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10월 10~14일) 코스닥시장에 복귀한 바이오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기간 투자자들로부터 집중 관심을 받았던 제약·바이오 종목은 신라젠(215600)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거래 재개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68.3% 상승했다.
13일 신라젠은 거래 정지 직전보다 30.6% 낮은 8360원에 시초가가 형성됐으나 개장과 동시에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 850원에 장을 마쳤다. 이튿날인 14일도 개장하자마자 주문이 쏟아지며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 4100원을 찍었다. 주가가 급변하면서 장중 정적 변동성 완화 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VI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급변할 때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다.
이틀간 신라젠 거래량은 4200만 주가 넘는다. 거래대금은 4700억 원에 육박했다. 시가총액은 코스닥 시장에 복귀한지 이틀만에 6000억원 가량 불어났다. 전현직 경영진의 배임, 횡령 혐의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지 약 2년 5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복귀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지난 2020년 5월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은 제약바이오업종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신라젠은 소액 주주 비중이 총 발행주식의 약 66%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도 소액 주주 비중이 높아 개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손해를 끼친 만큼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제약바이오업계를 비롯한 시장의 관심이 높았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한 데는 회사 차원에서 적극적인 개선 의지를 나타낸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신라젠은 대주주를 교체하고 논란이 됐던 '펙사벡' 대신 외부에서 신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등 개선 요구사항을 이행했다. 다만 기업 가치가 반영된 것이 아니라 단타(단기 수익)를 노린 투자 세력의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섣부른 투자에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기간 헬스케어 부자재 기업인 휴엠앤씨(263920)와 신약개발 기업 큐리언트(115180)는 각각 주가가 53.4%, 24.4% 하락했다.
휴엠앤씨는 전신인 화장품 부자재 기업 블러썸엠앤씨가 지난 2020년 5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적격성 심사 사유가 발생하며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지난 2021년 3월 휴온스그룹이 블러썸엠엔씨를 인수하며 사명을 휴온스블러썸으로 바꿨다. 이 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한 휴온스글로벌은 올 7월 그룹 내 의약품 부자재 계열사인 휴베나를 흡수합병하면서 의약품과 화장품을 아우르는 헬스케어 부자재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달 6일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재개를 통보받고 약 2년 5개월 만인 이달 11일 거래를 재개한 상황이다.
하지만 거래 재개 이후 11~12일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낙폭을 줄인 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약 1년 5개월 만에 코스닥시장에 복귀한 큐리언트도 부진을 나타냈다. 항암신약 개발기업인 큐리언트는 지난 2016년 2월 기술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지만, 지난해 5월 '분기 매출액 3억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큐리언트는 거래재개 첫날인 7일 17.2% 하락한 1만 5450원, 째날인 11일 16.2% 하락한 1만 2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거래재개 3일차인 12일 종가는 1만 3050원으로 0.8% 상승 전환했지만 이후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Why 바이오는=‘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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