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035720)의 인공지능(AI) 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해외 진출과 수익화에 본격 나선다. 최근 자사의 AI 아티스트 ‘칼로’를 이용한 첫 번째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내놓았다. 그간 카카오 계열사에 적용할 AI 연구에 힘써왔는데 이제는 AI기술 서비스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앱 ‘B^DISCOVER’(비 디스커버)를 최근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했다. 카카오브레인의 AI 모델 ‘칼로’ 기반으로 텍스트 입력만으로 AI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칼로는 1억 8000만장의 텍스트-이미지 데이터셋을 학습해 다양한 스타일로 이미지를 생성한다.
카카오브레인의 'B^DISCOVER' 출시는 해외 진출과 사업 다각화 신호탄으로 관측된다. B^DISCOVER는 영어로 제작됐고 해외 마케팅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앱은 알파 버전으로 추후 정식 버전의 일부 기능들은 유료화할 예정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7월 첫 국내 이용자 대상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앱이자 AI 기반 영어 교육용 앱 ‘레미(REMY)'를 내놓을 때만 해도 수익 창출에 대해 소극적이었다.
카카오브레인은 136곳에 이르는 카카오의 타 계열사와는 다른 모습을 띄어왔다. 연구기관이라는 명목으로 상장을 하지 않았고 뚜렷한 BM이 없어 지난해 230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 설립 당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AI 서비스 개발 의지를 가지고 직접 대표를 맡으며 석·박사급 AI 인재를 끌어모은 만큼 성장 가능성은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120여 명의 직원들로 구성된 카카오브레인은 AI 기술 상용화로 적자 해소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김일두 대표는 초거대 AI를 이용한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꾸준한 의지를 드러내왔다.
카카오브레인은 최근 여러 업체와 협업하며 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삼성전자와 협업해 ‘갤럭시 북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달에는 멸종 위기 동물 보호 활동 일환으로 칼로의 그림이 새겨진 맨투맨과 머그컵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했다.
B^DISCOVER로 일반인들과 AI 접점이 좁혀졌다는 시각도 나온다. 지난 8월 미국 미술대회에서 AI 프로그램 ‘미드저니'로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하며 이슈가 된 바 있다. 하지만 메신저 앱 디스코드를 거쳐야 해 접속 과정이 복잡하고 투박한 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B^DISCOVER는 5개의 키워드를 선택하기만 하면 AI 이미지를 바로 생성해내고 그 과정을 일반인이 직접 볼 수 있어 카카오브레인의 기술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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