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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진화의 신비 푸는 치아 탐정

[제8회 파퓰러사이언스 선정 10대 과학자] BRILLIANT10 -ANTHROPOLOGY-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게 파퓰러사이언스의 신조다. 현재의 환경문제와 경제 문제를 생각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연구자들로 이루어진 파퓰러사이언스 선정 10대 과학자를 만나본다면 생각이 바뀔 것이다.

탕 쉬는 나노기술을 사용해 석유나 석탄보다 에너지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태양전지를 만들어 낼 것이다. 존 린은 RNA의 비밀을 풀어 인류의 건강문제 해결에 기여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세계가 지금 큰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들 과학자의 뛰어난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면 미래를 나쁘게만 볼 이유가 없다.


선정 이유: 고대인의 식품과 식습관 연구해 인간 진화의 신비 풀고 특정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키가 큰 이유 탐구

이름: 나다니엘 도미니
나이: 33세
소속: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

나다니엘 도미니는 해부학 교수들과 함께 코스타리카로 연구여행을 떠나게 됐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풋볼선수였던 그에게는 약을 먹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들을 받아내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만큼 체력이 필요한 일이었다는 얘기다. "약을 먹고 마취된 작은 이동표적들을 그물로 받아내는 것이 저의 일이었죠."

이듬해 여름 같은 장소에 또 갔을 때 그는 단순히 떨어지는 원숭이를 잡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원숭이의 치아를 연구함으로서 그들의 식품과 식습관을 분석하는 일을 돕기 시작했다. "식품과 식습관이 영장류와 인간의 적응 및 행동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배우고 난 뒤로는 매 순간이 즐거워졌습니다."

식품과 식습관이 영장류와 인간의 적응 및 행동에 중요하다는 것은 요리가 인간 진화의 요인이라는 다른 과학자들의 주장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영장류 학자인 리처드 랭햄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요리는 지금으로부터 180만 년 전의 초기 인류가 불 위에 실수로 식품을 떨어뜨리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우연히 시작된 것인데, 이는 음식의 질을 높여 뇌 용적을 키우는 등 인간을 지배종족으로 만드는 핵심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요리를 통해 식품의 에너지를 보다 쉽게 섭취할 수 있게 된 초기 인류는 사고와 발명에 투자할 시간이 많아졌다. 이 과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날 식품은 쓰고, 섬유질이 많으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먹어도 거북한 느낌을 준다. 또한 이 같은 식품을 씹어 소화시키는데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반면 요리를 하면 식품이 연해지고, 식품의 물리적 구조가 위의 소화액이 스며들기 유리하게 변화된다. 즉 식품을 씹고 소화시키는데 에너지가 덜 들도록 변하기 때문에 그만큼 쉽게 몸에 흡수되는 영양분을 높일 수 있다.



그것을 증명이나 하듯 인류가 진화해오면서 뇌의 용적은 점점 커진 반면 내장의 길이나 용적 등 식품의 섭취와 흡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크기가 줄어들었다.

식품과 치아 연구로 진로를 변경한 이후 도미니는 이 분야의 선구자가 됐다.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 대학의 인류학과 조교수인 그는 인류학의 가장 큰 질문 중 하나, 즉 인간이 어떻게 원숭이 같은 모습에서 현재의 상태로 진화했는지를 알아내는 연구를 하고 있다.

도미니는 식품과 식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최근 그는 10년 동안이나 실체가 알려지지 않던, 식품과 식습관이 진화에 기여한 역할을 밝히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1999년 과학자들은 300만 년 전의 영장류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의 치아 화석을 분석했다. 치아의 패턴을 통해 이들의 식습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는 풀을 먹었음이 밝혀졌다. 다른 동물들도 섬유질을 섭취하기 위해 풀을 먹는다. 하지만 화석의 크기와 모양을 분석해본 결과 동물들과 다른 점이 밝혀졌다. 우리의 조상들은 우리보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 녹말이 많은 풀뿌리와 덩이줄기 같은 거친 음식을 씹어 먹은 것이다.

도미니는 이 같은 고칼로리 풀이 진화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해 육식동물을 이기고, 불리한 환경은 지혜롭게 견뎌내며, 전 세계에 퍼지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2007년 이 이론을 지지하는 여러 가지 증거를 더 발견했다. 풀뿌리만 먹고 사는 고대와 현대의 아프리카 뒤쥐의 치아는 인간 선조 치아와 패턴이 완전히 같았던 것이다. 올해 도미니는 또 다른 수수께끼를 풀고 싶어 한다. 즉 특정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키가 큰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다.

지난 10월 그는 우간다에 가서 피그미족인 트와족과 수아족의 DNA를 채취했다. 이들의 키는 평균 1.5m 이하다. 그는 이들의 작은 키가 울창한 정글 속에서 길을 찾고 더운 기후를 견뎌내는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아직 이 가설을 검증해 본 사람은 없다. 도미니의 가설은 이전에 아무도 검증해 본 적이 없는 가설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흥미 있어 하면서도 회의감을 감추지 않았다.

도미니는 이렇게 말한다. "체격은 생존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체격은 즐겨먹는 식품, 번식능력, 신진대사에도 영향을 줍니다. 2009년 현재까지도 우리는 왜 인종에 따라 체격이 다른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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