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정 모씨는 지난 2001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휴대폰 내장형 지갑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이 제품은 명칭 그대로 휴대폰과 지갑을 일체화한 것이다. 이를 위해 출원인은 접이식 반지갑의 좌측에 디스플레이, 우측에는 키패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지갑을 디자인했다. 지갑이니 만큼 현금, 신분증, 그리고 신용카드 등의 수납공간이 구비돼 있음은 물론이다.
지갑과 휴대폰은 집 밖을 나설 때 반드시(?) 휴대하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두 제품을 하나로 융합하면 분실의 위험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출원인은 강조한다.
지갑과 휴대폰을 별도로 휴대해야만 했던 불편함도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갑을 잃어버렸을 경우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습득자와 통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손쉽게 지갑을 되찾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는 것.
특허청은 아이디어의 참신성과 효용성을 인정해 지난 2005년 이 특허의 등록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제품이 실제로 상용화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갑과 휴대폰이 일체화되면서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 제품을 분실해 되찾지 못한다면 정신적·물질적 타격이 2배가 된다. 휴대폰 고장을 우려, 지갑을 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다니지 못하는 등 편하게 휴대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게다가 이것이 아니더라도 휴대폰이 하나의 액세서리로 인정받고 있는 현실에서 남들 앞에서 지갑을 꺼내 전화를 받는 우스꽝스런 모습을 달가워할 사람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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