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여의도 마지막 유세에서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냐, 아무개냐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 국민과 내란 세력 간의 정면 대결"이라며 막판 표심 결집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지자들과 시민들은 하나같이 파란 계열의 옷과 소품을 착용하고 파란색 불빛이 반짝이는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박찬대·윤여준·강금실·정은경·김경수 등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김수용 코미디언, 이기영 배우 등이 모인 가운데 이들은 선거 유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는 이날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기 위해 모인 여의도에서 피날레 유세를 펼쳤다. 그는 연설 초반 "여의도는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라며 "우리 국민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어두운 내란의 밤을 작지만 소중한 빛으로 환히 밝혀 헌법과 민주주의를 구하고 나라와 미래를 구하고 우리 모두를 함께 구했다"고 호응을 유도했다. 이 후보는 "빛의 혁명이 시작됐던 이곳 여의도에서 우리는 빛의 혁명을 완수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안보·질서유지·민생이 정부의 존재 이유라며 윤석열 정부에서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외면했거나 무능·무관심했다고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정권은 평화를 훼손하고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 군사 도발을 유인했다"며 "과연 이들이 안보를 제대로 챙기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말로만 법치를 외치던 그들이 실제로는 가장 앞서서 법을 파괴했다. 이·채·양·명·주를 기억하냐"며 이태원 참사, 채 해병 사건, 양평 고속도로 특혜 논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주가조작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지난 3년간 민생은 파탄나고 경제는 폭망했다"며 "역대 최악의 경제 무능 정권"이라고도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 당선 시 최우선 과제로는 내수경기 진작을 포함한 경제 회복을 꼽았다. 이 후보는 "이재명에게 국정을 맡을 기회를 주시면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지휘하는 '비상경제대응TF'를 곧바로 구성하겠다"며 "실행 가능한 단기 응급 처방은 물론이고 중장기적 대응책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유세 내내 강조해 온 주식시장의 정상화도 재차 약속했다. 이 후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인 불공정거래, 주가조작, 산업·경제·기업 정책의 부재,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이 네 가지를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며 특히 추경과 상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내일 이재명을 선택해 주시면 민주당이 신속하게 상법을 개정해서 하루도 지체하지 않고 서명하겠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어떻게 경제가 살아나고 민생을 살리는지 취임하자마자 바로 추경과 주식시장 정상화를 통해 확실히 체감되게 만들어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반드시 내란의 책임자를 다 찾아내고 진상을 정확하게 규명해서 주요 책임자들을 문책하겠다"며 "다시는 이 나라에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위협하는 이런 내란 사태는 꿈도 꿀 수 없게 만들어놓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후보는 서울 강북 북서울 꿈의숲에서 진행된 강북·성북·도봉·노원 유세에서 '세나구(세 표가 나라를 구한다)'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의 아바타, 전광훈의 꼭두각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내란수괴 윤석열이 상왕으로 돌아와서 이 나라를 다시 지배하게 된다"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단 한 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고, 그들에게 역사적·형사적·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표를 포기하는 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투표와 주권을 포기하는 건 중립이 아니라 잘못된 현실의 기득권을 편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대통령이 되면 절대로 국민을 편 가르지 않겠다"며 "파란색을 대표해 대통령이 되어도 빨간색을 좋아한다고 해서 배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자들과 시민은 엄지손가락을 들고 "진짜 대한민국"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 구호를 외치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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