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글로벌 기업공개(IPO) 공모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은 IPO 공모 금액이 50% 이상 늘어나며 회복세를 이끌었다. 한국은 전년 동기 대비 IPO 건수는 감소했지만 ‘대어’ LG CNS 효과로 공모 금액은 우상향했다.
15일 삼일PwC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글로벌 IPO 실적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IPO 공모 금액은 582억 달러로 전년 동기(496억 달러) 대비 약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IPO 건수도 444건에서 486건으로 9% 늘었다.
미주 지역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6% 증가한 275억 달러의 공모 금액을 기록하며 글로벌 상승을 견인했다.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가 각각 194억 달러와 81억 달러를 조달했다. 특히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IPO가 상반기 IPO의 4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은 같은 기간 총 40건의 IPO에서 2조2125억 원의 공모 금액을 조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IPO 건수는 15건 줄었으나, 공모 금액은 LG CNS 상장(공모금액 1조1994억 원)에 힘입어 3669억 원이 증가하며 19.8%의 증가율을 보였다.
아시아 지역의 IPO는 중국·홍콩·인도·일본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IPO 건수는 34건 감소했으나 건당 평균 조달 규모가 늘어나며 전체 공모 금액은 21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일본의 반도체 관련 회사인 JX금속주식회사는 IPO를 통해 25억 달러를 조달했고 인도는 상반기 글로벌 상위 IPO 10건 가운데 2건을 포함하며 시장이 활성화됐다.
반면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은 거시경제 둔화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IPO 공모 금액이 94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다만 올 2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변동성이 완화되며 점진적인 회복 추세를 보였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저가 항공사인 플라이나스가 걸프지역 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약 20년 만에 IPO를 성공시켰으며 스웨덴의 의료 솔루션 업체도 8억 8800만 달러를 조달하는 등 일부 대형 상장 건이 시장을 견인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IPO 상위 10위는 미국, 인도,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스웨덴 등 5개국에 고르게 분포됐으며 총 135억 달러(전체 IPO 공모 금액의 23%)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금융 △기술 △에너지 △헬스케어 △금속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IPO가 이뤄졌다. 특히 기술 기업은 상위 10건 가운데 4건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부문은 전체 공모 금액의 31%에 해당하는 183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는 미국 내 SPAC IPO의 급증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IPO 시장은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일PwC는 보고서를 통해 “거시적 경제 상황 및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여전히 주식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서도 “그간 IPO를 보류하던 기업이 주식 시장의 상승 분위기와 투자금 회수 시기가 맞물리는 것에 힘입어 하반기 IPO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김기록 삼일PwC 글로벌 IPO서비스 리더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IPO 시장은 전기 대비 회복세를 보였으나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하반기에도 회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IPO를 준비하는 기업이라면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유연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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