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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dea] 강하고 오래가는 콘크리트 아치 빔

특징: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콘크리트 아치를 넣은 빔으로 더 강하고 수명이 긴 다리를 만든다
명칭: 힐먼 콤포지트 빔
발명자: 존 힐먼
개발비: 50만 달러
개발기간: 12년
현재 상태: 상용제품

지난해 11월. 존 힐먼은 자신이 설계한 빔으로 만든 시제품 다리 아래에 서 있었다. 힐먼 콤포지트 빔으로 명명된 이 빔은 플라스틱 케이스 안에 콘크리트 아치를 넣어 만든 것이다.

신호를 보내자 제작팀은 석탄을 실은 4,000톤짜리 기차를 다리 위로 달리게 했다. 힐먼은 “계산이나 실험은 누구나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다리 위에 실제로 기차를 통과시켜 봐야 하중을 견딜 수 있을지 없을지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장담대로 시제품 다리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콘크리트 다리는 철근을 넣은 콘크리트 빔을 교각 사이에 놓아 철로나 도로의 하중을 지지한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미니아폴리스 다리가 무너진 후 그 여파로 수 천 개의 콘크리트 빔을 교체해야 했다.

미 교통부 산하 연방고속도로청이 작성한 2007년 전미 교량 목록에 따르면 전체 다리 중 4분의 1이 안전에 문제가 있거나 현재의 안전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리를 수리하려면 2,00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들 다리를 수리하거나 신축하는데 힐먼의 콘크리트 아치 빔은 저렴하고 오래가는 해결책이 될 것이다.기존의 교량 빔은 수직으로 가해지는 하중을 흡수했다. 그리고 빔 속의 철근은 앞뒤로 가해지는 장력에 강하기 때문에 빔에 가해지는 하중은 교각 사이로 뻗치게 된다.

하지만 구조공학자인 힐먼은 하중을 견디는 것에는 아치형 구조가 더 이상적임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10cm 두께의 플라스틱 아치형 틀에 콘크리트를 부으면 더 강하고 가벼운 빔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빔의 바닥에는 철판을 한 장 덧대 장력을 흡수한다. 그리고 빔의 외판은 섬유강화 플라스틱(FRP) 재질을 사용, 기존 빔 모양으로 만들어 강도와 내식성을 높였다.

지난 2000년 힐먼은 이 아이디어로 특허를 얻은 다음 연방보조금 34만 달러를 받아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또한 복합재 및 철강재 제조업자들로부터 16만 달러를 지원받았기 때문에 시제품 다리를 만드는데 자금이 모자라지는 않았다.



그는 델라웨어 대학의 교량 전문가인 데니스 머츠에게 연락을 취했다. 머츠는 이 아이디어를 좋아했고, 힐먼이 대학의 제작 및 실험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었다. 힐먼은 이 장비들을 이용해 수년에 걸쳐 콘크리트 아치를 실험했고, 결국 빔의 제작을 완료할 수 있었다.

그가 만든 콘크리트 아치 빔은 한계 하중의 3.5배를 받아야 붕괴한다. 이는 기존 빔의 2.5배에 비해 월등히 강한 것이다. 또한 콘크리트 아치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의 무게는 1.5톤인데, 이는 기존 빔의 10분의 1에 불과해 운송료 역시 싸다.

또한 콘크리트 아치를 넣은 상태에서도 기존 빔 무게의 3분의 1에 불과, 보다 작은 크레인으로도 설치가 가능하다. 힐먼은 이 콘크리트 아치 빔을 사용하면 교량 건설 예산의 15%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방고속도로청의 교량 및 구조연구개발부 기술부장인 이안 프리드랜드는 힐먼의 설계를 열성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프리드랜드는 “그는 교량 설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면서 “소재를 가장 적합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냈고, 가장 적합하게 조립하는 방법도 알아낸 후 실제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말까지 힐먼의 콘크리트 아치 빔이 설치된 새 교량 2개가 개통될 것이다. 시카고의 경우는 폭 17.6m, 그리고 뉴저지는 9.4m다. 힐먼은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 두 다리 아래에도 서 있을 예정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이 다리의 안전성에 대해 약간은 의심하고 있다”면서 “교량을 설계할 때에는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HOW IT WORKS

플라스틱 케이스 안의 콘크리트 아치가 아래쪽으로 오는 하중을 흡수하고, 바닥에 덧댄 철판이 장력을 보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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