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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말라리아 백신 임상실험

효과 입증된 최초 말라리아 백신 임상실험 사하라 사막 이남서 대규모 진행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학질모기에 물려 나타나는 질병으로 오한·발열·발한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말라리아 백신 연구가 시작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원충의 복잡한 생활주기와 유전자구조 변화능력, 면역체계 회피능력 때문에 연구에 난항을 겪었다.

이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학질모기가 사람을 물면 원충은 간으로 이동해 적혈구에 침투, 적혈구가 파괴될 때까지 증식을 계속한다. 원충의 증식을 멈추지 못하면 환자의 신경망은 불과 수 시간 만에 마비될 수도 있다.

또 많은 환자들이 간 또는 신장 부전으로 사망하게 되고, 생존한다고 해도 빈혈이나 뇌손상을 피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된 최초의 말라리아 백신이 개발됐다. 주인공은 조 코헨이 개발한 RTS,S로 53%의 질병 예방 성공률을 자랑한다.

다국적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에서 신종 질병 및 HIV 백신 연구개발 부사장을 맡고 있는 코헨이 개발한 이 백신은 원래 미군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말라리아 원충 표면의 단백질을 모방한 형태다.

이 백신을 맞은 사람의 면역체계는 항체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진짜 원충이 체내에 들어오면 이를 탐지, 면역세포에 공격명령을 내려 원충을 죽이거나 증식능력을 약화시킨다.

질병 예방 성공률이 53%인 백신은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 30초마다 한명씩 아프리카 어린이의 생명을 앗아가는 질병으로부터 두 명 중 한명의 어린이를 구할 수 있는 백신이라면 좀 다르게 생각해봐야 한다.

코헨은 “이 말라리아 백신의 효과는 대단하다”며 “이것만 있으면 한 해에도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올 봄부터 사상 최대 규모의 말라리아 백신 임상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임상실험은 말라리아에 가장 취약한 지역인 아프리카의 영유아 1만6,000명을 대상으로 케냐, 부르키나파소, 말라위 등 7개국 11개 병원에 설치된 실험실을 통해 이뤄진다.

최근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실시됐던 소규모 임상실험에서는 영유아의 말라리아 감염률을 65%나 줄였고, 이 성공에 힘입어 이번 대규모 임상실험을 실시하게 됐다.

이번 대규모 임상실험에서 과거 소규모 임상실험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면 이 회사는 2011년까지 이 말라리아 백신의 사용에 대한 당국의 허가를 얻을 것이다. 현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이 말라리아

백신이 홍역, 결핵 등의 질병을 예방하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무료 유아면역강화 프로그램에 채택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까지 열대와 아열대 지방의 개발도상국,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 창궐하는 말라리아는 박멸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들 지역의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학질모기를 통해 전염되며, 학질모기는 인간을 물 때 말라리아 원충을 함께 전파시킨다.

특히 이 지역의 학질모기와 말라리아 원충은 항(抗)말라리아 약품과 살충제에 대해 내성을 키워왔으며, 약 900만 명의 아이들은 모기장조차 없는 침대에서 자고 있다.

코헨은 “말라리아 약이나 살충제, 모기장 같은 것도 필요하지만 말라리아를 정복하려면 효과적인 백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백신을 이용해 말라리아가 세계인의 보건과 경제에 입히는 피해를 줄이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약 100만 명에 달하며, 이중 대부분은 5세 이하의 영유아들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매년 5억 명의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사하라 사막 남쪽의 국가들은 이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공중보건 예산의 40%를 쏟아 붓고 있다.

더욱이 독감과 유사한 증세 때문에 어른들도 이 질병에 걸리면 치료될 때까지 일을 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만약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 35년 전에 말라리아를 박멸시켰다면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금보다 약 1,000억 달러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저개발국가의 질병퇴치를 위한 비영리기구 PATH의 말라리아 백신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티앙 로크에 따르면 RTS,S를 보급하려면 최소 5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 연구소는 MS사의 빌게이츠 부부가 설립한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

현재 대규모 임상실험을 앞두고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PATH는 해당지역 병원의 소아과 병동 시설을 개선하고, 혈액 샘플을 검사할 수 있는 현미경 보급 및 실험결과를 전달할 수 있는 위성 통신망을 구축해왔다.

또 한편에서는 하버드대학 연구팀이 이 백신이 말라리아 원충의 변형체에 대해서도 효능을 나타내는지 분석하게 된다.

이밖에 일부 과학자들은 말라리아 원충 자체가 인체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말라리아가 전파되지 못하도록 학질모기를 박멸하거나 학질모기의 산란지를 찾아내 알을 없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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