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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졸신화' 경제사령탑에 부여된 경제활력 책무

새 정부 초대 경제사령탑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발탁됐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른바 ‘흙수저’임에도 기재부 2차관과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집안 사정으로 덕수상고를 졸업한 그는 낮에는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밤에는 야간대학을 다닌 데 이어 행정고시 26회로 공직사회에 입문했다. 명문대 출신의 내로라하는 관료가 즐비한 경제 부처에서 주경야독으로 고졸신화를 쓴 주인공을 문재인 정부 1기 경제사령탑에 기용한 것은 파격을 넘어 신선하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에 던지는 상징적 의미가 그만큼 크다. 경제학자를 포함해 수많은 대선 캠프 출신을 배제하고 정통 관료를 발탁한 것도 현실 정책 추진의 어려움을 반영한 바람직한 선택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김 후보자가 화려한 관가 복귀의 축하를 받기에는 민망할 정도로 녹록지 않다. 위기의 연속이고 극복해야 할 만만찮은 악재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새 정부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과 양극화, 민생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인선 배경 설명이 잘 말해준다. 수출이 그나마 호조를 보인다지만 얼어붙은 소비와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률, 1,400조원의 가계부채 등은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2%대로 추락한데다 장기 저성장이 국민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 나라 밖 사정은 더 캄캄하다. 도널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성장둔화 등은 언제든 우리 경제를 위협할 복병이다.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게 “이른 시일 내에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이 강한 그의 역량과 리더십이 기대를 걸게 하지만 문 대통령도 경제부총리에게 컨트롤타워로서의 권한과 역할을 분명히 부여하기 바란다. 청와대의 경제참모 직제는 옥상옥 논란을 부를 만큼 중첩된 구조다. 같은 날 선임된 청와대 경제보좌진들의 연배 또한 높다. 그럴수록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뒤탈이 없다. 김 후보자 역시 대선 공약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과 현실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노’라는 고언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나라 안팎의 악재 속에 출범하는 1기 경제사령탑의 책무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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