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충남 서해안 일대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지금까지 온 것보다 많은 비가 19일까지 더 내리겠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충남 서산엔 이날 오전 1시 46분부터 1시간 동안 114.9㎜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서산에서 지금 같은 기상관측을 시작한 1968년 1월 이후 서산의 7월 1시간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서산은 이날 들어 오전 5시까지 내린 비만 총 339.1㎜인데 이 지역 7월 일강수량 역대 최고치다. 다만 서산은 관측장비 이상으로 오전 5시 이후 강수량 측정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웃한 홍성에는 이날 오전 4시 22분부터 1시간 동안 비가 98.2㎜ 쏟아졌다. 이 역시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2015년 11월)한 이래 7월 1시간 강수량 최고치에 해당했다. 또 홍성엔 오전 7시까지 302.5㎜ 비가 내렸는데 역시 7월 일강수량 신기록이다.
전날 온 비까지 포함하면 두 지역 누적 강수량은 419.5㎜와 386.8㎜로 400㎜ 안팎에 달한다.
다른 지역의 전날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충북 청주 230.7㎜, 충남 천안과 보령 229.1㎜와 169.3㎜, 세종 145.4㎜, 대전 123.0㎜, 서울 117.4㎜, 인천 105.2㎜, 충주 98.1㎜, 경기 이천 92.5㎜ 등이다.
하지만 문제는 온 것보다 더 많은 비가 앞으로 내릴 것이란 점이다.
일단 이날 하루 추가로 내릴 비의 양은 충청 50∼150㎜(대전·세종·충남 최대 180㎜ 이상), 수도권 50∼120㎜(경기남부 최대 180㎜ 이상), 전북 30∼100㎜(전북서부 최대 150㎜ 이상), 광주·전남 20∼80㎜(전남북부서해안 최대 100㎜ 이상) 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부터는 남부지방에도 극한호우가 내리겠다. 18∼19일 이틀간 예상 강수량은 광주·전남·부산·울산·경남 100∼200㎜(남해안과 지리산 부근 최대 300㎜ 이상), 충청 50∼150㎜(대전·세종·충남 최대 180㎜ 이상), 전북과 제주 50∼100㎜(제주산지 최대 200㎜ 이상, 전북과 북부·산지를 제외한 제주 최대 150㎜ 이상),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대구·경북 30∼80㎜(경기남부 최대 120㎜ 이상, 대구·경북 최대 100㎜ 이상), 제주북부 20∼80㎜, 울릉도와 독도 10∼60㎜, 서해5도와 강원동해안 5∼20㎜이다.
대전·충남 일부 열차 운행 일시 중지
대전과 충남 지역 일부 구간의 열차 운행은 일시 중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 경부선과 장항선 서해선 일부 구간에 대한 열차 운행을 일시 중지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경부선 서울역~대전역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안중역의 일반 열차 운행을 일시 중지한다. 또 도시철도 1호선 전동열차는 평택역에서 신창역이 일시 중지된다.
코레일 관계자는 “열차 이용객은 반드시 코레일 톡이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차 운행 상황을 미리 확인해주기 바란다”며 “운행 재개 여부는 기상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당 100㎜ 넘는 ‘극한호우’ 쏟아지기도
전날부터 200∼3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리며 당진 당진천이 범람하고 이 지역 역천과 예산 삽교천 수위가 경보 단계를 넘어서는 등 곳곳에서 범람 위기가 커지고 있다.
당진시는 하천 범람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봉평리, 모평리, 대운산리 등 지하층·저지대 거주 주민들에게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해달라는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금강지류인 예산 삽교천 구만교와 서계양교, 당진 역천 차운교 부근에는 홍수 경보가 내려졌고 논산, 보령, 부여 지천교, 공주 국재교 부근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당진, 홍성, 태안, 서산, 천안 등지엔 산사태 주의보도 발령됐다
행안부, 중대본 2단계 격상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4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고 밝혔다. 중대본 2단계 격상에 따라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 단계로 상향했다.
행안부는 이번 호우에 총력 대응하기 위해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관계 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비상근무를 운영한다.
김민재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충남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은 재난문자 등을 통해 새벽시간 외출 자제와 위험지역 접근금지와 같은 국민 행동 요령을 집중 홍보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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