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뒤를 이을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 자리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직전까지 원내대표 겸 당대표직무대행을 지낸 박찬대 의원과 최근 법제사법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정청래 의원의 2파전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아직 공식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기도 전이지만 이미 소셜미디어(SNS) 상에서는 두 사람 중 차기 당대표는 누가 될지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소셜네트워크(SNS)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로 분석해주는 ‘썸트렌드’를 통해 정 의원이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6월 15일부터 27일까지 2주간의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한발 먼저 출마를 선언한 정 의원(3만 558건)이 박 의원(2만 5816건)을 앞질렀다. 다만 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23일부터는 언급량이 역전되며 두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26일에는 두 의원의 언급량이 모두 전날보다 소폭 늘었다. 이날 정 의원은 국회 본청 입구에서, 박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구 옆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해 인사를 나눴다. 이후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시 이 대통령이 ‘상대 후보는 어디 갔어요’라고 묻자 ‘안 왔어요’라고 농담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 대통령께서 국회에 입장하며 가장 먼저 제게 다가와 ‘열심히 하고 있습니까’라고 했다”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는 게 저의 답이었다”고 전했다.
긍정·부정 언급량 추이에서는 박 의원이 앞서고 있다. 박 의원과 함께 언급된 단어 목록에는 ‘잘하다’ ‘좋다’ 등 긍정적 단어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정 의원은 ‘비판하다’ ‘싫다’ 등 부정적 표현과 함께 언급된 영향이다. 다만 이 중에는 ‘정 의원의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비판’ 등 단순 언급도 섞여 있어 정 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두 의원의 긍정 언급을 보면 당원들의 지지 이유도 보인다. 지지자들은 박 의원에 대해서는 ‘조용하지만 책임감 있다’ ‘강성보다는 온건한 리더십’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정 의원에 대해서는 ‘실천하는 개혁가’ ‘타협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상대 후보를 향한 공세가 과열되며 네거티브전이 펼쳐질 조짐도 보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 의원이 지난 2018년 한 방송에서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통령을 향해 “이재명 지사가 이야기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수박’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정 의원은 “민주당에는 수박이 없다”며 “정청래 보고 수박이라고 하면 도대체 수박 아닌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두 사람의 연관어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이재명’이다. 이 대통령의 이름은 두 의원의 연관어 목록에서 ‘대표’ ‘당대표’ 다음으로 많은 언급량을 보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이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하며 ‘명심’을 내세우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26일 시정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본회의장을 퇴장하던 중 두 의원의 손을 포개어 맞잡았고, 서로 악수하게 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후 정 의원은 “갈라치기·분열하지 말고 축제 같은 전당대회를 하는 주문으로 읽었다”고 말했고, 박 의원도 “전당대회를 멋있는 축제로 만들어 멋지게 경쟁해 달라는 의미로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잡지 않았을까”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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