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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와 영 톰 사이에 흐르는 100년의 시간[골프 트리비아]

특출한 실력으로 골프 수준 한 단계 끌어올린 두 스타

영 톰 디오픈 최초 홀인원과 골프 최초 앨버트로스

우즈의 극단적 페이드 등 창조적인 샷도 영 톰이 원조

둘 다 인터로킹 그립에 승부 결정짓는 클러치샷 뛰어나

크리스마스에 세상 떠난 영 톰, 그 100년 후 우즈 탄생

영 톰 모리스(왼쪽)와 타이거 우즈. AFP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현존하는 최고의 슈퍼스타다. 그가 등장하면서 골프는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프로 골퍼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비롯한 골프 단체, 방송 등 골프로 밥을 먹고 사는 모든 이들이 우즈에게 일종의 빚을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즈 이전에는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벤 호건, 바이런 넬슨, 진 사라센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있었고, 그 이전에는 ‘위대한 삼두마차’로 불리던 존 테일러, 해리 바든, 제임스 브레이드 등이 골프의 부흥을 이끌었다.

역사학자들은 골프계 최초의 슈퍼스타로 영 톰 모리스를 꼽는다. 그의 아버지는 위대한 코스 설계가이자 클럽 제작자이자 프로 골퍼였던 올드 톰 모리스다. 둘의 이름이 같아 아들은 영 톰, 아버지는 올드 톰이라고 부른다. 1851년 태어난 영 톰은 짧은 생을 살았지만 불멸의 기록을 세우며 대중을 골프 속으로 끌어들인 선수로 꼽힌다.

영 톰은 오늘날의 우즈였다. 그는 최초로 골프 경기를 업으로 삼은 전문 프로골퍼였다. 이전 프로들과 달리 그는 볼이나 클럽 제작자가 아니었고, 그린 키퍼나 캐디도 아니었다. 그가 대결을 위해 영국으로 갈 때는 미리 돈을 받기도 했다. 오늘날 초청료의 원조다.

영 톰은 특출한 실력으로 골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선수였다. 우즈처럼 장타와 정교함을 갖췄고, 심리적으로도 강했다. 13세 때 디 오픈 챔피언이던 아버지를 넘어선 그는 17세 때인 1868년 디 오픈을 처음으로 제패하더니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는 메이저 최연소이자 연승 기록이다. 1869년에는 디 오픈에서 최초의 홀인원을 터트렸고, 1870년에는 골프 사상 최초의 앨버트로스를 작성했다. 1871년 스코틀랜드 인구조사 보고서에 영 톰의 직업은 ‘스코틀랜드 골프 챔피언’(Golf Champion of Scotland)으로 적혀 있다.



우즈가 간혹 극단적인 페이드나 훅 등 창조적인 샷을 날리는데 아이언 샷을 의도적으로 휘어 친 최초의 혁신가가 영 톰이었다. 강력한 백스핀을 먹인 웨지 샷도 그의 특기였다. 우즈는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왼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우는 인터로킹 그립을 잡는데 영 톰도 그랬다. 골프 역사가들은 영 톰이 팽팽하던 경기에서 클러치 샷을 성공하며 승부를 마무리하는 등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집중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한다.

영 톰의 차원이 다른 경기를 보기 위해 수 천 명의 갤러리가 몰리곤 했다. 1870년대 런던의 신문과 잡지사들은 그의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600km 이상 떨어진 스코틀랜드에 특파원을 파견하기도 했다.

영 톰은 그러나 24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슬픈 사연이 있다. 영 톰은 당시 아버지와 함께 한 팀으로 매치플레이 대결을 자주 벌였다. 둘은 무적이었다. 하루는 2대2 매치플레이를 하고 있는데 ‘아내인 마거릿이 출산 중 위험하니 빨리 집으로 돌아오라’는 전보가 왔다. 대결을 마치고 집으로 갔지만 아내와 신생아는 이미 숨진 뒤였다. 영 톰과 마거릿은 1년 전 결혼했고 신생아는 둘 사이의 첫 아이였다.

영 톰의 가슴은 찢어졌다. 주변도 위로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비통한 심정으로 지내던 영 톰도 3개월 뒤 아내와 신생아를 따라 떠났다. 직접적인 사인은 왼쪽 폐출혈이었지만 사람들은 극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여겼다.

영 톰이 죽은 날은 187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이었다. 그 100년 하고도 5일 뒤인 1975년 12월 30일 우즈가 태어났다. 영 톰이 태어나고 죽은 뒤 묻혀 있는 곳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이고, 우즈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그곳의 올드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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