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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먹더라도 학원은 보내야" …학부모들 수강료 올라 시름

연초10~20% 인상 문자 잇달아

他지출 줄이는 '에듀 푸어' 늘듯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부터 학원비가 10% 넘게 올랐어요. 학원을 한 군데 다니는 것도 아니고 아이도 둘이라 다 합치면 수십만 원이네요.”

경기도에 거주하는 한 초등학교 학부모 A씨는 연초부터 줄줄이 날아든 학원 수강료 인상 문자에 걱정이 태산이다. 학원당 적게는 2만~3만 원에서 많게는 한 번에 7만 원이 올라 두 자녀를 합해 월마다 수십만 원이나 지출이 더 늘었다. A씨는 “갑작스럽게 10% 넘게 인상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원을 줄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부모가 한 끼 덜 먹더라도 아이들 교육은 시켜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연초부터 학원비 인상이 잇따르면서 학부모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이어지고 있던 고물가 상황에 가스비 등 공공요금 인상까지 겹치자 가계 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사교육비부터 줄여야 할지 고민이 크다. 학원 업계는 최저 임금과 물가 상승에 따라 수강료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상당수 학원들은 새해를 맞아 올 1월부터 학원 수강료를 인상하기로 했다. 경기 성남 분당구 A 초등 영어학원은 월 5만 원을 인상했다. 같은 지역 수학 학원도 월 7만 원을 올렸다. 학원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들도 과목과 학년 관계없이 수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는 예사로 학원비를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지난달부터 연초까지 학원 문자와 전화가 올까봐 무서울 정도”라며 “안 그래도 월급 대부분이 학원비로 나갔는데 정작 월급은 안 오르고 학원비는 10~20% 가까이 오르니 정말 충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특히 고물가 상황에 더해 최근 '난방비 폭탄’을 맞는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많게는 월 수십만 원의 지출까지 더 생기자 다니던 학원 숫자를 줄이려는 학부모들도 생기고 있다. 자녀 한 명당 학원 1~2곳은 기본에다 많게는 4~5곳까지 보내다 보니 아이가 두 명일 경우 수백만 원이 예사로 들어가 가계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학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임대료 상승, 금리 상승 등으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교육당국도 2013년부터 장기간 동결해온 교습비 조정기준을 인상해왔다. 교습비 조정기준은 사교육기관의 무리한 학원비 인상을 제어하기 위해 교육지원청이 정해둔 1분당 교습단가 상한선이다. 학원이 이를 초과해 교습비를 받으면 심의대상이 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교습비 조정기준 평균 인상률은 3.5% 수준이다. 특히 성동광진교육지원청은 지난해 보습학원 분야 기준을 8.6% 인상했다. 다만 올해는 아직까지 조정기준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교육지원청들이 조정기준을 올리려는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학원비를 줄이기보다는 식비 등 다른 지출에서 허리띠를 졸라 매는 학부모나 빚을 지면서도 많은 교육비를 지출하는 ‘에듀 푸어'(edu-poor)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2021년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도 대비 21.0% 늘어난 23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받지 않는 학생을 모두 더한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 사교육 참여 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48만5000원으로 이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또 한 번 역대 최대 사교육비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높은 교육열로 학원비가 오르더라도 사교육을 줄이거나 그만두기도 어려운 상황인 만큼 에듀 푸어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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