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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이관섭으로 공백 막는다지만…‘이상민 빈자리’ 우려 여전

[尹, 유관업무 역할분담 강화 지시]

巨野 탄핵에 업무 교통정리했지만

조직 개혁 등 국정과제 차질 불가피

대통령실 "관리수준으로 갈 수 밖에"

尹, 튀르키예 대사관 직접찾아 조문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 조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대통령실·국무총리실의 행정안전부 유관 업무 역할 분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최종 협업 창구 역할을 맡는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라는 초유의 사태에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다만 정무직 장관의 리더십 부재로 정부 조직 개혁, 지방분권 등 행안부 소관 국정과제 추진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개 일정 없이 참모진 회의를 열고 국정 공백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행안부가) 대통령실과 업무 협조를 하려면 자치행정은 정무수석실, 인사는 인사비서관실이나 공직기강비서관실, 재난 관리는 국정상황실 등으로 나눠져 있으니 (직무대행을 맡은) 차관이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실에서는 국정기획수석이 창구가 돼 ‘원스톱’ 서비스를 행안부에 해주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을 중심으로 원활한 업무 협조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이 장관은 전날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됐으며 이에 따라 행안부는 한창섭 차관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이 행안부 업무를 일부 이관받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행안부가 공백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할 수 있도록 총리실과 대통령실이 전폭 지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이 당연직으로 맡았던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본부장을 누가 이어받을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는 기본적으로 행안부 장관이 본부장이고 필요할 경우 국무총리가 맡을 수 있다”면서도 “각각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관련 부처에서 법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의 이 같은 조치들로 행안부 업무의 연속성은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겠지만 행안부 소관 국정과제들은 추진 동력을 상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행안부는 재난 안전을 총괄하면서 정부 조직 및 정원 관리 등 정부 혁신 관련 계획을 담당하는 부처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지방 시대’를 내세우면서 지방자치제도 개선 임무도 막중해졌다. 앞서 윤 대통령이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 장관을 행안부 수장에 앉힌 것도 민감한 개혁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이 7일 신년 업무 보고를 기반으로 선정한 올해 20대 중점 추진 국정과제에서 행안부 관련 과제는 총 3건이다. 우선 정부 조직 개혁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상을 포함해 공무원 조직에 대한 성과주의 시스템 도입을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의 후속 대책으로는 인파 관리 시스템 및 재난 안전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지방으로 이양하는 과제도 담겼다. ‘늘공’ 차관의 직무대행 체제에서 다루기에는 조직 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들이다. 또 시도지사들 중에는 대선 주자급 정치인들이 많은데 정무직 장관 없이는 이들 사이에서 중앙 권력 이양 문제를 놓고 의제를 주도하기 힘들다는 우려도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업무 공백이 없도록 안정적으로 이끌려고 하지만 실제로 애로 사항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혁신과 관련돼 계획된 행사들도 아무래도 장관이 없으면 예정대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차관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개혁 추진보다는) 관리 수준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을 찾아 대지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윤 대통령은 조문록에 ‘대한민국은 형제의 나라인 튀르키예 국민들이 슬픔과 좌절에서 용기와 희망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살리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대사에게 “현지 파견된 구조대로부터 상황이 매우 참혹하고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구조 활동을 하겠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조대원이 교대할 수 있도록 추가로 구조대원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을 포함한 대통령실 전 직원들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구호 성금 3261만 원을 마련해 이날 대한적십자사에 전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중구 주한 튀르키예대사관을 방문해 희생자들을 애도한 뒤 조문록을 작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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