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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살이 고달파도 다세대·연립 안산다

아파트 대비 상승률 절반 그쳐

"투자가치 없다" 매매수요 줄어

서민주거 한 축서 애물단지 전락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A씨는 지난해 결혼을 앞두고 지하철 7호선 역세권의 신축 빌라를 알아봤다. 전용 60㎡를 2억2,000만~2억5,000만원선이면 전세로 구할 수 있었다. 매매와 전세의 차이가 1,000만~3,0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중개업소 사장은 매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지만 A씨는 거절했다. A씨는 “전세 한두 번 살면서 돈을 모아 아파트 전세로 옮길 생각”이라며 “계속 전세로 살더라도 투자가치가 떨어지는 연립·다세대를 매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서민 주거의 한 축을 담당했던 다세대·연립이 아파트 인기에 밀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만 몰리는 주택 시장 양극화의 또 다른 단면인 셈이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월 초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수도권 연립·다세대 가격이 평균 1.6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아파트는 3.16% 올라 연립·다세대 상승률이 아파트의 절반에 그쳤다.

서울의 경우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서울의 경우 연립·다세대는 같은 기간 2.29% 오른 데 반해 아파트는 평균 6.07%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중랑구·강북구 등이 위치한 서울 동북권은 1.45% 올랐으며 은평구·서대문구 등이 속해 있는 서울 서북권의 연립·다세대는 2.8% 상승했다. 이 같은 시세도 정비구역 내 다세대까지 포함한 것으로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일반 다세대 주택의 경우 실제 시세는 더욱 떨어진다는 것이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종수 에이스공인 대표(서경 부동산 펠로)는 “과거 빌라의 전세가율이 70%선은 됐으나 이제는 90%가 넘는다”며 “빌라는 입주 후 5년이 지나면 결로가 생기는 등 노후가 급격히 진행되기 때문에 ‘나 홀로 아파트’라도 빌라 대신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국토부 실거래가 사이트에 따르면 강동구 천호역 인근의 한 연립주택(1994년 준공)은 2013년 전용 82.5㎡가 2억4,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4월 같은 연립의 70.7㎡형이 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중랑구 면목역 인근 R빌라(2002년 준공)는 전용 46.9㎡가 지난해 12월 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그러나 2016년 11월에는 같은 빌라의 49.6㎡형이 1억9,500만원, 2014년에는 49㎡형이 2억6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인기가 시들하다 보니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해온 연립·다세대·다가구의 향후 인허가 물량도 줄고 있다. 2015년 서울에서만 5만7,465가구의 다세대·연립이 건설 인허가를 받았으나 2016년에는 4만5,755가구, 지난해에는 3만3,818가구로 줄었다. 전국적으로도 △2015년 14만2,104가구 △2016년 12만2,464가구 △2017년 9만7,086가구로 하향 추세다. 서울 내 다세대·연립의 재고주택은 85만927가구로 아파트(166만7,318가구)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통계 스타트업 공감의 최우현 이사는 “정비구역 내 다세대·다가구의 경우 최근 몇 년간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재개발 가능성이 없는 다세대·연립 가격은 주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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