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재 반도체 장비 기업 테라뷰가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유럽 기업이 한국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내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와의 협업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검사 장비 기업 테라뷰는 최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과정에 본격 돌입했다. 상장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
테라뷰는 반도체 검사에 쓰이는 테라헤르츠 기술을 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따르면 테라헤르츠는 빛과 전파의 중간영역에 존재하면서 1초에 1조 번 진동하는 전자기파로, 직진성과 침투성을 가지면서도 에너지가 낮아 물질을 파괴하지 않는다. 기존 반도체 제품 검사에 쓰였던 엑스레이(X-Ray)나 초음파를 보완·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테라헤르츠는 2차전지 등 반도체 이외 제품의 검사에도 쓰일 수 있다. 테라뷰는 국내 주요 반도체·2차전지 기업을 비롯해 엔비디아·인텔·폭스바겐·포드 등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테라뷰가 증시 입성에 성공하면 ‘영국기업 1호 코스닥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다. IB 업계에서는 테라뷰가 국내 반도체·2차전지 생태계 공략을 포석에 두고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테라뷰 관계자는 “반도체와 2차전지, 자동차 시장의 핵심국으로 인정받는 한국에서 상장 시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 공장이 분포된 글로벌 고객사 업체들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테라뷰가 상장 예심을 통과하면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등 IPO 후반부 작업을 거쳐 증시에 오르게 된다. 테라뷰는 공모자금 대부분을 연구개발(R&D) 역량과 제품 고도화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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