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초기 인사를 둘러싸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16일 취임한 조원철 신임 법제처장 등을 둘러싼 논란도 그중 하나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 처장은 이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의혹 및 위증교사 사건을 변호했다. 이에 대해 야당에서는 “사법 방탄·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에 중용된 이태형 민정비서관, 전치영 공직기강비서관, 이장형 법무비서관, 조상호 민정수석실 행정관 등도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들이다. 국가정보원의 핵심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에 기용된 김희수 변호사는 대북송금 사건을 다뤘다.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 2명과 국회의원 4명을 더하면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 12명이 요직에 배치된 셈이다.
첫 장관 후보자 인선에서 내각의 절반에 가까운 9명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로 채운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동영 통일부, 안규백 국방부, 정성호 법무부, 윤호중 행정안전부, 김윤덕 국토교통부, 김성환 환경부, 전재수 해양수산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등이 국무위원 후보자로 발탁됐다. 조기 대선에 따른 준비 기간 부족을 이유로 꼽지만 “의원 내각제 수준으로 너무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제에서 현직 의원들이 내각에 지나치게 많이 진출하면 행정부와 입법부 간의 상호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설상가상으로 ‘논문 표절, 자녀 황제 유학’ 의혹을 받는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보좌관 갑질’ 논란에 휩싸인 강 후보자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 후보자는 16일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자기 변명에 급급하며 논란을 키웠다. 강 후보자는 거짓말 논란에 임금 체불 의혹까지 더해져 여론이 악화됐다. 두 장관 후보자의 부적절한 행태는 이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다짐한 ‘정의로운 통합정부’의 실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정의를 내세우는 통합정부가 되려면 첫 인선부터 능력과 도덕성을 모두 갖춘 인재들을 기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보은 인사’ 등의 고위직 자질 논란을 키운다면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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