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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파티 목숨 걸고 한다?

서울지역 클럽 10곳 중 6곳

비상구 없고 소방시설 미흡

화재땐 대형참사 가능성 커

루프톱은 불법 주류판매에

난간높이도 낮아 추락 위험

지난 6일 오전3시께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클럽 내부가 조명이 어두운데다 담배 연기마저 자욱해 바로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박우인기자




지난 6일 오전3시 송년파티가 열린 서울 홍익대 인근의 한 클럽. 165㎡(50평) 정도 규모의 클럽은 콩나물시루처럼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귀청을 울리는 음악 소리와 어두운 조명 탓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사람들은 어지럽게 부딪혔다. 종업원들이 나르는 쟁반 위 술에 꽂혀 있는 불꽃놀이용 막대에서는 불꽃이 튀었고 사람들이 피운 담배 연기는 실내를 가득 채웠다. 만약 이곳에서 불이 난다면 끔찍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본 소화기와 비상대피로는 인파에 가려져 눈에 띄지 않았다.

연말을 맞아 클럽·파티룸 등에서의 송년회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안전관리는 부실해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밀폐된 클럽이나 파티룸에서 불이 났을 때 즉각 대피하지 못하면 유독가스를 피하기 어려워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2월 발생한 경기 화성 동탄의 주상복합건물 화재 때 인명피해가 40여명에 달한 것도 복도가 미로처럼 연결돼 있어 사람들의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흥가에 밀집한 클럽들의 방재대비는 미흡한 수준이다. 실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7월 홍대·이태원·강남 일대의 클럽 17곳에 대해 야간 불시점검을 실시한 결과 약 60%가 비상구와 소방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송년회 파티 명소로 뜨고 있는 ‘루프톱 파티(옥상 외식시설)’는 더욱 심각하다. 추락 등 안전사고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루프톱에 대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28개 업소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 업소가 난간 높이가 낮아 추락사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해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층 주택 옥상에서 외국인 남녀 2명이 낮은 난간 탓에 건물 아래로 떨어져 숨지기도 했다.

식품위생법상 옥상에서는 주류판매 등 영업이 엄격히 금지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관계 당국은 인력부족 탓에 단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소방시설을 단속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소방서별 검사지도팀 193명이 점검해야 할 특종소방대상물(일반 건축물 중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곳)은 총 20만9,000개에 달한다. 한 명의 지도팀원이 1,000개가량 건물을 점검해야 하는 셈이다. 루프톱 영업 행태 등을 단속하는 인력 역시 각 구청별로 10명 남짓에 불과하다.

백동현 가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단속인원을 늘려도 업주가 단속할 때만 신경 써서 관리하는 경우가 많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업주와 이용객들이 안전에 대한 의식 수준을 높여 소화기나 비상구를 확보하고 추락을 막기 위해 난간을 높이는 등 스스로 나서야만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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