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4개의 반사판으로 이뤄진 반사경을 사용, 외계의 행성을 샅샅이 탐색한다. 전문가들은 이 광학 망원경을 통해 시공간의 비밀까지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ELT의 우주 관측 메커니즘
1. 집광(集光) 단계
직경 42m의 접시형 기본 반사경을 통해 관찰하고자 하는 천체의 별빛을 받는다.
이 기본 반사경은 무게 150kg, 직경 146cm, 두께 5cm의 6각형 반사판 984개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이 반사판은 매우 무겁기 때문에 망원경이 방향을 전환할 때 중력에 의해 미세하게 방향이 꺾일 수 있다.
이 경우 각 반사판에 장착된 3개의 조정장치가 초당 10회씩 움직여 각도를 완벽하게 맞춰준다. 이렇게 모아진 빛은 중앙에 위치한 폭 6m의 A반사경으로 전달된다.
2. 재(再) 반사 단계
각 반사판이 보낸 빛은 A반사경에 의해 재 반사되며, C반사경에 뚫린 구멍을 통과해 B반사경에 도달한다. B반사경은 이를 다시 C반사경의 반사면으로 보낸다.
3. 빛 보정 단계
C반사경의 반사면은 2mm 두께의 유리 쉘로 돼 있는데, 적응제어광학시스템의 5,000여개 조정장치가 초당 1,000회 이상 유리 쉘을 밀고 당기면서 반사면의 모양을 바꿔준다.
이 시스템을 통해 지구의 대기로 인해 왜곡됐던 빛이 본 모습을 찾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밝은 빛을 발하는 기준별(reference star)을 이용, 반사경을 최적의 상태로 세팅한다.
4. 센서 전송 단계
보정이 완료된 빛이 직경 2.7m의 D반사경으로 향한다. D반사경은 초당 20회씩 자세를 조정, 강풍이 불어도 기준별과 정확한 정렬상태를 유지한다. 이어 D반사경이 광(光) 감지기로 빛을 보낸다.
이 감지기에는 빛을 이미지로 형상화할 수 있는 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이렇게 촬영된 별빛을 분석, 우주의 팽창 속도와 같은 현상을 연구한다.
E-ELT의 빛 왜곡 보정
대기 중의 난류나 공기 속에 함유된 먼지는 E-ELT로 들어오는 별빛을 산란시킨다.
따라서 천문학자들은 이미지의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관측 목표물과 동일 시야에 위치한 기준별을 활용, E-ELT의 광학장비를 미세 조정한다.
빛이란 수많은 빛 입자의 파동이기 때문에 C반사경의 픽셀에 닿는 때는 각각 다르며, 이로 인해 영상이 흐려진다.
하지만 E-ELT에는 이 같은 문제를 보정할 수 있는 적응제어광학시스템이 채용돼 있다.
이 시스템은 C반사경 픽셀의 각도를 미세하게 조정, 모든 빛이 각 픽셀에 동시에 닿도록 함으로서 센서가 뚜렷한 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만일 목표물 주변에 적당한 기준별이 없을 경우에는 레이저로 유도되는 인공 별빛을 직접 만들어낼 수도 있다.
나트륨 이온을 여기(勵起)시켜 생성한 레이저를 90km 상공으로 쏘아 가상의 기준별을 띄우는 것이다.
▲ 기본 반사경에 반사된 빛이 A반사경으로 모아진다. 이 빛은 C반사경에 뚫린 구멍을 지나 B반사경으로 향한다. B반사경에서 다시 반사한 빛은 C반사경의 후면에 부딪쳐 D반사경으로 진행한다. D반사경은 이렇게 보내진 빛을 최종적으로 광(光) 감지기를 향해 반사한다.
유럽 초대형 천체망원경 E-ELT
제작자: 유럽 남부천문대
위치: 2008년 말 확정. 남반구 중 한 지역이 될 것으로 추정.
착공일: 2010년 초
가동일: 2017년
설계비용: 8,130만 달러(750억원)
공사비용: 11억 달러(1조150억원)
이미지 해상도: 허블 망원경의 10~15배
기본 반사경: 직경 42m
E-ELT 다음으로 큰 광학 망원경: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 섬에 설치된 반사경 직경 10.4m의 GTC(Gran Telescopio Canarias) 광학 망원경. 이외에도 직경 30m의 반사경을 장착한 또 다른 광학 망원경이 2016년 완공될 예정.(장소는 미정)
E-ELT 반사경의 청소방법
집안의 가구와 마찬가지로 E-ELT의 반사경에도 먼지가 쌓인다. 이 먼지는 반사 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주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절대 물로 닦아내서는 안 된다. 반사경사이의 틈으로 물기가 유입될 경우 내부의 전자기기가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ELT는 순도 높은 액체 탄산가스로 청소를 한다. 액체 탄산가스를 고압 분사하면 순간적으로 눈과 같은 결정이 만들어지는데, 이 결정들이 반사경 표면의 먼지 입자를 움켜잡은 후 순간적으로 기화돼 사라지는 과정에서 먼지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
반사경 표면의 마모를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알루미늄 코팅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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