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한 주부들은 이 조각 비누들을 헌 스타킹 속에 넣어 사용하기도 하지만 얼굴에 쓰는 세수 비누의 경우 청결상의 문제로 이마저도 힘들다.
경기 고양시의 이 모씨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지막 한 조각이 남을 때까지 결코 부러지지 않아 끝까지 사용할 수 있는 ‘알뜰 주부용 비누’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이 아이템의 핵심은 비누의 중간에 플라스틱이나 다공성(多孔性) 보강재 스틱을 넣는 것.
이렇게 보강재의 양면에 비누가 붙어 있는 형태로 만들면 부러질 염려 없이 모든 비누를 남김없이 쓸 수 있다는 것이 출원인의 생각이다.
특히 이 보강재는 단순한 사각형 스틱 형태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양의 캐릭터로도 제작할 수 있다.
비누를 다 쓰고 난후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장난감이나 장식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출원인은 또 보강재에 특정기업을 상징하는 캐릭터나 로고, 광고문구 등을 넣어 홍보용 판촉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절약이라는 미덕을 실천한다는 근본 취지에 감응한 듯 특허청은 같은 해 5월 특허등록을 공식 수용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출원인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중대한 허점이 있다. 바로 보강재 삽입에 따른 비누 가격의 상승이다.
즉 이 아이템은 100원을 아끼기 위해 100원을 투자하는 조삼모사(朝三暮四)식의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게다가 비누 제조업체가 보강재의 크기만큼 비누의 양을 줄이기라도 하면 소비자의 황망함은 더해질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