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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분야 최악의 직업] <5>학습용 시체 표본 준비자

생물학 학습에 쓰일 벌레, 개구리, 고양이, 상어, 그리고 심지어는 바퀴벌레까지 안락사시켜 보관해야

중학교 3학년 생물시간에 선생님이 개구리들을 꺼낼 때 처음 맡아본 포름알데히드의 냄새를 기억하는가? 같은 냄새를 하루 8시간씩 일주일에 5일 맡는다고 상상해보라.

고등학교, 대학교 생물학 학습에 쓰일 벌레, 개구리, 고양이, 비둘기, 상어, 그리고 심지어 바퀴벌레까지 안락사 시키고 보관해 포장에 넣는 일을 하는 생물학 학습자료 준비자의 어려움이 바로 그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교과학습 시체 공급 회사 중의 하나인 뉴욕 로체스터에 있는 워즈 내추럴 사이언스에서는 18명의 직원들이 매년 수십 개 종(種)들의 시체를 처리한다.

벼룩이나 바퀴벌레가 가장 쉽다는 게 보관 부서 중간책임자인 짐 콜린스의 설명이다. 그냥 알코올 병에 보관하면 되기 때문.

하지만 비둘기와 개구리는 수집하는 사람이나 사육자들로부터 산 채로 오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안락사 시켜야 한다(비둘기는 CO₂ 가스가 있는 방에 넣고, 개구리는 치과에서 진통제로 사용하는 물질인 벤젠에 담는다).

그런 후에 직원들이 작은 시체들을 방부처리하고, 학생들이 구별하기 쉽도록 색깔이 있는 라텍스를 동맥과 정맥 시스템에 주입한다.

이후 표본들은 55 갤런의 드럼통에 몇 주간 보관된 후 학교로 배달돼 해부 테이블에 오르게 된다. 입사 후 그만 두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콜린스와 그의 팀은 일이 어렵지 않은 편이다.

“들어와서 하루 이틀 쯤 일한 후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일을 즐기는 편이죠.” 콜린즈가 말한다.

쓰레기 연구 학자



대형 쓰레기 매립지의 인디애나 존스

고고학자들은 대개 고대인들의 쓰레기를 파헤친다.

그러나 스탠포드 대학의 윌리엄 라지는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그는 지난 1973년부터 스스로를 ‘쓰레기학자(garbologist)’라고 명명하고, 적어도 11만3,400kg의 쓰레기 조사를 통해 현대인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쓰레기가 얼마나 빨리 분해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쓰레기 매립지 바닥에 깊이가 약 27m 되는 구덩이를 15~20개 정도 파내고 각각의 구멍에서 20~30톤의 쓰레기를 끌어낸 다음 학생들과 함께 목록을 작성한다.

그가 알게 된 것은 더러운 기저귀는 매립 물질의 2% 이하인 반면 종이는 45%나 차지한다는 것이다.

핫도그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24년이나 견디며,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의 쓰레기와 내셔널 인콰이어러 잡지 구독자의 버려진 책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다.

라지 교수는 다른 쓰레기들도 조사한다. 그중 어떤 프로젝트는 아리조나 투싼에서 쓰레기를 추적해 사탕 껍질, 치아 사이의 프라그 제거용 명주 치실, 칫솔, 그리고 치약 튜브를 목록으로 작성해 치아 건강에 대한 연구조사의 주장을 현실과 비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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