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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원리 탐구하는 사회신경과학자

인간의 두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 통해 인간 사고의 불합리성 파악

보스턴의 어린이 박물관 2층에 있는 작은 방. 올해 여섯 살 난 핫산 헬랄이 짧은 비디오를 보고 있다. 그리고 스크린 뒤에 있는 적외선 기기는 핫산의 눈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핫산의 눈 움직임을 나타내는 작은 붉은 점이 커튼 뒤 몇m 거리에 있는 두 번째 비디오 스크린 위에 겹쳐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밝은 물체를 응시하기 마련이지만 핫산은 달랐다. 핫산은 이미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얼굴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은 왼쪽 눈, 오른쪽 눈, 그리고 입을 따라 삼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이는 더 나이를 먹은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새로운 사람의 얼굴을 접했을 때 나타내는 시선의 움직임이다. 핫산은 사유라고 불리는 일생에 걸친 탐구를 벌써 시작한 것이다.

레베카 색스는 아이의 눈 움직임을 통해 사유의 과정을 알려고 한다. 한 때 철학을 전공한 색스는 뇌가 눈과 귀로 들어오는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리고 그 같은 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사유 및 행동으로 전환시키는지에 대한 의문에 해답을 얻으려 한다.

사실 인간이 외부 세계에 대한 지각을 얻는 원리는 100년 이상 오래된 수수께끼였지만 이제야 사회신경과학자들에 의해 베일이 벗겨지고 있는 중이다. 색스는 특정 사례를 조사함으로서 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되는 원리를 밝히려고 했다.

지난 2005년 그녀가 인간 두뇌에는 타인의 욕망에 대해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자 사회신경과학자들 사이에서 수십 년이나 끌어오던 논쟁은 끝이 났다. 그때까지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뇌에 그런 특별하고 추상적인 작업을 하는 부분이 있을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

“인간의 마음은 계속 실수를 저지르게 합니다.”



색스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플레이 랩이라는 시설을 만들었다. 그녀는 여기에서 아이들과 함께 뒹굴면서 아이들이 언제부터,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타인의 존재를 찾고 타인의 행동에 반응하는지 연구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어떻게 보면 아이는 사회적으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순간 이후에야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타인의 얼굴을 보고 미소 짓고, 타인의 행동에 반응하며, 뭔가에 주의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집중하는 순간부터 말이지요.”

색스는 인간이 사회적 존재가 되는 대략적인 시기를 알게 된다면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연구해 아이들의 두뇌가 타인에 대해 생각하면서 어떤 변화를 겪는지 연구할 것이다. 이 연구를 통해 자폐증 같은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도 있지만 그녀는 보다 큰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바로 인간 사고의 불합리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습관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색스는 “우리는 인간의 정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고 싶어 한다”면서 “대개의 인간 행동은 그 동기가 명쾌하거나 합리적이지 않으며 충분한 숙고를 거친 것도 아니다”고 말한다.

그 같은 불합리한 경향은 너무나 명백하다. 누군가에게 줄 상벌의 양을 정할 때, 어떤 사람을 좋거나 혹은 나쁘게 평가할 때, 그리고 자신의 습관을 변화시키려고 할 때 인간의 마음은 구조적인 잘못을 계속 저지르게 한다.

그것은 개인이건 사회이건 마찬가지다.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잘못을 계속 저지르게 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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