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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충돌 위험 있는 소행성 사냥

태양을 공전궤도로 해 돌고 있는 돌덩어리를 유성체라고 한다. 유성체가 행성의 대기를 지나게 되면 가열돼 소멸되거나 타게 되는데, 이렇게 흔적을 남기며 사라지는 것을 유성 또는 별똥별이라고 한다.

운석은 유성체가 대기 중에서 소멸되지 않고 땅에 떨어진 것을 말하며, 소행성은 유성체 가운데서도 크기가 큰 것을 말한다. 만일 지름 200~300m 정도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핵폭탄 수천 개가 동시에 터진 것과 같은 위력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지구의 어느 곳에 소행성이 떨어질지 예측하려고 한다. 이 같은 예측은 언젠가 수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2008년 10월 7일 누비안 사막

해가 뜨기 직전 수단 북부의 누비안 사막 근처. 찻집에 앉아있던 트럭 운전사 오마르 파둘 엘 물라는 갑자기 눈부신 빛이 주변을 밝히는 것을 보고 놀라 신께 기도했다. 한순간에 세상이 밤에서 낮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그는 튀어 일어나 찻집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하늘 멀리까지 이어진 거대한 항적을 보았다.

이후 충격파가 몰려왔다. 현지인 중에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 숨은 사람도 있고, 두려워하며 그 광경을 지켜본 사람도 있었다. 모하메드 엘 핫산은 나일 강 근처에 있는 와디 할파의 모스크에서 나와 집으로 가던 중 이 광경을 목격하고 휴대폰을 꺼내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 모습은 마치 아이가 그린 낙서처럼 보였다.

일부 현지인들은 이것이 하늘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슬람의 예언자 모하메드가 라마단 금식을 받아들인 신호라는 것이다.

후일 천문학자들은 이것이 하늘의 메시지이기는 하지만 전혀 다른 종류의 것임을 알아냈다. 세단만 한 크기의 소행성이 시속 4만5,000km로 대기권에 진입해 사막 상공 37km 지점에서 폭발한 것이다. 이 소행성은 지구에 도착하기 20시간 전에 천문학자들의 정기적인 망원경 관측에 의해 이미 발견된 상태였으며, 2008 TC3라는 이름도 붙었다.

이만 한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것은 1년에 몇 번 있을까 말까 하며, 누구의 시선도 끌지 않고 대기권에 돌입해 아무런 피해 없이 먼지로 화해 사라진다. 하지만 2008 TC3는 달랐다. 2008 TC3는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약해 대기권 돌입 때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폭발했던 것.

다만 2008 TC3가 발견된 곳은 지구로부터 무려 50만km 떨어진 지점, 즉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보다도 먼 곳이었다. 이에 따라 천문학자들은 소행성의 진행경로를 추적하고 지구에 낙하할 지점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었다. 이 같은 예측은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것이다.

또한 소행성의 파편, 즉 운석을 수거할 수 있다면 신비에 싸인 소행성의 내부를 알 수도 있다. 운석은 소행성이 대기 중에서 소멸하지 않고 땅에 떨어진 것을 말하는데, 소행성의 내부에 대한 지식은 지구와 소행성 간 충돌로 도시 하나가 날아가 버리는 사태를 막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다시 수단으로 돌아가 보자. 대기권 내에서 소행성이 폭발하면서 생긴 조약돌 같은 운석들은 사막의 대지 위에 수km 폭으로 흩뿌려졌다. 이것을 찾아내는 것이 천문학자 피터 제니스켄스의 일이다. 제니스켄스는 네덜란드 출신으로 지금은 미국의 외계문명탐사연구소(SETI)에서 일하고 있다.







지구근접물체 추적 프로그램

캘리포니아 주 패서디나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물체(NEO) 프로그램 본부는 지난 1998년 이래 지구를 타격할 만큼 가까이 접근한 NEO들을 발견하고 추적해 왔다.

NEO 프로그램이 현재까지 발견해낸 소행성 6,326개 가운데 적어도 783개는 지름이 800m가 넘는다. 이는 인류 문명을 끝장낼 수 있는 크기다.

물론 현재까지는 대형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할 확률은 낮다. 가장 충돌할 확률이 크다고 하는, 오는 2048년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도 충돌 확률이 2,9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소행성들이 궤도를 바꾸면 충돌 위험성도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을 가지고 감시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구에는 약 300년 만에 한 번 꼴로 45m 직경의 소행성이 떨어졌다. 총수는 50만 개 정도 된다. 물론 이 같은 소행성은 인류를 전멸시킬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이 지상에 떨어지거나 공중 폭발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천문학자들은 지난 1908년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대폭발도 이 같은 소행성의 충돌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충격파는 너무나도 강해 무려 2,000㎢에 달하는 삼림이 쑥대밭이 됐다. 맨해튼에서 그만한 규모의 폭발이 일어났다고 생각해보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위험한 소행성들이 지구에 충돌하지 않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 왔다. 핵무기로 소행성을 파괴한다든지, 로켓으로 밀어내 궤도를 바꾼다든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이 효과를 거두려면 우선 소행성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소행성이 다공성이라면 핵무기를 써도 위험한 소행성 여러 개로 분열될 뿐이다. NEO 프로그램의 총책임자인 돈 요먼스는 이렇게 말한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을 예방하려면 그 구조와 성분을 알아야 합니다. 많이 알수록 충분한 대비를 취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지구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소행성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표면 상태뿐이다. 천문학자들은 소행성들이 우주에서 빛을 반사하는 방식에 따라 여러 그룹으로 소행성을 구분해 놓았다. 이를 통해 소행성의 크기와 밀도를 추론하는 것이다.

하지만 소행성의 성분은 알 수 없으며, 이것이 한 덩어리의 소행성인지 아니면 느슨하게 결합된 잡석 덩어리인지도 알 수 없다. 천문학자들은 5만점이 넘는 소행성 파편, 즉 운석을 구해 놓았지만 이 운석들을 가지고도 그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한마디로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운석을 갖고 아무리 연구해도 그 운석이 속해 있던 소행성에 대해 알 길은 없다. 미 항공우주국 (NASA) 에임스 연구센터의 천체물리학자 스콧 샌드포드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경우 충분한 표본이 없기 때문에 모조리 상상에 의존합니다.”

지구로 오는 소행성을 발견한 후 그 소행성에 가서 표본을 채취해 오면 상상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NEO 프로그램 및 이 프로그램의 궤도 예측 전문가인 스티븐 체슬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것이다.

턱수염이 무성한 체슬리는 천문학자라기 보다는 거친 선원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센트리라고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꾸준히 업데이트해 왔다. 센트리는 앞으로 최대 100 년간 있을지도 모를 소행성 충돌 가능성을 예보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천문학자들이 2008 TC3를 발견한 다음 충돌까지 13시간 남은 시점에서 체슬리는 팀 스파의 전화를 받았다. 스파는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관측소의 소행성센터에 소속돼 있는데, 그가 전화를 했을 때 체슬리는 아이들을 등교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소행성센터는 발견된 소행성에 대한 망원경 데이터를 수집 및 취합하는 기관이다. 스파가 그날 아침 데이터를 선별하다가 컴퓨터로는 설명이 안 되는 망원경 관측 결과를 보았다. 지구에 너무 가까이, 그리고 너무 빨리 접근하는 물체가 있었던 것.

그는 이 데이터를 궤도 예측 소프트웨어에 입력했다. 이를 통해 소행성이 지구에 얼마만큼 가까이 올 것인지 산출되자 곧바로 체슬리에게 전화를 걸어 소행성 충돌이 임박했음을 알린 것이다.

체슬리는 이 소식을 듣고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했다. 그는 직장인 외계문명탐사연구소로 달려가서 26개 천문대에서 모은 총 570건의 소행성 위치 정보를 취합했다.

사실 체슬리는 너무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어 오히려 오류의 가능성도 높았다. 만약 여러 천문대의 시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면 특정 시간의 소행성 위치가 천문대마다 제각각 차이가 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궤도 예측에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는 계산을 수정해 한 망원경마다 10여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부여했다. 단 하나의 천문대, 또는 단 하나의 오류에 계산 결과가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는 몇 시간 내 스파의 예측이 옳았음을 알게 됐다.

체슬리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100%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리고 충돌 예정지는 수단 북부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날 해가 질 무렵 그는 이 소행성이 충돌할 곳을 1.6km 이내의 오차범위로 알게 됐고, 대기권에 돌입한 지 몇 분의 1초 만에 공중 폭발할 것도 알게 됐다. 현재 이 같은 예측을 할 수 있는 것은 NEO 프로그램의 센트리 소프트웨어밖에 없다. 예전의 센트리 소프트 웨어는 소행성의 충돌 여부만 예측할 수 있었을 뿐 어디에 떨어질지는 알지 못했다.

소행성 충돌 지점의 정확한 위도와 경도를 예측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매 순간 지구의 회전과 위치의 변화를 계산해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어느 소행성 전문가는 체슬리를 가리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런 계산에 관한한 누구보다도 뛰어나고 똑똑한 사 람입니다.”



체슬리는 소행성 폭발이 너무 광범위하고, 너무 높은 고도에서 일어나 지상에서 그 파편, 즉 운석을 찾기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운석을 찾아낼 수 있다면 소행성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 파편 수거

캘리포니아 마운틴 뷰에 위치한 외계문명탐사연구소의 천문학자 피터 제니스켄스는 유성우(流星雨) 전문가다. 좀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대기권에서 떨어져 내려오는 모든 것에 대한 전문가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며, 구부정한 어깨를 한 그는 유성우가 내릴 때 근무한다. 고물 자동차를 타고 오전 11시경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근무한다. 그의 생체시계는 밤하늘 관측에 가장 적합하게끔 밤에 맞게 설정돼 있다.

10월 7일 2008 TC3에 대해서 알게 됐을 때 그는 이것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했다. 당시 천문학자들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려오는 이 물체에 대한 데이터들을 수집하고 있었다. 표본을 수집해 그 종류를 밝혀낼 수 있다면 이와 유사한 수천 개의 소행성에 대해 새로운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엄청난 과학적 발견일 뿐 아니라 NASA에게도 엄청나게 남는 장사다. 가난한 과학자를 동원해 소행성의 표본을 구할 수 있으니 말이다. NASA의 에임스 연구센터 센터장인 사이먼 워든은 이렇게 말했다. “우주탐사선을 보내는 것보다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의 파편을 얻는 게 훨씬 저렴하지요.”

기상위성을 이용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소행성은 지상 22.5~37km 상공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니스켄스가 소행성 파편의 낙하 지점을 계산해 내려면 소행성의 최종 경로에 대해 더 정확히 알아야 했다. 그는 센트리라면 실제 소행성의 경로에 가장 근접하도록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체슬리에게 전화를 걸어 소행성이 어디로 갔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체슬리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정확히 알 수 있어.” 체슬리는 예측한 소행성의 궤도를 지상으로까지 연장시켜 보았다. 그리고 10km 단위로 변하는 소행성의 위도, 경도, 고도, 속도, 진입각도를 정확히 계산해 제니스켄스에게 보냈다.

제니스켄스는 폭발이 37km 상공에서 일어난 것으로 예측했다. 이 수치는 체슬리의 계산에 매우 근접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소행성 파편의 추락 궤도 역시 예측해 냈다.

위성 데이터를 토대로 볼 때 이 폭발의 위력은 TNT 1킬로톤에 해당한다고 추산됐다. 그리고 바람 데이터를 계산에 넣으면 가벼운 파편은 가장 빨리 여력을 잃고 체슬리가 예측한 궤도를 따라 폭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떨어졌을 것이라고 추정됐다. 결국 제니스켄스는 약 518㎢ 면적의 사막을 ‘보물 탐사’ 장소로 정했다.

약 2개월 후 제니스켄스는 끝없이 긴 하루가 저물어가는 누비아 사막의 한복판에서 지도를 손에 든 채 자신이 실수를 저지른 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서 있었다.

그는 며칠 동안 오마르 파둘 엘 물라, 모하메드 엘핫산 같은 목격자들을 만나 거대한 연기구름에서 무엇인가 튀어나와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느냐고 물어보았다. 하지만 그런 걸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즉 지면에 떨어진 파편이 만약 있다면 매우 작다는 뜻이다.

육안과 작은 망원경 하나만 갖고 거의 시카고만 한 면적의 사막에서 소행성 파편을 찾아다니는 일은 거의 가망이 없어 보였다. 제니스켄스의 동료인 수단 하르툼 대학의 물리학자 마우위아 샤다드, 그리고 대학생과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44명의 팀이 그를 도와 여러 시간 동안 모래 속을 뒤져 소행성의 파편을 찾아다녔다.

이 소행성의 파편은 눈에 띄는 검은색 유리질의 표면을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소행성이 대기 마찰열을 받아 그렇게 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 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제니스켄스는 정말로 절망적인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해가 저물고 있었고 캠프로 돌아가려면 자동차를 타고 2시간이나 가야 한다. 제니스켄스가 그 날의 일과를 종료하려고 생각하던 중 21세의 대학생인 모하메드 알라민이 엄지손톱만 한 작고 검은 표본을 발견해냈다.

표본을 본 제니스켄스는 그것이 무엇인지 한순간에 알아차렸다. 성공이었다. 바로 우주에서 날아온 것이 분명한 소행성의 파편이었던 것이다. 표본의 색이 짙은 것을 보니 지구 원소에 노출된 지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 게 분명했다. 하지만 이 돌 조각이 2008 TC3의 파편이라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이것이 발견된 위치가 체슬리가 예측한 바로 그 곳이라는 점이다.

체슬리의 계산은 소름끼칠 만큼 정확했다. 스파는 체슬리의 계산이 턱없이 정확할 정도라고 했고, 제니스켄스도 그의 계산이 한 치의 오차 없이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제니스켄스는 표본이 손에서 나오는 기름에 오염되지 않게 은박지로 조심스레 감싸고 알라민을 보았다. 그리고 그동안 찾아다니던 것을 찾았다고 말해주었다. 그러자 학생들은 모두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했다.





소행성의 지구 충돌에 대한 대비

제니스켄스와 샤다드, 그리고 나머지 인원들은 이 탐사에서 14개의 소행성 파편을 더 찾았 고, 이후의 추가탐사에서 265개를 더 찾았다. 대부분은 처음 찾은 것처럼 작았다. 가장 큰 것은 테니스공만한 크기였다. 이 같은 소행성 파편은 제니스켄스가 바라던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소행성 파편, 즉 운석은 콘드라이트와 에이콘드라이트의 2가지로 나뉘어진다. 샌드포드에 따르면 콘드라이트는 비교적 흔하며, 현재까지 발견된 운석의 70%가 이에 속한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콘드라이트에 무엇인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제니스켄스는 어느 날 표본들을 샌드포드에게 보여주었다. 샌드포드는 이 소행성 파편들이 그동안 흔히 보아오던, 자갈 같은 모양의 콘드라이트와는 다르다는 점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이들은 다공질이고 탄소 함유량이 높은, 보기 드문 에이콘드라이트였던 것이다.

샌드포드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종류의 운석은 매우 보기 드뭅니다. 특히 에이콘드라이트에서도 보기 드문 것입니다. 이 표본에서 정보를 얻게 되면 이 운석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구분될 것입니다.”

이제 2008 TC3의 표본이 있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표면을 갖춘 더 크고 위험한 소행성이 오게 되면 그 표면이 다공질이고 잘 부서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는 인류에게 분명 좋은 소식이다.

그리고 이런 소행성의 궤도를 바꾸거나 제거해야 할 일이 있으면 가급적 세련된 방법을 써서 소행성이 부서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핵무기로 파괴하면 소행성의 숫자만 늘리는 꼴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구를 지킨다는 입장에서 보면 이번 발견의 어두운 부분도 있다. 2008 TC3와 같은 소행성은 전체 유성체의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천문학자들은 다음 단계에서는 소행성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NEO 프로그램의 총책임자인 돈 요먼스는 이렇게 말한다. “더 많은 소행성들을 찾아야 합니다.”

2008 TC3 발견 같은 일을 또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2008 TC3만한 소행성이 1년에도 지구에 몇 번은 떨어지지만 NEO 프로그램이 더 크고, 더 멀리 떨어진 소행성에 집중하느라 이런 것들은 놓칠 때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내에 이 같은 허점은 보완될 것이다. 2012년에 팬-STAARS 시스템, 그리고 2015년에는 LSST 같은 대규모 천문관측시설이 등장해 보다 넓은 하늘을 탐색, 훨씬 작은 소행성들을 발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년 후 또는 수십 년 후에 새로운 소행성이 접근한다면 제니스켄스는 꼭 소행성이 떨어지는 자리에 가서 그 멋진 소멸 모습을 관람하려 하고 있다. 그는 2008 TC3가 폭발할 때 수단에 없었던 것을 무척이나 안타까워 한다. 그는 다음번 체슬리나 다른 천문학자들이 소행성의 정확한 낙하지점을 알려주면 항공기를 타고 가서 그 파편이 떨어지는 자리에 있을 것이다.

제니스켄스는 외계문명탐사연구소 사무실에서 오후를 보내면서 소행성 파편 채집 장면을 찍은 사진과 파편 표본들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소행성이 떨어질 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모하메드 엘핫산과 같은 자리에서 자신이 망원경 여러 대를 들고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가능성을 생각하는 그의 눈이 빛났다. “소행성이 지구 대기권에 돌입한다는 경보가 울리면 그 자리에 가서 소행성이 부서지는 과정을 직접 관찰해 보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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