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많이 잡고 있다는 건 그만큼 파5홀에서 ‘2온 공략’을 많이 시도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에는 티샷 한 번으로 그린에 공을 올릴 수 있는 짧은 파4홀 세팅도 많이 하는데, 이런 홀에서도 과감히 ‘1온 공략’에 나선 선수가 이글 사냥 가능성도 높다. 물론 이글을 많이 잡기 위해 장타는 훌륭한 무기가 될 것이다. ‘장타’와 함께 ‘과감성’을 발휘한다면 ‘독수리 사냥’에 더 효과적이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유난히 이글 사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이글 수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주인공은 이미향이다. 드라이브 거리 48위(268.12야드)를 달리고 있는 이미향은 과감하고 공격적인 공략으로 이글 10개를 잡아 1위에 나섰다. 이미향은 버디 수 부문에서도 185개를 잡고 8위에 올라 있다. 장타 없이 이글을 많이 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이글 사냥꾼이라고 할 만하다.
이미향에 이어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이 9개 이글로 2위를 달리고 있고 미국 동포 노예림과 다케다 리오(일본)가 공동 3위(8개)다.
7개를 잡고 이글 수 공동 5위에 올라 있는 한국 선수는 2명이다. 팀 대항전 다우 챔피언십에서 임진희와 우승을 합작한 이소미가 ‘신인’ 윤이나와 함께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윤이나의 이글은 주로 메이저 대회에서 나왔다. US여자오픈에서 3개를 잡았고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2개를 노획했다. 나머지 2개는 포드 챔피언십에서 채웠다.
이글 6개를 잡고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는 최혜진, 유해란, 신지은까지 3명이다. 공동 9위에는 호주 동포 이민지, 세계 2위 지노 티띠꾼(태국), 장타 1위 폴리 마크(독일)와 장타 2위 줄리아 로페즈 라미레즈(스페인)가 포함됐다.
이글 10개는 매우 맹렬한 이글 사냥 속도다. 작년 1위는 13개를 잡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였고 2023년에도 시간다를 포함해 3명이 12개를 잡고 이글 1위를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 이글은 2019년 총 23개를 잡고 이글 1위에 등극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다. 2004년 19개를 잡고 이글 1위에 오른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 이후 15년 만에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 이글 1위는 총 네 차례 기록됐다. 첫 ‘이글 퀸’에 오른 선수는 ‘레전드’ 박세리다. 한창 물오른 샷을 과시하던 2003년 박세리는 이글 13개를 잡고 그해 이글 수 부문 1위에 올랐다. 박세리에 이어 2015년 김세영이 14개를 잡으며 이글 1위를 기록했고, 곧바로 다음해인 2016년 이미향이 이글 13개를 잡고 렉시 톰프슨(미국)과 함께 이글 수 공동 1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2년 김아림이 17개를 잡고 사소 유카(일본)와 함께 LPGA 한국선수 네 번째 이글 1위에 올랐다. 이미향은 한국 선수 최초로 이글 1위 2회 등극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LPGA 역대 최다 이글을 잡고 있는 선수는 1988년 데뷔해 올해로 38년째 현역으로 뛰고 있는 장타자 데이비스다. 1992년 통계를 내기 시작한 ‘총 이글 수’에서 189개를 기록해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141개) 크리스티 커(미국)보다 무려 48개나 더 많다. 데이비스와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카리 웹(호주)이 125개로 이 부문 3위다.
톰프슨이 6위(123개)이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정확히 100개를 잡고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 선수 최다 이글 기록은 양희영이 갖고 있다. 1270라운드에서 98개를 잡고 전체 16위를 달리고 있다. 17위(92개) 쭈타누깐과 18위(89개) 이민지보다 많이 이글을 잡고 있다.
양희영 다음 한국 선수 이글 수 순위는 21위(84개) 김세영, 25위(81개) 이미향, 28위(78개) 박세리, 49위(63개) 최나연 순이다. 박인비도 58개를 잡고 62위에 올라 있고 김아림은 48개를 잡고 94위를 달리고 있다.
현 세계 랭킹 1위 넬리 코르다(미국)가 32위(71개)에 올라 있고 세계 2위 티띠꾼은 32개로 174위에 이름 올리고 있다. 세계 3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도 39위(69개)로 만만치 않은 이글 사냥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