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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계의 국산 명품 헬리녹스는 왜 싱가포르로 떠날까 [시그널]

기존 주주 지분 매각 통해 300억 확보

본사 싱가포르 옮겨 해외 시장 확대

헬리녹스가 패션 브랜드 메종키츠네와 협업해 내놓은 캠핑용품 세트. 사진 제공=헬리녹스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은 캠핑용품 제조사 헬리녹스가 해외 상장을 고려하며 투자 유치에 나섰다.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려고 300억 원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소비자가 해외에서 역직구를 할 정도로 국내외 인기가 높은 헬리녹스는 한때 국내 상장이 기대됐던 강소기업이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헬리녹스는 아주IB투자를 통해 1900억 원의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300억 원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가치는 1900억~2000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자인 라영환 대표의 지분(66.67%) 일부와 2대 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의 지분(21.98%) 등 구주 일부가 손바뀜하는 방식이다. 초기 투자자인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도 일부 주식을 IMM인베스트먼트에 넘겼지만 14.86%의 지분을 갖고 있다.

헬리녹스 창업자 등 주요 주주는 구주 매각을 통해 들어온 자금을 해외로 본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도소득세 납부에 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본사를 해외로 옮기는 플립은 국내 주주들이 주식을 현물출자해 해외에 법인을 세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한 양도차익으로 세금을 납부한다. 급격하게 기업 가치가 오른 스타트업들은 상당한 양도 차익 과세를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존 투자자 중에는 플립에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

헬리녹스는 글로벌 알루미늄 텐트폴 시장에서 9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동아알루미늄의 자회사다.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대표가 부친인 라 대표는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에 납품했던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를 독자적으로 출범시켰다.



850g에 불과하지만 150㎏ 가까이 버티는 캠핑 의자가 인기를 모으면서 지금은 모회사를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헬리녹스는 2019년 매출 162억 원, 영업이익 22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매출 539억 원, 영업이익 86억 원으로 실적이 각각 치솟았다. 매출의 절반은 해외에서 나온다.

초경량 알루미늄 기술에 뛰어난 디자인을 입힌 헬리녹스의 제품들은 디즈니·슈프림·포르쉐·10꼬르소꼬모 등 글로벌 브랜드, 방탄소년단 등과의 협업한 한정판 컬렉션으로 국내외 젊은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파리에 해외 법인을 두고 루브르박물관 야외 행사에 캠핑 의자를 제공하는 등 유럽에서도 인지도를 높이는 중이다.

루브르 박물관의 상징물인 유리 피라미드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19년 7월 열린 야외 영화 상영 행사. 헬리녹스는 이 행사장에 1000개의 캠핑 의자를 비치 했고, 행사에 사용한 의자를 ‘루브르 체어’로 이름 붙여 재판매 했다. /사진제공=헬리녹스


헬리녹스는 증권 업계에서 유력한 상장 후보 기업으로 꼽혀왔다. 각 증권사가 눈독을 들이던 알짜 기업이었고 한때 증권사들이 회사를 드나들며 국내 상장을 고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이 급격한 침체에 빠지자 기존에 확보한 해외시장을 더욱 확대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홍콩에 이어 새로운 아시아 투자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어 대부분의 투자 업계 아시아 본사가 집결 되어 있다.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 거점이기도 하다. 과세나 규제 면에서도 국내보다 문턱이 낮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유치를 통한 성장을 바라는 스타트업은 물론, 창업자의 승계 이슈가 있는 중소기업도 싱가포르에 본사를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투자자와 기업이 몰리는 싱가포르에서 사업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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