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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지구관측위성 강국 부상

우리나라의 지구관측위성들이 올해부터 잇따라 발사된다. 오는 2013년까지 통신해양기상위성을 필두로 아리랑 5호, 아리랑 3호, 아리랑 3A호 등의 위성이 우주궤도로 쏘아 올려지는 것.

이들이 임무에 돌입하면 우리나라는 실시간 기상 및 해양 관측은 물론 주야간이나 기상상태, 지상의 장애물 존재 유무에 상관없이 하루 24시간 지구를 관측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러시아 등 우주강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막강한 지구관측 능력을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실용급 지구관측위성은 해상도 1m급 광학카메라가 장착돼 있는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 단 1기뿐이다.

지난 1999년 발사된 아리랑 1호는 3년의 임무 수명을 6년이나 넘기면서 국내 위성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지만 2007년 12월 지상과의 통신이 두절된 뒤 다음해 2월 임무가 공식 종료됐다. 하지만 몇 년 뒤에는 우리나라도 지구관측위성의 강국이 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발사될 통신해양 기상위성을 필두로 아리랑 5호, 아리랑 3호, 아리랑 3A호 등 4기의 다목적 실용위성들이 속속 우주궤도 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리랑 1호, 2호와 달리 이들 위성은 주간과 야간, 악천후 상황을 가리지 않고 정밀한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위성을 활용해 영상을 촬영하는 탑재체는 일반 디지털카메라와 동일한 광학계 카메라와 야간촬영이 가능한 적외선 카메라, 그리고 레이더 전파를 이용하는 영상 레이더 등 3가지가 있다. 그런데 아리랑 1호와 2호에 채용된 광학계 카메라는 햇빛의 가시광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야간 및 악천후 촬영이 불가능 했던 것.

새로 발사되는 위성들은 지상에 장애물이 있어도 관측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지하시설물과 같은 각종 인공물 탐지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구관측 능력이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된다는 얘기다.

세계 7번째 기상위성 보유
위성을 활용한 지구관측 강국 도약의 포문은 통신해양기상위성이 열어젖힌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은 국내 연구진이 국제협력을 통해 개발한 첫 번째 정지궤도 위성으로 이달 말 남미의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센터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발사에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 보유국에 등극하는 영예를 누리게 된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의 주요 임무는 24시간 우리나라와 주변 일대의 기상 및 해양을 관측하고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 항공우주 연구원은 통신해양기상위성이 향후 7년간 고도 3만6,000km의 정지궤도에서 최대 8분 간격으로 관련 정보를 보낼 예정인 만큼 기상 예보의 정확도나 해양자원의 관리 및 활용, 해양환경 보전 등 해양 영토 관리의 효율성이 배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신해양기상위성의 바통을 넘겨받을 주자는 올 하반기 발사될 아리랑 5호다. 관측 능력의 핵은 합성개구레이더(SAR)로 불리는 전천후 영상 레이더. 고분해능 영상 레이더로도 불리는 합성개구레이더는 레이더로 전파를 쏜 뒤 반사된 정보를 분석,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영상으로 변환한다. 전파를 이용하기 때문에 구름이 지표면을 가렸거나 빛이 없는 야간에도 선명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이렇듯 아리랑 5호는 날씨나 시간과 관계없이 레이더 영상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줘 아리랑 2호 등이 보내온 광학 영상과 상호보완을 거치면 한층 정밀하게 지형 및 지리정보, 원격탐사, 정밀 관측 등을 꾀할 수 있다.

특히 아리랑 5호에 탑재된 카메라는 기존 위성에 대비해 훨씬 정밀한 고해상도 영상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실제 아리랑 1호는 해상도가 흑백 6m급에 불과했다. 6m급이란 가로 6m, 세로 6m의 물체를 하나의 점으로 표시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 정도로는 차량의 대략적인 형태를 파악할 수 있을 뿐 사람의 이동은 포착할 수 없다. 아리랑 2호도 흑백 영상은 1m급이지만 컬러 영상이 4m급에 불과해 한계가 있었다.



반면 아리랑 5호의 합성개구레이더는 다중 촬영 모드를 지원, 저해상도로 넓은 범위를 촬영하거나 좁은 범위를 1m급 고해상도로 정밀 촬영할 수 있다.

원래는 9.6㎓ X밴드 대역의 고주파 전파를 사용하지만 저주파를 사용하면 지하시설물 탐색까지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군사적 목적의 활용가치도 지니고 있는 셈이다.

손바닥 보듯 지구 관측
오는 2012년으로 발사가 예정된 아리랑 3호의 관측 능력은 더 뛰어 나다. 해상도가 70㎝급이다. 이 정도면 지상에 있는 차량의 차종을 정확히 구분할 수 있다. 같은 해 발사될 아리랑 3A호 역시 적외선 카메라를 채용, 야간촬영이 가능하다. 또한 간단한 위장막으로 가려진 시설물이나 깊지 않은 지하시설물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아리랑 5호가 3호와 3A호보다 먼저 발사되는 것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영상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야간촬영이 불가능한 아리랑 3호보다는 아리랑 5호의 활용도가 더 높다는 정부의 판단인 것.

어쨌든 이들 위성이 모두 임무에 나서는 2013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고성능 광학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 영상 레이더를 동시에 활용하며 지표면을 손바닥 바라보듯 관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미국, 러시아 등 우주 강국과 견줘도 손색없을 세계 최고 수준의 관측 능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 위성이 보내올 정보는 국민 생활에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우주연구원이 향후 발사될 위성을 통해 ▲지표면 및 도심의 변화 정밀탐지 ▲근접 불가능한 지역의 지형정보 획득 ▲해수면 파랑 분석 ▲물체 이동경로 추적 ▲토양 수분함량 분석 등에 활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이미 아리랑 1호와 2호의 영상을 토대로 지리 정보시스템을 구축, 재난·재해의 예방과 극복 모니터링에 이용했던 경험이 있다.

항공우주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발사될 국내 위성들은 지리 및 지형정보, 원격탐사, 정밀관측 등에 있어 국내외에서 필요한 영상을 제공함으로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세계 위성시장 진출과 국내 위성관련 산업체의 시장 개척 및 수출 증대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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