 적용이다. 카메라도 개선해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는 4800만 화소 후면 메인 카메라를 최초 탑재했다. 쿼드 픽셀 센서를 채택해 기존 대비 빛을 4배나 포착할 수 있게 됐다. 포토닉 엔진과 결합해 성능이 전작 대비 두 배 가량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밝기는 야외에서 최대 2000니트까지 밝기를 구현할 수 있어 이전보다 2배 밝아졌다고 애플 측은 설명했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기본형은 799~1099달러, 플러스는 899~1199달러, 프로는 999~1499달러, 프로맥스는 1099~1599달러다. 문제는 환율이다. 달러 강세에 원화 표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원화 기준 가격은 기본형 125만~170만 원, 플러스 135만~180만 원, 프로 155만~230만 원, 프로맥스 175만~250만 원에 달한다.
최상위 모델이 250만 원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최고가 스마트폰인 갤럭시Z 폴드4 1TB의 236만1700만 원보다 14만 원 가량 비싸다. 갤럭시Z 폴드4가 내부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외부 디스플레이를 지닌 폴더블폰임을 감안할 때 일반 스마트폰인 아이폰14 프로맥스의 가격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본형과 플러스는 구형 모바일AP를 사용하는 등 아이폰13과 크게 다를 게 없어 실질적으로는 프로와 프로맥스만이 신제품이라 봐야 한다”며 “결국 진정한 아이폰14 시리즈 가격은 155~250만 원에 달하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이날 아이폰14 시리즈 외에도 애플워치와 에어팟 신제품을 공개했다. 애플워치8은 59만9000원, 애플워치8 울트라는 114만9000원, 애플워치SE 2세대는 35만9000원, 에어팟프로 2세대는 35만9000원부터다. 아이폰14 시리즈는 1차 출시국에서는 16일부터 판매한다. 2차 출시국에서는 9월 23일 선보인다. 국내 출시일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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