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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 '뇌졸중'으로 혼수상태? 당장 119 불러야 할 위험신호 3가지 [건강 팁]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증상 나타났을 때 즉각 큰 병원 찾아야 후유증 최소화

80% 이상에서 편측마비 발생…절반은 안면마비 겪어

재발 예방하려면 꾸준한 유산소운동·위험인자 관리해

영화 ‘영웅본색’에 출연한 주윤발. 영화 스틸컷




홍콩 배우 주윤발(저우룬파·周潤發)이 건강이상설에 휩싸였다. 중국 연예매체 시나연예가 홍콩 매체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영화 '별규아도신' 홍보에 열을 올리던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홍보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이후 상태가 점차 나빠져 뇌졸중으로 인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보도 만으로는 정확한 질환이나 발병 원인을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뇌졸중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자 돌연사의 주범으로 꼽힌다.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평소 뇌졸중 증상을 숙지하고 있다가 이상 증상이 발생했을 때 즉시 처치 가능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증상을 파악하지 못한 나머지 대처가 늦어져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거나 심할 경우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례도 발생한다.

뇌졸중은 혈관의 문제로 뇌가 손상되고 뇌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뇌혈관질환을 통칭하는 용어다. 그 중에서도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뇌졸중을 뇌경색,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졸중을 뇌출혈이라고 한다. 뇌졸중으로 통칭하는 이유는 두 병의 증상이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뇌경색은 막힌 혈관 때문에 혈액이 뇌로 가지 못하면서 뇌세포가 죽는 병이고 뇌출혈은 혈관이 터져서 새어나온 피 때문에 뇌세포가 죽는 병이다. 시작은 다르지만 결국 뇌세포가 파괴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뇌경색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경화증이 원인이거나 몸 어딘가에 생긴 혈전이 혈관을 따라 흐르다가 뇌혈관을 막는 경우, 고혈압 또는 노화로 인해 작은 혈관들이 딱딱해지면서 막히는 경우다. 뇌출혈은 뇌로 들어가는 모세혈관이 터지는 뇌실질내 출혈, 동맥류의 약해진 부분이 압력을 받으며 풍선처럼 부풀다가 터지는 거미막하 출혈로 나뉜다. 그 밖에 외상에 의한 출혈도 발생할 수 있다. 뇌출혈은 고혈압과 노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쉽게 말하면 혈관의 약해진 부분이 높은 혈압 때문에 터진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지체하지 않고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큰 병원에 가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의 특징적인 증상을 잘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 번째 증상은 한 쪽 팔다리가 마비되는 것으로 편측마비라고도 불린다. 전체 뇌졸중 환자의 약 80~85%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으로 한 쪽 팔다리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게 특징이다. 설거지를 하다가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며 그릇을 떨어뜨리거나 젓가락, 컵처럼 손에 들고 있던 가벼운 물건을 놓치는 경우, 몸이 옆으로 기울어지거나 쓰러지면서 걸을 수 없는 증상 등을 보이면 편측마비일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안면마비로 전체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나타난다. 한 쪽 얼굴이 움직이지 않거나 삐뚤어지는 증상인데 편측마비와 유사하다. 주변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표정에 변화가 나타난다. 세 번째는 전체 환자의 25%에서 발생하는 언어장애다. 실어증과 구음장애 두 가지로 나타난다. 실어증은 머릿 속에서 하고 싶은 말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는 증상이다. 그에 반해 구음장애는 말은 하고 있지만 발음을 만드는 기관, 즉 목, 성대, 혀 등에 마비가 오면서 발음이 어눌하게 뭉개지는 상황을 뜻한다.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났다면 뇌졸중 위험이 매우 높다. 이 중 하나만 나타났더라도 1시간 이상 증상이 지속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증상이 빠르게 호전되고 정밀검사 결과 뇌졸중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3개월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특히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뇌졸중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장 먼저 119에 전화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한다. 가족들에게 몸이 이상하다고 전화하거나 팔다리를 주무르면서 기다려보기 전에 119부터 부르는 것이 좋다. 뇌세포는 분초 단위로 죽어가고 응급치료는 초반에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으로 내원하면 먼저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정밀검사를 통해 어떤 혈관이 막혔는지, 뇌 혈액공급은 얼마나 줄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막힌 뇌혈관을 열어주는 혈관 재개통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입원치료 기간에는 뇌졸중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여러 검사를 통해 뇌졸중의 원인을 찾는다. 급성기 뇌졸중 환자는 5~7일 사이에 입원 치료 및 검사가 마무리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 시점이 되면 약의 종류와 추적검사 시기를 정하는 등 장기적으로 재발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방침이 결정된다. 뇌졸중은 재발 위험성이 높아 퇴원 후에도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뇌혈관 상태를 검사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마비가 심하거나 퇴원을 하지 못할 정도로 후유증이 심하다면 재활치료를 병행한다.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흡연·당뇨병·고혈압 등 위험인자 관리가 중요하다. 반드시 금연하고 식이요법, 운동 등 생활습관 관리를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유산소운동은 뇌졸중 재발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숨이 조금 찬 정도로 빠르게 걷기를 하루 20분 이상 매일 꾸준히 이어나가기를 추천한다. 매일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주 3회 30분 이상 숨이 찰 정도로 운동 하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

김범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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