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투표 가능 연령을 만 18세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국민 민주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면서 투표 연령 하향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 웨일스 의회 선거에서 16~17세도 투표권이 있지만 영국 총선에선 18세 이상만 투표할 수 있다. 영국이 마지막으로 투표 연령을 변경한 것은 21세에서 18세로 낮춘 1969년이었다. 영국 정부는 투표 연령 조정안을 두고 “민주적 참여를 촉진하고 영국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세금을 내고 일할 수 있는 나이라면 세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결정할 권리도 있어야 한다”고 이번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계획은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다만 지난해 노동당이 압승했기 때문에 정책 추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당은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보수당은 “16세 청소년은 투표할 수만 있지만 후보로 출마할 수 없고 술을 마시거나 결혼하거나 전쟁에 나가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절망적으로 혼란스러운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투표 연령 하향은 진보 성향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ITV가 16~17세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33%가 노동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어 개혁당 20%, 녹색당 18% 등을 차지했고 보수당은 10%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투표권을 확대하면 우파 정당보다 중도좌파와 진보 성향 정당에 더 많은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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