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 패션기업 F&F가 우선매수권 행사 준비에 착수했다. F&F는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테일러메드 인수를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최종 인수를 염두하고 테일러메이드에 투자한 F&F는 한 때 매각 자체에 반대했지만, 매각 절차가 진행되자 인수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F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서 자사가 보유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해 구체적인 준비에 나섰다.
F&F는 2021년 국내 사모펀드(PEF)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가 테일러메이드를 약 2조 1000억원에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당시 F&F는 메자닌 2000억 원, 후순위 지분 3000억 원 등 총 5000억 원을 투자해 대출을 제외한 인수대금의 절반을 책임졌다.
F&F가 보유한 우선매수권은 입찰이 진행된 후 제3자가 제시한 조건 중 최고가 기준으로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다. 제안 접수일로부터 14일 내에 동일한 조건으로 경영권을 확보할지를 결정할 수 있어, 실질적인 ‘최종 선택권’을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테일러메이드의 예상 인수가격이 4조 원 이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F&F 단독보다는 재무적 투자자(FI)와의 공동 인수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IB업계 일각에서는 F&F가 복수의 FI와 인수 컨소시엄 구성을 타진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F&F와 센트로이드는 매각과 관련한 사전동의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F&F는 우선매수권과 함께 주요 경영사안에 대한 사전동의권도 보유하고 있어 그동안 테일러메이드 매각에 반대 의사를 밝혀왔다. F&F는 이번 인수 준비와 별개로, 사전동의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센트로이드는 이미 매각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JP모건과 제프리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외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글로벌 사모펀드들을 중심으로 높은 관심이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운용사는 티저레터 발송 전부터 센트로이드와 물밑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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