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에만 해도 GM이나 닛산 같은 완성차메이커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를 출시한다는 얘기는 현실성 없는 농담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 농담이 이제 현실이 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한 GM의 쉐비 볼트와 닛산의 리프가 올 하반기 상용 출시될 예정인 것. 또한 포드, 토요타 등의 기업들도 내년과 내후년에 독자적인 전기자동차 모델을 선보일 계획에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내놓을 차량의 대수가 총 수천 대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분간 혁명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러나 머지않은 시기에 배터리 제조사들이 한층 효율적인 전력저장방법을 개발해낼 것이며 자동차업체는 생산대수를 늘림으로서 전기자동차 전성시대가 본격 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정
미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에너델(EnerDel)사는 7단계에 걸쳐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한다
1. 원료 혼합
전기자동차의 주 동력원으로 쓰일 리튬이온 배터리의 제조는 전기의 충전을 위한 활성성분들을 혼합, 전극용 슬러리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된다. 액상 용매와 전극 파우더, 화학 경화제 등이 원료가 되며 이들을 밀가루 반죽기 같은 장비로 섞는다. 전극 파우더의 경우 음극은 탄소, 양극은 리튬 함유 금속산화물이나 인산염이 사용된다.
2. 박막 코팅
신문 인쇄기처럼 생긴 코팅기계로 금속박막에 전극 슬러리를 입한다. 음극에는 구리, 양극에는 알루미늄 박막이 쓰인다.
3. 경화(硬化)
코팅을 마친 박막을 오븐에 넣고 93℃ 온도에서 구워 전극 슬러리를 굳힌다. 이 공정의 속도가 전체 생산효율을 좌우한다. 오븐의 능력이 떨어지면 병목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4. 성형 및 세정
직사각형인 리튬이온 배터리의 모양에 맞춰 경화된 박막을 문고판 소설책 크기로 절단한다. 그런 다음 압축공정, 세정공정, 진공청소 공정을 거친다.
5. 집적화
흰색 쓰레기봉투 재질처럼 생긴 다공성 격리 물질을 음극과 양극 박막 사이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박막을 여러 층으로 쌓는다. 이를 '스택' 이라 하는데 격리 물질은 전극 간 이온교환은 허용하면서 합선을 막는다. 이렇게 완성된 스택을 플라스틱 박스에 넣고 전해액을 채운 뒤 진공 포장하면 '배터리 셀' 이 만들어진다.
6. 전력 충전
배터리 셀이 스스로 화학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의 전류를 충전한다. 그리고 셀에서 전해액을 제거하고 재포장한다. 이후 총 전력저장용량의 60%의 충전시켜 14일간 보관한다.
7. 모듈화 및 조립
다수의 배터리 셀을 한 꾸러미로 묶는다. 여기에 냉각장치, 가열장치, 전압 모니터링 회로 등을 포함한 제어시스템을 조립해 모듈로 만든다. 이러한 모듈 여러 개를 케이스에 넣고 각종 전기회로들과 추가 연결하면 완성품 배터리팩이 된다.
전기자동차의 다크호스: 아시아
아시아는 배터리 제작기술 부문에서 큰 강점을 가진다
미래에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지배할지도 모른다
중국
중국 정부는 201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지배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특히 워런 버핏으로부터 2억3,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것으로 유명한 중국 선전 소재 BYD사는 자사의 전기자동차 e6를 상반기 중 중국에, 하반기 중 미국에 출시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10.36㎢(약 313만평)의 부지에 고층 기숙사를 짓고 직원 3만명을 거느리고 있는 이 회사는 오는 2025년까지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로 등극한다는 포부다.
일본
지난 91년 소니가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한 이래 이 분야는 일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일본 배터리 제조사들은 미쓰비시, 닛산, 토요타 등과 손잡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대한민국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자동차로 주목받는 쉐비 볼트에는 LG화학에서 제작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지난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산업과 관련기업에 24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러스트벨트(rust belt)로 불리는 사양길에 접어든 도시들이 활력을 되찾고 있다. 1. 존슨 콘트롤즈 현재 프랑스의 유명 배터리업체인 사프트와 협력해 벤츠, BMW, 포드 등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DOE는 이 회사가 미시간주 홀랜드에 새 공장을 짓는데 필요한 자금 2억9,920만 달러를 지원했다. 2. A123 시스템즈 디트로이트 인근에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DOE로부터 2억4,91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여기서 생산된 배터리를 GM, 크라이슬러 등에 납품하는 게 목표다. 3. 다우코캄 DOE의 자금 1억6,100만 달러를 받아 미시간주에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4. 콤팩트 파워 쉐비 볼트용 배터리를 공급할 신규 미시간주 공장의 건설을 위해 DOE에서 1억5,14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5. 에너델 DOE에서 1억1,850만 달러를 지원받아 인디애나폴리스에 세 번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
전기자동차의 다크호스: 미국
미국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넘쳐나고 큰손들이 많다는 이점이 있다
미국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전기자동차 시장 장악을 위한 대규모 베팅에 나서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미국 전기자동차 산업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샌프란시스코는 유명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 모터스를 포함, 많은 관련업체들의 본사가 위치한다. 이미 얼리어답터들을 위한 전기충전소까지 설치돼 있다. 스탠포드대학,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등이 배출한 전기자동차 분야의 인재들이 넘치며 벤처캐피털들의 투자도 활발하다.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는 고급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하는 신생기업 피스커 오토모티브의 소재지다. 올해말 중국산 전기자동차 코다(CODA)를 수입 판매할 코다자동차도 이곳에 있다.
디트로이트
자동차 빅3가 아직 건재하다. 특히 GM과 포드는 전기자동차에 사운을 걸고 있다. GM은 쉐비 볼트 외에 캐딜락을 플러그인으로 개조할 계획이며 포드의 경우 포커스 BEV를 시작으로 향후 2년 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를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디트로이트가 속한 미시간주에는 또 최소 4개사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GM의 신규 배터리팩 조립 공장도 올해 1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사인 에너델은 자사 사업장이 있는 인디애나폴리스를 자동차 업계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한다는 계획 아래 제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델파이, 앨리슨 트랜스미션, 레미 등 다수의 자동차부품기업들도 여기에 둥지를 틀고 있다.
테네시주 스미어나
닛산은 오는 2012년경 스미어나 공장에서 연간 최대 15만 대의 리프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닛산은 또 리프에 들어갈 배터리 생산을 위해 미국 에너지부(DOE)에서 14억 달러를 지원받아 테네시주에 새 공장을 짓고 있다.
보스턴
MIT는 최첨단 에너지 저장 기술 연구의 메카다. 이 대학의 교수들은 연구성과를 기업을 통해 산업화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업계에서 급부상한 신생 기업인 A123 시스템즈가 그 실례다. 이 회사는 쉐비 볼트용 배터리 공급경쟁에서는 아쉽게 탈락했지만 GM과의 공동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피스커에도 배터리를 납품 중이다. 특히 세스나에는 항공기 제트엔진용 배터리를, BAE시스템즈에는 뉴욕·토론토·샌프란시스코에서 운용되는 하이브리드 버스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보스턴은 A123 시스템즈 외에도 보스턴 파워즈를 비롯한 다수의 신생 배터리 기업들이 사브나 스웨덴 정부 등과 협력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모델: GM 쉐비 볼트 동력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64㎞. 백업용 가솔린엔진 장착 출시예정: 2010년 11월 모델: 닛산 리프 동력원: 배터리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160㎞ 출시예정: 2010년 12월 모델: BYD e6 동력원: 배터리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330㎞ 출시예정: 2010년말 모델: 코다 EV 세단 동력원: 배터리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193㎞ 출시예정: 2010년 11월 모델: 포드 포커스 BEV 동력원: 배터리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160㎞ 출시예정: 2011년 모델: 토요타 프리우스 PHEV 동력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21㎞. 이후 하이브리드시스템 가동 출시예정: 2010년 모델: 테슬라 모델 S 동력원: 배터리 주행거리: 배터리 1회 충전시 최대 480㎞ 출시예정: 2010년~201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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