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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드 때문에 북핵해결 목소리 못내면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위기가 심상찮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도, 기자회견을 하지도 않기로 했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중국 방문에서 공동성명이 없는 것은 23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측이 공동성명에 ‘사드에 반대하며 한국이 이를 인식한다’는 내용을 넣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미 ‘사드 봉인’을 선언한 우리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다. 중국 CCTV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이번 방중의 가장 큰 목표는 한중 양국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했던 문 대통령의 방중 구상이 출발 전부터 어그러졌다.

중국의 사드 집착은 여기서 그칠 것 같지 않다. 시 주석은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 때 의제에서 제외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한국의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해 우리를 당황케 했다. 이번에도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불가입,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불가의 ‘3불(不)’과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 사용 제한이라는 ‘1한(限)’을 재차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사드를 의제에 포함하지 않았을 때도 문제 삼았는데 공동성명조차 없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압박의 강도를 더 높이고 북핵을 지렛대로 삼아 ‘3불1한’에 대못을 박으려고 시도할 수도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설픈 합의에 매달린다면 양국관계 정상화는 고사하고 틈만 나면 빚쟁이 노릇을 하려는 중국에 끌려다닐 공산이 크다. 사드에 북핵이 밀리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최선은 문 대통령은 시 주석이 무리한 요구에 ‘노(No)’라고 밝혀 더 이상 논란의 불씨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대신 북핵에 대한 중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해야 한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를 강조하지만 이것으로는 아무 효과도 거두지 못했다. 대북 원유수출 금지가 대북 제재 효과를 배가할 수 있음에도 이를 행하지 않은 것도 중국이다. 이번 기회에 사드의 원죄는 우리가 아니라 북한에 있고 중국이 이를 방관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대북 제재에 대한 확답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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