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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IQ 갖춘 빌딩 늘어난다

빌딩이 입주자에 맞는 첨단정보통신, 쾌적한 환경, 세련된 디자인 등 소위 ‘지능형 건물’이 되면서 ‘살아 숨쉬는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단순한 첨단시설의 적용이나 무인시스템만으로 무장한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생체인식을 통한 보안시스템과 에너지 절약형 시설, 쾌적한 근무환경, 인간과 환경을 잘 조화시킨 아파트와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어 친입주자형 건물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 고도로 정보화된 오피스 업무에 적합한 쾌적하고 유연성 있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새롭게 건축되고 있는 대형 건물들은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을 갖춘 빌딩이 되가고 있다. 앞으로 빌딩은 이처럼 단순히 사무실이나 주거공간이 아닌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창출해내는 가치창조의 공간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더 이상 고전적인 개념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진화된 빌딩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 21세기 새로운 건축문화를 이끌어 나가게 될 지능형 빌딩시스템(IBS)은 무엇이고 현재 IBS 빌딩 신축에 대한 문제점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글로벌 경영환경 제공하는 첨단 빌딩
일반적으로 어느 나라의 특정한 도시를 생각할 때 사람들은 도시의 상징인 건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인상적인 건물은 도시와 국가를 떠올리는 하나의 평가도구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지어지고 있는 지능형 빌딩은 단순한 하나의 주거공간이나 사무공간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지식을 창출하는 국가의 상징이나 국부(國富)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영화 <쉬리>를 보면 북한 특수 8군단 소속의 요원들이 종합운동장에 침입 일정온도에 도달하면 터지게 되는 폭탄을 설치한다. 이 폭탄을 터뜨리는 매개체는 바로 스탠드 상단에 설치된 조명. 조명을 켜 온도를 올리기 위해 북한 요원들은 지하 전기실의 중앙감시실을 장악한다. 여기서 그들은 조명의 온도가 올라가 폭탄이 터지도록 스탠드 조명스위치를 올린다. 건물내 냉난방과 환기, 식수와 전력공급 등을 모든 제어는 PC 한 대로 통한다. 이처럼 건물내의 모든 시스템을 한번에 통제할 수 있는 그런 빌딩이 바로 IBS 빌딩이다. 자동화 시스템과 쾌적한 환경이 만나 고품질의 사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IBS 빌딩의 핵심인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활용은 그 영역을 더욱 넓혀 신기술과 결합함으로써 더욱 더 편리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화상전화는 물론, 네트워크 관리, 영상과 통신의 결합 등 오피스 자동화는 사무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건물은 이제 단순히 공간만을 제공하는 역할에서 떠나 빌딩관리 분야와 첨단기술이 만나면서 지식을 창출하는 공간이 되가고 있다. 현재 지능형 빌딩의 건축은 세계적 추세.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해외 투자와 21세기 글로벌 경영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빌딩의 건축을 장려하고 있다. 깨끗한 주변 환경뿐 아니라 친입주자형 건물을 지음으로써 더욱 편리한 오피스 환경을 제공, 글로벌 기업들에게 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능형 빌딩은 크게 빌딩자동화시스템(BAS), 정보통신시스템(ITS), 사무자동화시스템(OAS)을 기본시스템으로 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필요한 기능과 용도에 알맞게 통합해 이루어진 것이 지능형 빌딩의 기본 조건. 빌딩을 고도의 정보산업의 발전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시스템을 갖추게 함으로써 에너지절감과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해 경제성과 편리해진 기업환경, 각종 시스템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갖추게 하는 것이다.

기준 매년 강화, 다양한 기술 복합적 고려
그렇다면 지능형 건물의 기준은 무엇일까. 물론 건축은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관련되지만 IBS 코리아측에 따르면 고려할 수 있는 기준은 크게 건축계획과 기계설비, 정보통신, 에너지절약형 설비 등 6개 분야. 6개 분야는 다시 130개 문항으로 세분되어 건물의 지능화 정도를 가늠하게 된다. 특히 사무환경의 결정적 요소인 정보통신관련 시설은 지능형 건물을 평가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이중 정보통신환경은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IBS 빌딩을 건축할 때보다 4, 5년 뒤를 내다보고 지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건물이 완공되는 4, 5년이 지나면 설계 당시의 정보통신기술은 이미 뒤쳐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IBS 등급은 1급∼3급까지 3단계. 1등급은 현기술로서는 최고 수준의 미래지향적 건물일 경우에만 주어진다. 대략 10년 이상을 앞서있는 것이 기본. 2등급은 4, 5년을 내다본 건물을 포함하며 3등급인 경우에도 일반 건물보다도 훨씬 우수한 건물에 매겨진다. 현재 IBS 인증기관은 IBS 코리아의 인증위원회가 맡고 있다.

IBS 코리아의 박귀태 회장은 “IBS 등급은 모두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 관련업체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다”며 “앞으로 정부측에 꾸준히 관련 설계기준을 제안할 예정이며 빌딩의 생산성, 경제성, 보안수준 등 IBS 빌딩과 관련한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에 따르면 국내 지능형 건물의 효시는 지난 96년 완공된 서울 삼성동의 포스코 빌딩. 동관과 서관 2동으로 나뉘어져 있는 포스코 빌딩은 지하 6층, 지상 20층과 30층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무한한 우주공간을 연상시키듯 빼어난 내부 시설이 눈길을 끈다. 수원에 지어진 삼성전자의 정보통신연구소도 IBS 1등급 판정을 받은



대표적인 IBS 빌딩. 현재 서울 명동 신세계 백화점 옆에 건축중인 25층 규모의 중앙우체국 신사옥도 IBS 1등급 예비인증을 받은 상태. 중앙우체국 신사옥은 IBS 코리아(회장 박귀태 고려대 교수)의 인증위원회가 설계도 작성시 IBS 1등급 인증을 조건으로 내세웠던 건물. 정보통신부는 중앙우체국을 IBS 1등급의 최첨단 빌딩으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우체국 신사옥이 IBS 1등급 인증을 받게 되면 국가기관으로서는 첫 인증을 받는 건물로 기록된다.

에너지 절감하면서 최적의 사무환경 제공
정보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IBS 빌딩에서 눈에 띄는 기술 중 하나는 생체인식기술을 이용한 보안분야. 생체인식기술은 최근 홍채와 지문, 정맥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첨단 기술이 계속 선보이고 있는 상태. 최근에는 생체인식기술이 오피스 공간 뿐 아니라 가정까지 적용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IBS 빌딩은 사무공간이용도 기존 건물과는 완연히 다르게 운용된다. 10명의 인원이 사무실 공간을 한 사람이 이용하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등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며 가장 적은 공간에서도 최적의 인원이 들어갈 수 있도록 운용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IBS 빌딩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에너지를 소모량을 어떻게 줄이는가에 있다. 현재 빌딩들이 소모하고 있는 에너지는 국가 전체 에너지 소모량의 25∼3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따라서 IBS 빌딩이 가장 빨리 해결해야 할 점은 각종 첨단장비의 증가로 인한 에너지 소모량의 감소문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조성환 박사는 “현재 일반 건물보다 에너지 소모량이 많은 IBS 빌딩은 빌딩자동화시스템과 사무자동화 등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이 전제되어야 한다”며 “에너지 소모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알고리즘인 EMCS(Energy Management Control System)를 잘 활용하면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데 크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박사는 “EMCS는 주거용과 사무공간용으로 나뉘어지는데 사무공간용의 경우 관련 외국기술의 적용이 빠르게 진행되어 별 문제가 없지만 주거용의 경우는 아직 통합된 표준이 나오지 않아 관련 기술의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IBS의 기술표준화와 관련해 “업체마다 관련된 프로토콜이 서로 달라 표준화 기술표준을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방형시스템을 채택하고 표준화를 활용함으로써 IBS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은 IBS 빌딩의 가장 큰 목적으로 에너지 소모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추세여서 IBS 빌딩의 에너지 소모량의 감소문제는 앞으로도 가장 큰 이슈가 될 전망이다.

IBS 빌딩 중과세 문제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제고되야
그러나 최첨단 사무환경을 제공하면서 생산성을 극대화시키는 IBS 빌딩은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사치’로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IBS 빌딩에는 현재 사치품에만 적용되는 특소세가 부과하고 있다. IBS 코리아의 박귀태 회장은 “자가용이나 냉장고 등이 한 때 사치품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필수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듯이 IBS 빌딩도 이제는 국가 경제성을 고려해 국가의 이미지, 인프라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외국회사들은 한국 빌딩을 임대하면 자신들의 인프라와는 안맞기 때문에 개조를 하는 일이 흔하다”며 “IBS 빌딩은 이제 사치가 아닌 필수라는 전향적 개념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BS 빌딩에 부과되고 있는 높은 세금 때문에 현재 150∼200여개의 IBS 빌딩 소유주들이 현재 소송중에 있는 상태다.

IBS 전문가들은 국가 인프라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될 IBS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현재 부과되고 있는 중과세를 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과세 부과는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으로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21세기 정보화 사회를 대비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국가적인 시책에 역행한다는 것이다. IBS 관련 업체들은 또 “앞으로 신축하는 모든 빌딩을 건설계획단계에서부터 IBS를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무공간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건물의 가치가 국부로 인식되는 시점에서 더 이상 IBS 빌딩은 시대적 요구라는 것이다. 최근 일부 외국업체들은 자신들의 사무환경에 맞게 개조를 하거나 차라리 사무환경이 뛰어난 싱가포르로 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설계시 IBS를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은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IBS 산업은 이제 국가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생산성의 극대화와 보안성 강화, 쾌적한 환경의 제공 등 국가의 경쟁력 향상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박세훈기자 <isurf@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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