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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기준' 훈풍…보험주 일제히 상승

기업가치 재평가 따라 투심 개선

한화생명·한화손보 10%대 급등

KRX 보험 지수는 이달 4% 올라

이익·배당확대 가능성도 긍정적

한화생명의 여의도 63빌딩. 서울경제DB




보험주가 일제히 ‘뜀박질’을 시작했다. 시가총액이 커 몸집이 무거운 현대해상(001450)·한화생명(088350) 등 대형주들도 7~10%대 급등세를 보였다. 새 회계기준(IFRS 17) 적용으로 기업가치에 대한 긍정적 재평가가 이뤄지며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이 배경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000370) 주가는 전일보다 각각 13.77%, 10.42%씩 급등했다. 현대해상도 7.29% 올랐고 흥국화재(000540)(7.27%), DB손해보험(005830)(5.99%), 삼성화재(000810)(2.41%) 등 보험주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생명(032830)은 0.45% 오른 채 거래를 마감했다. 이들 생명보험주와 손해보험주로 구성된 KRX보험지수는 이달 들어 4.07% 상승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가 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생명을 470억 원어치 사들였고 삼성화재(350억 원)와 현대해상(190억 원), 한화생명(90억 원), DB손해보험(80억 원)도 쓸어 담았다.



보험주는 금융주 중에서도 대표적인 방어주로 꼽힌다. 약세장에서 잘 버티지만 주가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올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올 해부터 보험사에 적용된 ‘IFRS17’ 회계기준 재편 덕분이다.

IFRS17은 보험 수익 인식 기준을 ‘계약서비스마진(CSM)’으로 변경했다. 이는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성을 반영하는 지표다. 가입자에게 원금을 되돌려주지 않아도 되는 건강보험 등 보장성 상품의 신계약 비중이 높은 보험사는 지표상 나타나는 수익성이 높아진다. 최근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보장성 보험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커버리지 대상인 보험사들의 합산 IFRS17상 세후 보험 영업이익은 4조 6000억 원으로 추정돼 기존 순이익(4조 6000억 원)과 엇비슷하다" 면서 "보험 영업이익만으로 순이익에 해당하는 증익이 예상돼 회계 제도 변경에 따른 증익은 기정사실화된 셈”이라고 말했다.

회사별로 회계적 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큰 곳은 한화생명으로 추산됐다. 이전 회계기준보다 약 7000억 원(87%)의 증익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해상이 6000억 원(15%), DB손해보험이 1조 1000억 원(11%)으로 뒤를 이었다. 임 연구원은 “신계약 CSM 유입이 빠른 만큼 점진적인 CSM 확대와 구조적인 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세후 보험 영업이익 연평균성장률(CAGR)은 현대해상 10%, 삼성화재 7.4%, DB손해보험 7.5%, 삼성생명 9.8%, 한화생명 9.3%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배당 확대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FRS17 전환 과정에서 다수 보험사의 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보험사가 은행과 달리 사회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역할이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주보다 더 큰 폭의 주주 환원 여력이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보험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점은 우려로 남는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으로 보장성 상품 판매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계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보험 가입 여력이 축소되고 있다”며 “저축성 보험 역시 은행 정기예금 등과의 경쟁 심화로 역마진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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