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r people are Our People(한국 국민이 곧 우리 국민입니다).”
정부의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마친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등 평소 한국과 우호 관계에 있던 국가들과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들 정부 인사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꾸준히 연락하며 공조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프라미스’로 불리는 수단 교민 구출 작전에 앞서 평소 친분이 있던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고 수단 현지 상황 악화에 따른 양국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도 SNS 메시지를 꾸준히 주고받았는데, 이때 칼둔 청장은 “한국민이 곧 우리 국민”이라며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칼둔 청장은 또 박 장관에게 한국과 UAE가 형제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에 박 장관은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며 화답했다.
이 과정에서 UAE 측이 먼저 한국 정부에 육로로 이동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우리 정부는 검토 결과 UAE가 주도하는 호송대에 합류하기로 했다. 호송대에는 튀르키예와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함께했는데, 이중 튀르키예는 한국이 최근 강진 당시 도와준 점을 상기하며 보답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튀르키예 측에서) 혹시라도 (교민 구출 작전이) 준비되면 같이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가 한 만큼 다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후 우리 교민들은 UAE 대사관에서 제공한 차량의 에스코트를 받아 집결지까지 무사히 이동했다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현장 육로 상황의 안전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UAE를 믿고 가게 됐다”며 “UAE가 현장 상황을 잘 알고 우리에게 보낸 정보의 질이 정확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울 때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드러난다는 말이 생각났다”면서 “이번 과정에서 UAE와의 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수단 교민 구출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박 장관은 교민 구출 작전을 추진하던 중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도 SNS 메시지를 통해 계속해 협의했고, 그 결과 일본인 5명도 우리 교민과 함께 구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비상 상황에서 한일 간 교민 철수 작전을 공조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현지 일본대사관에 지시하겠다”면서 화답했다.
우리 군 수송기가 출발한 21일 새벽 일본 측은 “우리 외교관과 교민 7명이 한국과 함께 비상철수팀에 합류하겠다”고 알려왔고 이후 윤석열 대통령 지시로 한일 협력이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박 장관은 윤 대통령 미국 국빈 방문을 위해 24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이동 중에도 하야시 외무상과 긴밀히 소통했고,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물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까지 한국 측에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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