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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바이든 반도체법 세부지침 발표 앞두고 '초긴장' [뒷북비즈]

지침에 中 현지투자 10년간 제한 조항 포함 우려

K배터리, 美 IRA대응해 공급망 다변화 나서지만

이차전지 핵심소재 中의존도 되레 높아져

현대차. 美 리스차 납입료 14% 인하 나서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미국 정부의 반도체법 세부 지침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 업계의 대응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 지침에는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경우 중국 현지 투자를 10년간 제한하는 ‘가드레일’ 조항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압박 심화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중국에 반도체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국내 주요 회사들의 향후 현지 미세 공정 투자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을 받는 국내 배터리, 완성차 대기업들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행보를 예의 주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달 반도체과학법 세부 지침 발표를 위해 자국, 글로벌 반도체 기업 고위 경영진과 논의 중이다. 한국 정부도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조율하면서 각종 정보를 우리 기업에 공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으로선 이번 세부 지침 발표의 핵심 포인트는 ‘가드레일’ 조항이다. 지난해 8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법에는 향후 미국이 현지 반도체 투자 기업에 527억 달러(약 67조 원) 규모의 보조금과 각종 세제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삼성전자는 이에 발맞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에 첨단 패키징 공장 설립을 추진하며 바이든 행정부와의 끈끈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수는 세부 지침에 포함될 가드레일 조항으로 미국 지원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10년간 미국 안보에 위협을 주는 국가에 반도체 투자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겨냥한 조치로 분석된다. 두 회사가 가드레일 조항을 적용받을 경우 중국 공장의 미세 공정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향후 10년간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램을 생산하면서 중국 내수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는 양 사 전체 생산량의 40~5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다.

미국은 반도체법 및 가드레일 조항과 별개로 지난해 10월 대중국 장비 수출 규제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때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1년 유예 조치를 내렸다. 국내 업계에서는 올해 10월 미국 정부의 유예 갱신 여부가 향후 양 사 중국 반도체 투자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지난해 10월 반도체 장비 통제 조치를 대중 반도체 정책의 표준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10월 미국 정부에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적용을 다시금 유예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터리·자동차 업계에서도 IRA 등 미국의 새로운 공급망 정책에 분주하게 대응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배터리 업계는 미국의 IRA 시행에 따라 중국산 소재를 배제해야 하는 문제를 떠안고 있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 최대 금액은 7500달러(약 950만 원)로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해야 3750달러를 수령할 수 있다. 또한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관련 부품 비율이 50%에 이르러야 나머지 3750달러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의 대(對)중국 수입 의존도는 되레 심화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전체 수입액 36억 8000만 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은 32억 3000만 달러로 87.9%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보다 4.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코발트와 천연흑연 수입액 중 중국산 비중 역시 각각 72.8%, 94%에 달했다.

현대차(005380)그룹 또한 IRA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돌파구를 마련 중이다.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건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아직 전기차 전용 공장이 없는 현대차그룹은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공장은 2025년 완공될 계획이다. 다만 상업용 자동차는 이런 요건과 상관없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5% 미만인 리스차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현대차 측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차 아이오닉 5(SE RWD 기준) 리스 월 납입료는 올해 1월 659달러에서 이달 569달러로 약 14% 인하됐다. 기아(000270) EV 6(Wind RWD 기준) 또한 리스 월 납입료가 같은 기간 619달러에서 599달러로 인하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전기차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이 판매 가격 할인에 나서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판매가 할인의 포문을 열면서 포드도 머스탱 마하-E 가격을 내렸고 루시드모터스 또한 7500달러의 가격 인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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