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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기술성과 산업화의 첨병 TLO

기술연구 성과를 돈으로 바꾸는 TLO 지원사업

현재 국내에서는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연구개발(R&D) 예산이 투자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은 이 예산에 힘입어 매년 혁신적 기술연구 성과를 도출, 과학기술강국 실현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좋은 기술을 많이 개발해 낸다고 과학기술강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술들이 실제 산업에 접목돼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적 가치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된 지식경제부의 ‘대학·연구소 선도 기술이전전담조직(TLO) 지원사업’은 이 같은 우수 기술들의 기술사업화를 촉진함으로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사업은 전국의 대학연구소와 정부출연 연구기관 가운데 기술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발, 해당기관의 TLO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해당기관의 TLO는 우수 기술을 발굴해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오는 4월 개시되는 4차년도 사업을 앞두고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TLO 지원사업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앞으로 나가야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연구자의 생각이나 논문, 특허로만 존재하는 기술은 흙 속의 진주에 불과하다. 대학·연구소 선도 TLO 지원사업은 이처럼 감춰진 진주를 찾아 고부가가치의 보석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의 성과물에 대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적극 지원함으로서 산업적 가치를 제고하고 있는 것.

현재 이 사업에 참여중인 10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그리고 18개 대학연구소들은 전체 연구기관 기술이전 건수 중 30%, 전체 기술이전료 수익 중 25%를 담당하며 연구개발(R&D) 산업화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불과5~6년 전만해도 정부출연 연 구기관의 연구자들은 산업적 가치가 높은 기술을 개발, 사업화 하려해도 특허관리 등을 담당하는 부서로부터 맥 빠지는 얘기를 듣곤 했다. 자신들의 부서는 기술사업화를 위한 전담부서가 아니어서 기술의 가치 평가는 물론 사업화 과정도 모른다는 것.

그런 만큼 기술 이전 대상기업을 직접 선정해 오면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해당 연구기관 내 담당부서의 전 문성 부족으로 연구자들은 기술사업화를 위한 업체 선정이나 마케팅에 직접 나서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된 대학·연구소 선도 기술 이전 전담조직(TLO) 지원 사업이 있기 때문 이다. 이 사업은 전국의 대학연구소와 정부출연 연구기관 가운데 기술사업화 가능성이 높은 곳을 선발, 해당기관의 TLO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해당기관의 TLO는 우수 기술을 발굴해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에서 100억 이상의 기술이전 계약 들이 성사될 수 있었던 것도 TLO 지원 사업이 밑거름이 됐다.

올 3월말로 종료되는 3차년도 사업에는 10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18개 대학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기술사업화의 중요성

정부가 매년 10조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을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 궁극적 목표는 기술개발을 통한 산업발전이다. 산업에 즉각 적용되기 어려운 기초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지만 R&D의 최종단계는 산업화 성공에 따른 국가 경쟁력 향상과 새로운 성장 동력의 확보일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해외 선진국들은 R&D 예산 총액의 2~3%를 기술사업화 비용으로 책정하고 있으며, 연구과제에 따라 그 비중이 5%에 육박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오는 4월 시작되는 4차년도 사업에 90억원이 책정돼 있는 등 비중이 1% 이하에 불과하다.

기술사업화의 중요성은 지난 2006년 국내 연구기관들의 기술이전 실적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당시 정부출연 연구기관, 그리고 대학연구소 등 전체 공공 연구기관의 기술이전 건수는 총 2,073건, 금액 기준으로는 820억 3,000만원에 머물렀다.

반면 TLO 지원사업에 참여한 10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그리고 18개 대학연구소의 기술이전 건수는 전체의 31%인 657건에 달했으며, 총 212억 원의 기술이전료 수입을 거둬 금액 비중도 25.9%나 됐다.

기술사업화에 별도의 예산을 배정하고 이를 전담하는 연구기관의 TLO를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TLO 지원 사업의 성과

현재 TLO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10개다. 이들은 사업 첫해인 지난 2006년 332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해 148억 원의 기술이전료 수입을 거둬들였다.



이는 TLO 지원사업이 도입되기 전인 2005년에 비해 기술이전 건수는 26.2%, 기술이전료는 12.6% 늘어난 것이다. 2007년에는 332건의 기술이전을 통해 173억 원의 기술이전료 수입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367건의 기술이전으로 247억 원의 수입을 거둬들였다.

기술이전 건수와 기술 이전료 수입 모두 가파른 상승곡선을 탄 것이다. 기술이전 1건당 금액 역시 2006년 4,450만원에서 2007년 5,201만원, 2008년 6,730만원으로 매년 눈에 띄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용면에서도 TLO 지원사업에 참여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국화학연구원은 다국적 제약회사인 미국 길리아드(Gilead)에 850만 달러를 받고 AIDS 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해 3월 촉각 센서를 활용한 초소형 마우스 제조기술을 미 성포리테크에 이전해 앞으로 20년간 최소 325억 원의 기술이전료 수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식물 추출물로부터 염증치료 물질을 개발해 신일제약에 26억 원을 받고 기술 이전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은 염료감응형 태양전지 셀 제조기술을 동진쎄미켐에 이전해 28억 원의 기술이 전료를 확보했다.

R&BD 체계 구축이 목표

TLO 지원사업의 단기적 목적은 정부출연 연구기관들의 기술이전 건수 증대와 기술이전료 수입 확대다. 하지만 각 연구기관들의 TLO가 R&D 성과물로 수익을 올리고 이것이 국가차원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승화되려면 R&D가 아닌 사업화 연계 연구개발(R&BD; Research & Business Development)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R&BD는 연구개발 주제를 설정·기획하는 단계부터 기술이전 또는 사업화를 염두에 두고 R&D를 추진하는 것이다. 기술개발과 특허출원이 완료된 이후 기술이전 및 기술사업화에 나서고 있는 현재의 TLO 시스템과 달리 아예 처음부터 TLO 전문가가 참여해 사업화에 적합한 R&D가 되도록 디자인하고 기술개발, 특허출원까지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

하지만 한국원자력연구원의 TLO를 총괄하는 송기동 원자력기술사업부장은 “R&D가 완료돼도 사업화를 위해서는 통상 2~3년의 사업화 연구가 필요하다”며 “국가 R&D 예산에는 이에 대한 자금이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TLO 지원사업 관계자도 “충분한 TLO 예산 확보를 통해 실험실 차원에서 사업화를 전제로 한 연구를 지원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많은 기술이전 실적과 기술이전료 수입을 올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장애물

TLO가 R&BD체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려면 몇 가지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우선 국가 R&D 예산 중 기술이전 및 사업화 부문의 비중이 선진국 수준인 2~3%대로 확대돼야 한다.

지금처럼 R&D 예산의 일부를 할애, 기술이전 비용에 활용하는 구조로는 진정한 R&BD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각 연구기관들의 TLO도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연구기관 소속의 TLO는 전문직이 아닌 일반 행정직으로 분류돼 2~3년에 한 번씩 시행되는 보직 변경을 피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각종 TLO 관련 교육이나 기술 거래 및 평가 등의 자격증 보유자도 타 부서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 연구기관 차원의 TLO 강화 노력과 전문 인력 육성 의지가 요구된다. 이밖에 TLO 지원사업은 2010년까지의 계획만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2010년을 전후해 각 연구기관의 TLO가 자체 예산을 확보, 자립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TLO 관계자들은 연구기관의 기술료수입 중 15% 내외를 TLO 예산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자생력 확보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덕=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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