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고물가·고금리 부르는 환율 폭등, 땜질로는 악순환 못 막아


‘검은 월요일’이라고 불린 26일 환율은 폭등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22원 오르며 1431원 30전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 급등은 이미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의 손익분기점 환율은 1236원이다. 환율이 오를수록 대부분의 기업은 영업이익 감소에 대응해 긴축 경영에 나선다. 그만큼 국내 경기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한미 간 금리 역전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고환율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고환율은 고물가와 고금리를 초래하게 되므로 3고(高) 위기 속에서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다. 환율이 상승하면 에너지·원자재·식량 등 수입 가격이 비싸져 물가가 크게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은 이날 정기국회 현안 보고에서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 당국이 금리를 올리게 되고 높은 금리는 소비와 투자를 억제해 경기 침체를 부른다.

정부는 환율 안정을 위해 8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사 선물환 매도 수요를 국책은행 등이 소화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또 민간이 보유한 대외 금융자산을 팔아 국내에 들여오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미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면 환율 안정에 즉각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미국이 소극적이다. 한미 양국은 동맹 격상에 걸맞게 다른 방식의 유동성 공급 장치 실행 등 윈윈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근본 대책은 수출을 늘려 벌어들인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하는 것이다. 하반기 들어 둔화하고 있는 수출 증가세를 다시 끌어올리려면 원자재 수급 애로 해소와 무역금융 확대 등 수출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최근의 고환율은 기본적으로 미국의 긴축에서 비롯된 것인 만큼 우리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 체력을 길러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노동 개혁을 서둘러 글로벌 경제 전쟁의 전사인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