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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사비 증액 골치 썩던 원베일리…‘스타 조합장 카드’ 꺼냈다

스타 조합장 한형기, 총회서 1233명 지지 받아

신임 부조합장에 선출…한 “성공 신화 다시 쓴다”

공사비 증액·공기연장 등의 문제 해결 약속해

강남 아파트 재건축 잇따라 이끄는 사례로 주목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바라본 래미안 원베일리(좌)와 아크로리버파크의 모습.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에 한창인 래미안 원베일리는 고층 시공을 위한 타워크레인이 해체되지 않은 상태다. /이수민기자




‘스타 조합장’으로 이름 난 한형기 전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이 공사비 증액 갈등을 겪고 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신임 부조합장으로 선출되었다. 이에 따라 한 신임 부조합장은 나란히 서 있는 아크로리버파크와 래미안 원베일리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됐다.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은 28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부조합장 선출 등의 안건을 위한 조합원 임시 총회를 열었다. 그 결과 전체 조합원 2560명 가운데 1233명이 한 부조합장에 표를 줬다. 현 조합 집행부와 각을 세웠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지지를 받았던 이정무 전 부조합장은 842명이 선택해 패배했다.

한 신임 부조합장은 정비업계의 스타 조합장이다. 통상 재건축 사업은 10년 이상 걸리는데 그가 맡은 아크로리버파크는 시작부터 입주까지 4년 8개월만에 빠르게 마무리 지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는 아크로리버파크를 당시 3.3(평)당 최고 분양가였던 5000만원에 성공적으로 판매하는데도 성공한 주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그는 서울 양천구 목동과 송파구 가락동 등 다수의 재건축 사업장에서 ‘재건축의 신’으로 불리며 주민 설명회에 나서는 등 자문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다만 일부 언론 매체에서는 재건축 과정에서 한 신임 부조합장이 과도한 인센티브를 챙겼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신임 부조합장은 당선인사에서 “삼성의 공사중단, 공사기간 2개월 연장, 사업비 인출 중단 등과 같은 상황은 앞으로 절대로 없을 것을 다시 한 번 약속한다”며 “아크로(리버파크)의 성공 신화를 래미안 원베일리에서 다시 쓰겠다. 만약 8월에 입주를 제대로 못하면 부조합장 급여를 반납하고 집도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낼 일도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한형기 신임 래미안 원베일리 부조합장이 28일 서울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에서 열린 임시 총회에서 당선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이수민기자




그의 발언은 지난해 4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에 커뮤니티 고급화와 특화설계 등에 투입된 공사비 등을 이유로 1560억원을 증액해 달라는 요구를 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시공사의 공사비 증액 요구가 공개된 이후,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내홍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현 조합 집행부와 비대위가 고소, 고발 등을 진행하고 그 결과 김석중 조합장이 본안소송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직무집행이 정지되는 가처분 결정을 받기도 했다.

조합을 대표할 ‘장’이 공석이 되면서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한국부동산원에 신청해야 할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신청에 차질을 빚었고, 삼성물산과 공동명의로 개설한 사업비 통장의 출금이 금지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물산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사가 지연된 만큼, 입주를 10월까지 연장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전경.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이수민기자


이처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의식하듯 한 신임 부조합장은 선출 전 정견발표에서 “예정된 입주일을 지키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의 협조와 양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자신이 지닌 업계 영향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 말했다. 한 신임 부조합장에 맞서 입후보했던 이정무 전 부조합장은 조합의 공사비 증액 결정에 반대하며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이 전 부조합장은 순번대로 연단에 올라섰지만 “선관위는 현장에서 정견발표를 해야 한다고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았다”며 “갑자기 정견을 발표하라고 하는 것부터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행태”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이날 래미안 원베일리 임시총회에서는 부조합장 선출을 비롯한 총 4개 안건을 모두 찬성 의결했다.

한편 신반포3차와 경남 아파트 등을 재건축 한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상 최고 34층, 23개 동, 299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 중 224가구가 2021년 일반에 분양됐다. 애초 조합과 시공사가 맺은 도급 계약서상 공사비는 1조1277억원이지만 현재 공사비 증액에 대한 한국부동산원의 감정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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