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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태양광· 풍력 과속, 외국기업만 배불릴라

탈원전 정책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 풍력·태양광설비 시장을 해외 기업들이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00%였던 풍력설비의 국산 채택률은 올 9월 30%로 떨어졌다. 해외 제품 가운데 ‘베스타스’라는 글로벌 1위 브랜드를 보유한 덴마크산이 절반에 가까운 4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독일과 스페인 등 유럽 기업도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약진했다.

외국 기업의 잠식은 태양광설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태양광패널의 국산 점유율은 83%에서 67%로 떨어졌다. 태양광 시장의 해외 잠식은 중국의 저가공급에 따른 가격 경쟁력 약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 기간 중국산 채택 비율은 33.4%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풍력발전은 국내의 산업적 기반이 워낙 취약해 기술력과 가격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모두 불리하다고 한다.

정부는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현재의 7%에서 2030년까지 20%로 늘리는 ‘3020 에너지 전환정책’을 내놓고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산업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해외 기업의 배만 불리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발전용량을 급격히 늘리기로 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투자속도를 높여야 하지만 관련 산업기술 기반이 취약해 해외 의존도가 심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풍력은 신기술 적용 설비라도 실제 운영을 통해 성능을 검증받아야 하지만 소음이나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테스트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태양광은 태풍으로 폐기된 태양광패널의 처리 규정이나 처리 전문업체조차 없다시피 한 실정이다.



‘3020 프로젝트’ 목표 달성에 필요한 투자금액은 자그마치 110조원에 이른다. 지금처럼 해외 기업에 잠식당하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취약성을 고려하면 국부 유출 리스크가 크다. 정책 과속으로 선진국 기술에 치이고 중국의 가격공세에 밀리는 샌드위치 신세가 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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