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
[영상]“택시서 못 내리니까 도로에 커피 놔달라”…점주 “드라이브스루냐" 분통
사회사회일반 2024.06.29 09:12:25택시를 타서 내릴 수 없다며 자신이 주문한 커피를 차가 다니는 대로변에 놓아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한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의 포장 전문 카페 사장 A씨는 지난 24일 오전 9시께 전화로 아메리카노 주문 연락을 받았다. 10분 뒤 다시 연락한 남성 손님은 “택시 타고 가는데 중간에 내릴 수가 없다”며 “대로변에 커피를 놓아달라”고 요청했다. 가게에서 대로변까지는 인도와 자전거 전용도로로, 화단을 지나야 하는 등 거리가 꽤 있어 A씨는 “지금 바빠서 안 된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남성은 “택시 기사가 중간에 못 내리게 한다”며 재차 갖다 달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A씨는 결국 남성의 요청을 들어줬다. 다만 커피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대로변 바닥이 아닌 인근 벤치에 두고 왔다. 그러나 택시에서 내리지 못한다던 남성은 가게로 직접 와 커피 값을 결제하고 영수증까지 챙긴 뒤 달려 나갔다. 이는 ‘영수증 리뷰’를 남기기 위한 것이었다. 카페에 대한 후기를 남기기 위해 영수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남성은 자신이 남긴 리뷰에 “불쾌하다. 왜 손님한테 한숨을 쉬냐”며 “오전 시험 때문에 전화로 주문하고 택시 타고 가다가 기사님이 커피 받고 다시 타는 건 안 된다고 하셔서 혹시 대로변에 놓아주실 수 있는지 여쭤본 것”이라며 “그런데 ‘하 손님 지금 바쁜데...’라고 바로 짜증내셨다. 여쭤볼 수도 없는 거냐. 안 된다는데 제가 계속 우겼다면 모를까”라고 적었다. 이어 “저도 안 될 거로 생각하고 여쭤봤다. 안 되면 내려서 받고 뛰어가려고 했다. 시험 내내 화나서 집중 못 했다. (카페에) 몇 년 다닌 거 아까워 죽겠다. 이 가게 홍보하고 다닌 거 다 취소하고 싶다. 쿠키 많이 사 갈 때 활짝 웃던 분이랑 같은 분 맞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그 와중에 뛰어가서 키오스크 결제하니 문자로 계좌번호 보냈다고 이체하라고 하더라. 아침 9시에 손님한테 짜증 낼 정도로 바쁘셨냐”고 되물었다. 이에 A씨는 답으로 “저희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이 아니다. 택시 타고 오시면 제가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드려야 하나. 제가 어디까지 해드려야 하나. 그리고 대체 어느 대로변에 커피를 놓아드려야 하나. 사람이나 차가 지나가다가 커피를 엎어버릴 수도 있는데 말이 되는 요구를 하셨어야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빠서 안 된다고 했는데도 ‘작년에 많이 갔다. 얼굴 보면 아실 거다. 그냥 대로변에 놓아달라’고 하셨죠? 안 될 걸 알면서도 왜 물어보시냐”며 “아침 9시가 가장 바쁜 시간대여서 밖에 절대 나갈 수 없다. 실제 들어온 주문 보여드리면 되겠냐”고 반문했다. 끝으로 A씨는 “이렇게 리뷰 남기려고 내릴 수도 없는 택시에서 내려서 결제하고 가셨냐? 그러면 애초에 커피를 가지러 왔으면 됐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손님은 A씨의 답글에 별다른 응답을 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A씨는 ‘사건반장’에 “무심코 내뱉은 말에 자영업자는 상처받는다.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북스&] 춤추는 데도 '자격'이 있나…장애 무용수의 돌파하기
문화·스포츠라이프 2024.06.29 09:05:002022년 서울아트마켓(PAMS)에서 선보인 ‘무용수 되기’ 공연 프로그램. 회색 티와 검정 하의를 입은 장애인 무용수와 다른 무용수와 함께 매끄러운 바닥을 무대로 삼았다. 두 사람은 어깨를 천천히 돌리고 로봇 팔을 움직이듯 어깨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였다. 장애인 무용수가 쓰는 상체의 근육은 비장애인 무용수와 다를 바 없었고 그들의 조화는 자연스러웠다. 작품에 몰입한 장애인 무용가 이윽고 휠체어에서 내려와 두 팔과 두 발을 사용해 바닥에서 뒹굴며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이제 막 세상에 나온 기린처럼 조심스럽지만 민첩하게. 변호사이자 무용수인 김원영씨가 프로젝트이인과 협업해 만든 ‘무용수- 되기’라는 작품이었다. 유전성 골격 질환인 골형성부전증으로 인해 김원영은 어릴 때부터 타인과의 차이를 인식하게 됐다. 가슴이 툭 튀어나오고 상체에 비해 하체가 짧고 얼굴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 사실 스스로 인식했다기보다 어머니와 할머니 등 주변 어른들의 말들이 깊이 내면화된 결과다. 다른 아이들이 기어다니지 않는 나이에 이르자 ‘기어다니지 말라’ ‘(가슴이) 불거지지 않게 해라’는 요구들을 들었다. 어른들이 꼽은 이유는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이 필요해지고 불편하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다. 김원영은 휠체어를 타면서도 이왕이면 키를 커 보이게 하고 다리를 길어 보이게 하기 위해 통이 큰 청바지를 사서 모양을 만든 채로 빨고 말렸다. ‘정상인’의 몸과 비슷하게 보이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 그에게 ‘춤’이라는 것은 자격의 문제였다. ‘내가 춤에 대해 쓸 수 있을까. 아니 춤을 출 수 있을까. 장애인의 권리와 존엄에 대해 말하면서도 정작 장애가 있는 몸을 열등하고 추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를 멈추지 못했던 내게 그럴 자격이 있을까.’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사계절 펴냄)’ 이후 6년 만의 새 저서 ‘온전히 평등하고 지극히 차별적인(문학동네 펴냄)'으로 찾아온 김원영은 장애인도 춤을 출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힘든 과정을 담았다. 그는 2021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대학원 과정에 지원했지만 합격하지 못했다. 한예종은 다음 해 김예지 국회의원이 한예종의 무용원, 연극원 등 소속의 일부 학과에서 장애가 있는 지원자들을 선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질의하자 이 같이 답변을 냈다. 전공 특성상 고도의 신체능력과 긴밀한 협업능력이 필수적인데다 신체적·지적 장애학생에게 일반 학생과 같은 수준의 수업을 진행하거나 소수 장애학생을 위한 별도의 수업 개설이 어렵다는 것. 김원영의 도전들은 장애가 있는 무용수는 고도의 신체능력과 긴밀한 협업능력이 있다는 사회의 일반적인 ‘시선’을 돌파하는 과정이 됐다. 그는 춤을 추면서 자신을 포함한 장애가 있는 이들이 왜 타인과 눈을 마주칠 때 노려보게 되는지도 알게 됐다. 위에서 내려다보듯 보는 ‘응시’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기제였다는 것. 잔뜩 긴장돼 있던 가슴과 어깨에 힘을 푸는 법도 이해하게 됐다. 무엇보다 몸의 차이를 자격의 관점이 아니라 다름으로서 스스로 받아들이게 됐다는 점, 그리고 그로 인해 분명한 색깔을 갖고 존재하게 됐다는 점이다. 그의 글이 탁월함을 보이는 부분은 이 돌파 과정을 개인의 경험에 국한하는게 아니라 역사적인 고찰을 담아내 ‘춤의 자격’에 대한 탐구를 폭넓게 녹여낸 점이다. 그는 영화 ‘위대한 쇼맨’으로 유명해진 공연 기획자 피니어스 바넘에 대해서도 새롭게 조명한다. 장애를 가진 이들을 모아 공연을 선보인 ‘프릭쇼’가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나 배제된 이들에게 직업은 물론 대중에게 노출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 점은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제국의 시선을 내면화해야 했던 식민지의 무용수 최승희부터 권위에 대항했던 이사도라 덩컨까지 춤에 새겨진 억압과 돌파의 역사는 수세기를 걸쳐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
휘발윳값 8주 만에 상승 전환…경유도 9주 만에 올라
산업산업일반 2024.06.29 09:02:45국내 휘발유 가격이 8주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당분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유 가격도 9주 만에 오르기 시작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3~27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6.7원 오른 1655.4원을 기록했다. 5월 둘째주부터 7주 연속 하락하다가 상승 전환한 것이다. 휘발유가 가장 비싼 지역은 서울로 전주 대비 7.0원 오른 1718.5원을 기록해 전국 평균보다 63.1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저렴한 지역은 대구로 전주 대비 8.8원 오른 1624.8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30.6원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알뜰주유소 휘발유가 평균 1630.2원으로 가장 낮았고, GS칼텍스가 1663.5원으로 가장 비쌌다. 휘발유를 가장 비싼 값에 공급한 정유사는 에쓰오일로 11.7원 오른 1556.6원을 기록한 반면 가장 저렴하게 공급한 정유사는 GS칼텍스로 16.4원 오른 1504.1원을 기록했다. 전국 주유소의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8.3원 오른 1486.4원을 기록했다. 5월 첫째주부터 8주 연속 하락세를 끝내고 9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국제유가는 여름철 미국 석유 수요 증가와 지정학 리스크 고조 등으로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84.8달러로 전주보다 0.5달러 상승했다. 보통 휘발유는 배럴당 90.6달러로 1.2달러 올랐다. -
SK하이닉스 '3D D램'의 비밀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산업기업 2024.06.29 09:00:00정보기술(IT) 시장에 관심 많으신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SK하이닉스(000660)가 얼마전 미국 하와이에서 개최됐던 'VLSI 2024' 학회에서 발표한 3D D램에 관한 논문을 심층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SK하이닉스가 이 논문에서 밝힌 3D D램 구조와 전기적 특성, 향후 목표까지 낱낱이 파헤쳐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3D D램의 구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D와 3D는 어떻게 다른가?=현재 범용으로 생산되는 2D D램과 SK하이닉스가 개발 중인 3D D램의 차이를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우선 두 D램은 기억 소자(1개 트랜지스터+1개 커패시터)의 모양이 다릅니다. 기존에는 평평한 실리콘 웨이퍼 위에 전하 알갱이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트랜지스터를 배치하고, 또 트랜지스터를 통과한 알갱이들이 저장되는 커패시터가 굴뚝처럼 우뚝 솟게 만들었죠. 3D D램은 다릅니다. 트랜지스터와 커패시터를 눕혔습니다. 평면에 있던 기억 소자들을 눕혀서, 마치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쭉 쌓는 거죠. 이렇게 하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같은 대당 2000억원 이상의 고가의 초미세회로 설비를 활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한계에 도달한 '무어의 법칙'에서 그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거죠. 또 기억 셀 사이 공간이 여유로워 간섭 현상도 덜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존하는 2D D램의 최대 용량은 32Gb. 즉 320억개의 소자가 한 개 칩의 평면 속에 욱여넣어져 있는데요. 3D D램이 상용화된다면 40층으로 셀을 쌓는다고 가정했을 때 아주 넉넉하게 해도 48Gb(480억 개 비트) 정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하죠. 되기만 하면 혁신입니다. ◇SK하이닉스 3D D램의 테스트 수율, 56.1%= "그래. 컨셉 자체는 되게 좋은데. 그럼 꼿꼿하게 서있는 커패시터를 어떻게 눕혀서 쌓을 거야? 무너지진 않을까? 트랜지스터에서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에 전압을 거는 워드라인은 어디에, 비트(0또는 1) 저장에 관여하는 비트라인은 어떻게 놓을 거야?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게 동작은 해?" SK하이닉스는 이런 호기심을 가지셨던 독자 분들께 답하기 위해 이번 논문을 낸 것 같습니다. 찬찬히 보시겠습니다. 먼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3D D램 구조를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기존 메모리에서는 비트라인과 워드라인을 모두 수평으로 놓았죠. 하지만 3D D램에서는 비트라인을 수직 기둥으로, 워드라인을 기다랗게 수평으로 놓는 방법을 택합니다. SK하이닉스는 워드라인을 수직으로 둬 보기도 하는 등 여러 구조로 변경해가면서 실험을 해봤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비트라인을 수직으로 놓을 때 메모리에 저장된 0 또는 1을 정확하게 판별하는 '센싱 마진(margin)'이 더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합니다. 워드라인과 연결된 트랜지스터의 대문 역할을 하는 ‘게이트’의 구조도 특이합니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그러니까 전하 알갱이들이 지나가는 통로인 채널을 감싸고 있는 구조를 약간 변형한 한 더블 게이트. 그러니까 햄버거 패티를 감싸고 있는 빵처럼 두 개의 게이트가 채널을 감싸고 있는 것이 특이합니다.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 모양도 다릅니다. 현존 D램의 커패시터는 아주 가늘고 긴 굴뚝 모양이죠. 되도록이면 많은 전하를 저장하기 위해서 이렇게 만든 건데요. 반면에 SK하이닉스의 3D D램 커패시터는 길이가 짧고 뭉툭합니다. 그 이유는 커패시터의 면적이 기존 D램보다 작아도 되어서인데요. 3D D램은 특성상 비트라인 한개 당 관리해야 하는 셀 수가 기존 D램 대비 10분의 1이나 적다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비트라인은 100명 책임지던 걸 딱 10명만 관리하면 되니까 부담을 확실히 덜게 되겠죠? 각 커패시터에 저장된 전하 수가 줄더라도 여유롭게 정보 판별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또 D램 셀을 구동하는 주변(peri.) 회로는 D램 소자들 아래 배치됩니다. 이 컨셉 뭔가 많이 들어보셨죠. 맞습니다. 3D 낸드플래시의 페리언더셀(PUC) 또는 셀 온 페리(COP) 기술과 유사합니다. 낸드 소자들 바로 아래에 주변회로가 위치시키는 것인데요. 똑같은 원리입니다. 실제 세상에서 아파트 야외 주차장을 지하주차장으로 옮긴 것과 비슷한 건데요. 한 개 웨이퍼에 더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고, 셀과 주변회로의 거리가 더 가까워져서 신호 전달이 빨라진다는 측면에서 '일타쌍피'죠. 독특한 점은 셀이 만들어지는 웨이퍼와 주변회로가 별개로 제작돼서 하이브리드 본딩이라는 패키징 기술로 결합합니다. 지금까지 D램에서는 없던 시도죠. 중국 낸드 회사 YMTC의 엑스태킹(Xtacking)이라는 낸드 결합 기술과도 유사합니다. 다만 하이브리드 본딩 연결을 위한 셀과 구동회로의 배선을 만드는 것도 HBM에서 쓰인 실리콘관통전극(TSV)과 버금가는 아주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범프를 활용하는 일반적인 칩 패키징보다 더 어려운 영역입니다. 자, 그래서 이런 복잡다단한 구조로 3D D램을 만들어 테스트해봤더니 SK하이닉스가 확인한 수율은 56.1%였습니다. 1000개 중에서 561개가 D램의 기본적인 '읽고 쓰는'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다는 거죠. 범용 D램의 경우 최종 연구개발 이후 양산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수율은 60~70%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이 테스트 웨이퍼는 양산까지 정말 많은 개발 과정과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상용화 가능 단수는 약 40단으로 언급이 되는데, 딱 5단으로만 쌓아서 만든 결과물이기 때문이죠. 그래도 업계에서 "이게 진짜 될까? 상용화가 될까?" 하던 반신반의하던 와중에 실제로 이 소자가 동작을 한다는 것을, 그것도 두 개 웨이퍼를 결합한 뒤에도 절반의 칩이나 살아남아서 제대로 움직인단 걸 보여준 건 정말 유의미하죠. 3D D램이 차세대 칩으로 급부상했다는 걸 증명하는 혁신적인 슬라이드입니다. 또 웨이퍼를 보시면 검은색으로 표시된 죽어버린 칩은 주로 가쪽에 위치했습니다. 수율이 높은 공간에서 전기적 특성은 어느정도 확인이 됐으니, 공정만 제대로 끌어올리면 불량품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기도 합니다. 최첨단 패키징 방식인 하이브리드 본딩도 컨디션이 아주 좋습니다. 그래프를 보시면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결합한 배선들의 저항값을 나타낸 점이 어느하나 오른쪽, 왼쪽으로 튀는 것 없이 아주 고르게 일직선으로 분포된 것이 보이죠. 제가 취재하기로는 SK하이닉스의 라이벌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3D D램을 연구하면서 SK하이닉스와 비슷한 하이브리드 본딩 실험을 하고 있는데요. 전기적 특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아서 애를 먹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합니다. 그 외 특성들도 아주 좋습니다. 트랜지스터의 스위치를 켜고 끌 때 누설전류를 알 수 있는 S·S(subthreshold Swing)의 기울기를 볼까요. 0V~문턱전압 사이를 보시면(위의 왼쪽 그래프), 기존 2D D램보다 훨씬 가파르죠. 스위치가 켜질때 칼같이 필요한 전력만 딱 쓰면서 셀 당 누설 전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결과값도 얻었습니다. 또 이번 논문에서는 GAA 소자, 듀얼 게이트의 큰 단점도 언급했는데요. 3D D램은 게이트가 채널을 둘러싸는 구조이다 보니, 트랜지스터에서 채널에 갇힌 불필요한 정공(+)을 제거해내지 못합니다. 그러면 커패시터에 잘 저장돼 있어야 할 전자(-)를 불필요하게 끌어당기고 빨아들입니다. 그게 논문에서도 언급된 '플로팅 바디 효과(Floating Body Effect)입니다. 둥둥 떠있는(floating) 채널의 특성 때문에 치명적인 누설 전류와 데이터 오류가 생기는 거죠. 물론 커패시터에서 빠져나간 전자를 다시 채우는 ‘리프레시’라는 방법도 있습니다. 문제는 리프레시의 단점도 간과할 수 없다는 거죠. 문제가 생긴 소자에 리프레시를 하다보면 그 소자를 관리하던 워드라인이 멈춥니다. 워드라인에 걸려있는 나머지 셀들까지 작업이 일시적으로 멈추면서 시간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이 발생하죠. 이 플로팅바디 효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기존 D램에서도 발생했던 또다른 누설전류 문제인 GIDL(Gate Induced Drain Leakage), 이른바 '기들'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GIDL을 어떻게 감소시키는지는 아주 소상히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어쨌든 GIDL, 플로팅바디 효과 등 두 개의 금쪽이들 중에 적어도 한 녀석은 확실하게 단속하면서 범용 D램과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게 도달했고, 리프레시 작업 전까지 데이터 보존(retention)을 하는 시간 또한 상당히 늘어났다는 결과물을 공개됐습니다. ◇SK하이닉스는 3D D램을 몇단까지 만들 계획일까=그럼 이제 SK하이닉스는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논문 막바지에는 단수에 대한 설명을 넣어놓았는데요. 회사는 위 그래프처럼 현재의 5단에서 앞으로 32단→64단→96단→128단→160단→192단까지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3D 낸드의 단수 쌓기와 아주 비슷한 전개죠. 또 재밌는 것은 넷 다이, 즉 같은 단수라도 공정에 따라 데이터 저장 공간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이것도 낸드의 발전 흐름과 비슷한데요. 예컨대 최근 낸드 업계에서는 단위 면적 당 채널홀을 9개 뚫는 9-홀(hole)에서 14개의 구멍인 14-홀(hole)까지 좁고 세밀하게 뚫어서 비트 수를 늘리는 흐름과 유사합니다. 뭔가 신박한 방법을 계속 개발해서 32단 3D D램이라도 더 업그레이드한 용량을 구현하겠다는 포부죠. 특히 3D D램에서 이런 것들을 해내려면 원자층증착(ALD) 같은 최첨단 공정이 필요한데, 이 분야에서의 ALD 장비 공급사로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유진테크(084370) 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3D D램이 상용화되는 순간과 최초 양산의 주인공이 SK하이닉스일지, 삼성전자, 마이크론일지. 혹은 완전히 새로운 게임체인저가 나타나 업계를 뒤집을 것인지. 수년 뒤 3D D램 시장을 상상하면 가슴이 적잖이 웅장해집니다. SK하이닉스가 HBM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처럼 차세대 메모리인 3D D램에서도 기술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가 주목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삼쩜삼과 협업한 세무사, 5월 평균 매출액 6300만원 찍었다
산업중기·벤처 2024.06.29 09:00:00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가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정기신고 기간에 맞춰 출시한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통해 세무사와의 상생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삼쩜삼은 앞서 2000만 명 고객의 편익과 세무사 편의성에 초점을 둔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출시했다. 환급 대상이 아니어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하는 동시에 일선 세무사에게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업무를 볼 수 있는 특화된 플랫폼을 제공해 업무 확장과 매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5월 한 달 간 삼쩜삼이 집계한 세무사무소 1곳당 평균 매출은 6310만원이다. 이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사무소는 4억 340만 원을 벌었다. 1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사무소만 12곳에 달한다. A 세무사는 “(삼쩜삼 솔루션과 특화 플랫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면서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B 세무사는 “업력이 적어 경제적으로 힘든 세무사들도 많은데, 빠르고 간편하게 고객을 만나고 손쉽게 신고할 수 있어 동료 세무사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C세무사는 “삼쩜삼 플랫폼을 통한 세금 신고가 성장할수록 세무 사각지대가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세무사와 상생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로 파트너 세무사 만족도 조사에선 △세무사 신고 서비스에 제공됐던 솔루션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신고가 가능했다 △플랫폼에서 다양하고 많은 고객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자비스앤빌런즈 정용수 CEO는 “삼쩜삼과 세무사의 협업이 일회성에 그칠 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이라는 점을 증명해냈다”면서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더욱 안정적인 세무사 신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호반건설,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두각.. 위파크 안동 호반 관심
사회사회이슈 2024.06.29 09:00:00호반건설이 민간공원 특례사업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인천과 광주에서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를 공급했다. 특히 지난해 3월에 공급한 ‘위파크 마륵공원은 분양에 돌입한지 2개월 만에 조기 완판하면서 이목을 끌었다.이러한 가운데 호반건설이 경상북도 안동시 옥동에 ‘위파크 안동 호반’을 분양 중이다. 호반건설의 위파크 안동 호반은 지하 3층~지상27층, 9개동, 전용면적 84~101㎡ 총 820가구로 구성된다. 단지는 지난해 진행된 1·2순위 청약에서 678가구 공급에 3,644명이 신청해 평균 5.37: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현재 전용 84타입이 계약 마감임박을 앞두고 있다.<위파크 안동 호반 조감도, 자료제공: 호반건설>위파크 안동 호반은 경북 안동에서 최초로 공급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로 공급된다. 공원 안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만큼 풍부한 녹지와 각종 편의시설을 내 집 앞마당에서 누릴 수 있다. 특히, 상록공원과 바로 연결되는 산책로가 조성돼 도심 속에서 공원을 조망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호반건설의 위파크 안동 호반은 안동에서도 주거선호도가 높은 ‘옥동 생활권’에 위치해 있어 교육, 편의시설, 교통 등 다양한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복주초등학교와 영호초등학교가 도보거리에 있고, 안동중학교, 안동중앙고등학교, 안동중앙도서관, 옥동사거리 학원가 등이 있어 교육환경이 우수하다. 인근 병·의원과 대형마트, 영화관, 금융기관, 쇼핑센터 등도 이용 가능하다. 교통 환경으로는 5번 국도(경북대로)와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등을 통해 시내·외로 이동이 용이하고, KTX 안동역과 안동터미널 이용도 편리하다.위파크 안동 호반은 남향위주의 단지 배치와 4베이 판상형 설계를 적용해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이 단지는 안동시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최고 27층으로 설계돼 탁 트인 조망이 강점이다. 또한, 가변형 벽체를 활용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주부의 가사 동선을 배려해 주방가구를 배치했고, 드레스룸, 다목적실, 팬트리 등 다양한 수납공간이 제공된다.(타입별 상이)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는 피트니스 센터, 골프 연습장 등 체육시설과 작은 도서관, 독서실, 키즈 클럽 등이 마련된다. 특히, 안동시 아파트에는 최초로 스크린 수영장 ‘스윔핏’ 2개실이 도입될 예정이다. 스윔핏은 기존 25m 수영장과 달리 개별 수조에 인공 파도 모듈과 연동된 앱 시스템, 스크린 시스템을 설치해 적당한 공간에서 수중운동을 즐길 수 있다.이 단지는 지상에 차 없는 단지로 차와 보행 동선을 분리했고, 단지 주출입구 쪽에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통학버스 정류장을 마련했다. 단지 내에는 어린이집과 초등학생 돌봄 시설인 ‘다함께돌봄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위파크 안동 호반의 분양가는 3.3㎡ 당 평균 1,269만원이다. 계약금(1차) 1천만원 정액제, 중도금 이자 후불제(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계약자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60%)는 4% 고정금리 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호반건설의 위파크 안동 호반 견본주택은 경상북도 안동시 송현동 일원에 마련되어 있다. -
파크골프채 분석 5분이면 끝…파크골프채 자가진단법
어깨동무 유튜브 2024.06.29 09:00:00파크골프 전문 유튜브 채널 ‘어깨동무 파크골프’는 28일 ‘내 몸에 맞는 최적의 파크골프채 고르는 법’을 공개했다. 파크골프 브랜드 ‘파크프로’의 김인수 파크로 기술고문이 출연해 매장에서 계측기 없이 스스로 파크골프채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다. 우선 테이블 모서리에 파크골프채의 중간 부분을 올려두고 헤드가 좌우로 돌아가는지 ‘헤드밸런스’를 체크해야 한다. 헤드가 좌우로 돌아가지 않고 헤드밸런스가 맞는다는 것은 헤드의 중심과 샤프트 센터가 일치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헤드밸런스가 맞아야 정타를 날려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라이각(Lie angle·샤프트를 지면에 뒀을 때 샤프트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도 파크골프채 구매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다. 라이각이 맞지 않으면 구부정한 자세로 파크골프를 치게 되므로, 체형을 고려해 적절한 각도가 나오는지 채 길이인지 확인하고, 몸에 맞게 길이를 조정해야 한다. 헤드의 단면과 샤프트가 수평을 이루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골프채는 공을 띄울 수 있게 헤드에 각이 있지만 파크골프채는 공이 뜨지 않도록 각 없이 설계됐다. 헤드가 지면에 닿게 내려뒀을 때 샤프트가 수평으로 떠 있어야 한다. 잘못된 채는 바닥에 붙거나 위쪽으로 들려 있다. 김인수 기술고문은 “몸에 맞는 채를 고르면 어느 정도 스윙 자세가 잡힌다”라며 “비싼 채가 아닌 자기 몸에 맞는 채를 사야지 파크골프도 건강히, 재밌게 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파크골프에 관한 각양각색의 이야기가 알차게 담긴 ‘어깨동무 파크골프’ 새 영상은 유튜브에서 매주 화·금요일에 만나볼 수 있다. -
日 새 지폐에 '韓 경제침탈' 주역… 최고액 '1만원권'에 등장 [지금 일본에선]
국제국제일반 2024.06.29 08:53:06일본에서 발행되는 새 지폐에 한국 경제 침탈의 장본인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일본에서는 내달 새 지폐가 발행된다. 새 지폐는 1만엔(약 8만7000원)권과 5000엔권, 1000엔권 총 3종이다. 일본이 지폐 속 인물을 교체한 것은 지난 2004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1000엔권과 5000엔권만 바꿨고 1만엔권 인물은 1984년 이후 40년 만에 교체된다. 그런데 새로 등장하는 지폐 인물 중 우리에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는 이가 있다. 일본에서 가장 큰 지폐 단위인 1만엔권의 새 얼굴인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다. 그는 일본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를 거쳐 여러 기업의 설립에 관여해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린다. 하지만 시부사와는 한국에는 전혀 다른 인물로 기억된다. 그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로 비판받고 있다. 특히 대한제국 시절 이권 침탈을 위해 한반도에서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고 스스로 지폐 속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국에 치욕을 안겼다. 대한제국에서는 1902~1904년 일본 제일은행의 지폐 1원, 5원, 10원권이 발행됐다. 이 세 종류 지폐 속에 그려진 인물이 바로 당시 제일은행 소유자였던 시부사와였다. 대한제국이 1901년 외국 돈의 유통 금지와 금본위 제도의 채택을 내용으로 하는 자주적 화폐 조례를 발표하자 일본 제일은행은 화폐를 발행할 것을 요구한 뒤 무력시위를 통해 대한제국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했다. 시부사와 등 새 지폐 3종에 등장하는 인물은 2019년 아베 신조 정권에서 결정됐다. 당시에도 과거 한반도 침략의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인 시부사와를 1만엔권 인물로 선정한 데 대해 아베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가 반영됐을 뿐 아니라 일제 식민 지배를 받은 한국에 대한 배려가 결여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 정부는 새 지폐 발행 이유로 위조 방지 등을 꼽고 있지만 내심 부수적인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선 기존 자동판매기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교체하는 수요가 생기면서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ATM 교체 등에 드는 비용을 약 1조6000억엔(약 13조9000억원)으로 추정하며 일본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27%가량 끌어올리는 경제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이와 함께 고령층 등 개인이 집에 쌓아둔 현금인 '장롱 예금'이 밖으로 나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는 일본의 장롱 예금이 약 60조엔(약 52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런 현금이 물가나 금리의 상승, 신 지폐 발행 등의 요인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나와 자녀를 위한 편안한 노후설계…유언대용신탁으로 준비해볼까?[도와줘요 자산관리]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6.29 08:30:00일찍 혼자가 되신 A(75세) 할머니는 최근 암에 걸린 지인의 문병을 다녀오며 고민이 생겼다. 아버지의 상속재산에 대한 자녀간의 분쟁 발생으로 서로 골이 깊어지며 지켜보던 고령의 부모는 몸과 마음에 병이 생겼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평소 치매에 걸릴까 걱정이 많은 A할머니도 두 명의 자녀가 있어 사후 상속재산 분배에 대해 염려가 된다. 여러 번의 사업실패로 생활이 힘든 첫째에게 조금 더 주고 싶지만 또 사업자금으로 한 번에 탕진할까 고민이다. 욕심이 많은 둘째가 할머니의 상속 계획에 반발할까봐 걱정도 된다. 평생 힘들게 일궈온 재산 10억 원을 자신의 생활비와 간병비 등 노후자금으로 쓰면서, 분쟁 없는 상속 계획까지 미리 세우고 싶어 평소 거래하던 금융기관에 상담을 의뢰했다. 2022년 우리나라 사망자수는 약 35만 명으로 2050년까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 3조 4000억 원이던 상속재산은 부동산 가격상승과 고령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2022년 56조 4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자녀들 간 재산 분할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가족 서로 협의하지 못해 가정법원에 심판을 구하는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건수는 2022년 기준 2776건에 달했고, 다른 상속인에게 법적 상속 권리를 요구하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 접수 건수도 약 1872건에 이르렀다고 한다. 갑작스런 사망에서도 많은 재산을 아무런 분쟁 없이 가족들에게 이전하고, 본인이 희망하는 기부단체에 기부도 한 상속 사례가 있다. 지난 2009년 공연 준비 중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팝의 황제 마이클잭슨은 미리 대비한 ’신탁‘을 통해 생전에 일궈 높은 부와 명성을 성공적으로 이전했다. 마이클잭슨은 본인이 사망할 경우 상속인 지정부터 이들에 대한 상속재산의 배분비율, 지급시기까지 신탁계약으로 사전에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가 가입한 신탁을 미국에서는 ’패밀리트러스트(Family Trust)‘라고 부르며 우리나라에서는 ’유언대용신탁‘이라고 한다. 최근 본인 사망 후 재산을 둘러싼 가족 간 분쟁을 예방할 방법으로 유언대용신탁이 관심을 끄는 이유다. 유언대용신탁이란 2012년 7월 26일 시행된 신탁법59조에 따라 유언장이 없더라도 신탁계약의 형태로 재산상속이 가능하도록 한 상품이다. 고객(위탁자)이 은행, 증권, 보험사 등(수탁자)에 금전·부동산·유가증권 등으로 신탁계약하고 위탁자 본인 재산의 소유권을 수탁자에게 이전한다. 위탁자가 살아 있을 때는 본인이 신탁계약의 수익자로서 발생하는 이익을 향유하다가 위탁자가 사망할 경우 신탁계약에 근거해 위탁자가 지정한 사후 수익자에게 신탁재산을 안정적으로 승계할 수 있다. 이 때 다른 법적상속인들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신속한 지급이 가능하다. 유언대용신탁의 이점으로는 유연한 상속설계, 일정한 재산관리, 편리한 유언집행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상속계획을 생각할 때 유언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유언을 기재한 유언서의 경우 민법상 엄격한 방식과 요건이 요구되며 만약 조금이라도 부합하지 않으면 무효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복잡한 유언서 작성 절차 없이 신탁계약을 통해 위탁자가 원하는 대로 설계하여 유언과 유사한 효과를 가질 수 있다. 또한 유언서는 만약 A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실 경우 특정 자녀가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경하거나(유언서는 가장 최근 것만 유효) 분실, 훼손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A할머니의 의사대로 상속될 수 있어 안전하다. 그리고 유언서는 사망 후 일시에 전액 지급하여 재산 관리 기능이 없는 반면 유언대용신탁의 신탁재산은 위탁자의 다양한 요구 지시 등에 따라 자산관리에 전문화된 은행 등 수탁자가 관리, 운용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생전 고객(위탁자) 본인의 의료비, 생활비 출금도 가능하며 사후에도 위탁자가 지정한 조건으로 사후수익자(생전에 고객이 정한 자)에게 지급할 수 있어 일정한 재산관리까지 이루어져 유용하다. 예를 들어 재산관리가 걱정되는 첫째의 경우 2억 원을 월 500만 원씩 3년 4개월 동안 분할 지급받도록 하는 등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 유언집행도 유언서는 모든 상속인의 동의가 필요하여 분쟁 발생 시 긴 소송을 거쳐야만 지급받을 수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사후수익자 신분 확인만으로 집행이 가능해 편리하다. 그럼 두 자녀에 배분할 상속재산의 비율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자녀간의 분쟁이 전혀 없길 바란다면 유류분을 고려해 나누어야 한다. 유류분이란 법률로 정해진 상속재산으로 사후에 본인의 재산을 더 주고 싶은 사람에게 줄 자유는 있지만, 민법에서는 ’피상속인(사망하신 분)의 의사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상속 재산 중 일정한 법적상속인을 위해 반드시 남겨두어야 하는 부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유언서의 경우 유류분권자의 유류분 청구가 있으면 반드시 유류분 만큼을 돌려주어야 한다. 반면 유언대용신탁은 1심 판결의 입장이 엇갈린 상황으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성남지원)과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마산지원)이 대치하고 있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없어 유언대용신탁은 유류분을 반환해야 하는지 명확히 규정할 수 없으며, 이 부분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 그래서 전 재산 10억 원을 두 자녀에게 물려준다면 유류분을 고려해 조금 더 주고 싶은 첫째에게 최대 7.5억 원(3/4)을 둘째에게 최소 2.5억 원(1/4=법적상속분(1/2)의 1/2)을 나누어 주는 방식을 추천 드린다. 그러면 A할머니 사후에 첫째가 둘째의 동의 없이도 유언대용신탁 계약에서 정한 금액을 바로 찾아갈 수 있다. 유언대용신탁은 일반적으로 신탁을 설정·관리·운용·집행하는 보수가 발생한다. 신탁 보수 등에 부가가치세가 발행하는 경우도 있고, 신탁재산이 부동산 등 등기·등록해야 하는 재산이라면 등기등록 비용도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신탁 가능한 재산은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지상권·전세권 등 부동산에 관한 권리와 무체재산권(지식재산권)으로 크게 일곱 종류로 제한된다. 유언대용신탁이 상속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노후자금 관리와 자녀간의 상속갈등을 예방을 위해 사전적으로 준비하고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계획을 통해 더욱 편안한 노후생활을 가져가길 바란다. -
“구불구불 날다 불 붙어 펑”…軍, 북한 미사일 폭발 영상 공개
정치통일·외교·안보 2024.06.29 08:24:21군 당국은 28일 북한의 이틀 전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 당시 촬영된 영상을 공개하며 북측의 ‘다탄두 관련 시험 성공’ 주장을 일축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사전에 확인해 감시하고 있었다. 북한이 성공적인 다탄두 시험이었다고 주장과 달리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부터 대탄도탄 감시 레이더와 지상 감시자산에서 탐지·추적했고 실패 정황을 명확하게 포착했다. 특히 합참은 전방 부대에서 운영하는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해 공개한 영상에는 상승 단계부터 동체가 비정상적으로 회전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하는 모습까지 식별됐다. 영상에는 비행 초기부터 구불구불하게 형성된 항적이 또렷이 나타났다. 비행 중에는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을 보이다가 잠시 후 완전히 중심을 잃고 빙글빙글 도는 텀블링 현상을 보였다. 이어 추진체의 정상적인 화염이 아닌 다른 형태의 불이 붙었고 이후 미사일이 터지면서산산조각이 나 수십 개 파편으로 분해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 주장대로 3개의 탄두가 정상 분리됐다면 3개의 깨끗한 직선 항적이 보여야 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은 북한이 허위 주장을 펼친 이유에 대해선 한미 모두 ‘실패를 덮기 위한 과장”이라고 평가했다. 군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주민 불만을 잠재우고자 다탄두 시험 주장을 펼치는 것”이라며 “향후 북한은 이번에 실패한 미사일의 재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후속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와 유도조종시험을 실시했다면서 다탄두미사일 관련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
[르포] “제가 범인들에게 드럼통 팔았어요”… ‘파타야 살인사건’ 저수지 가보니
사회사회일반 2024.06.29 08:01:16“평소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는데…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 인근 주민들은 종종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방문한 태국 파타야 촌부리주의 마프라찬 저수지. 이 곳은 태국의 대표 휴양지 파타야 도심 지역에서 차량으로 20분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현지 주민들의 대표적 ‘힐링 장소’로 꼽힌다. 둘레가 10.3㎞에 달하는 이 저수지는 평소 인근 주민들의 산책 코스로 애용된다. 평소 주말에는 자전거를 타러 나오거나 소풍을 나온 주민들로 북적이지만, 이날은 토요일이었음에도 행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적막하리만큼 한적했다. 파타야 도심과는 달리 관광객보다는 주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던 마프라찬 저수지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해왔지만, 지난달 11일 주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소식이 전해졌다. 34세 한국인 남성 관광객의 시신이 담긴 드럼통이 마프라찬 저수지에서 발견된 것이다. 저수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A 씨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이곳 한인 사회에 충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프라찬 인근에 거주하는 한인들 모두 충격을 받았다. 이곳은 그간 범죄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라며 “저수지가 워낙 커서 사건이 발생한 지점에서 떨어진 동네는 충격이 그나마 덜했지만, 안그래도 적던 일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끊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인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도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저수지에서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작은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태국인 B 씨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는 그저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로는 오히려 사람이 없어 무섭다는 생각이 종종 든다”라며 “주변 상인들도 소식을 듣고 많이 불안해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해당 가게에서 자전거를 빌려 10분가량 이동하자 드럼통이 유기됐던 장소가 나왔다. 범행 장소는 마프라찬 저수지 한복판이 아닌 저수지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연못이었다. 이곳은 색도 칠해져 있지 않은 회색빛 고가도로 바로 아래에 있어 스산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날 범행 장소를 방문하자 가족으로 보이는 3명의 현지인들이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에게 ‘이곳에서 범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어보자 “전혀 알지 못했다”며 황급히 물을 털고 나와 자리를 떠났다. 호수 남쪽에 형성된 마을을 찾자 규모가 다른 상점에 비해 큰 잡화점이 눈에 들어왔다. 범인들이 드럼통을 사간 상점이었다. 이 곳에서 범인들에게 직접 드럼통을 판매했다는 C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왜소한 체격의 직원은 범인들이 자신을 통해 돈을 지불했다며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C 씨는 범인들이 구매한 검은색 드럼통과 같은 제품을 보여주며 “사건 발생 전날 오후 3시께 남자 세 명이 트럭을 타고 와 드럼통을 유심히 살핀 뒤 구매했다”며 “당시에는 별 이상한 느낌은 받지 못했다. 범인들 모두 평범하게 생겨서 별다른 의심은 하지 않았지만, 뉴스를 본 뒤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상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농프루 경찰서는 사건 당일 방콕 경찰서와 함께 저수지에 있는 드럼통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 곳에서 직접 드럼통을 끌어올리는 작업 현장에 있었던 한 경찰 관계자 D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작업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표현했다.그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긴 당시 작업 현장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진 속 피해자의 시신은 훼손 상태가 심했고, 현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했다. 해당 경찰서 뒤편에 있는 상자에는 시신과 함께 들어있던 시멘트 조각 등이 보관되고 있었다. D 씨는 “처음 시신이 발견됐을 때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들도 잔혹함에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시신 훼손 상태도 심각했으며, 손가락 10개도 모두 잘려있었다”라며 “피의자 두 명은 잡혔지만, 한 명은 미얀마로 도주했다고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로 남은 범인 한 명도 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살인 사건 한국인 용의자 3명은 지난달 3일 오전 우리나라 국적 남성 관광객 1명을 태국 방콕의 한 클럽에서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데려간 뒤 살해해 지난 4일 대형 플라스틱 통에 시멘트와 함께 넣은 후 마프라찬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한국에서 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뒤 지난달 7일께 ‘마약을 버려 손해를 입혔다’며 피해자의 모친에게 연락해 현금 1억100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모친은 112와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를 접수했으며, 실제 몸값은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경찰은 20대 용의자 1명을 전북 정읍 소재의 자신의 주거지에서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했다. 이후 14일 경찰청은 파타야 살인사건 용의자 중 1명을 우리나라 시간 오전 12시 10분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경찰 주재관과 현지 경찰의 공조를 통해 검거했다. 현재 경찰은 나머지 1명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범인이 미얀마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우리나라 경찰과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
환율이 올라도 전보다 두렵지 않은 이유[양석준의 마켓인사이드]
오피니언사외칼럼 2024.06.29 08:00:00올해 1분기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net) 대외금융자산은 8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단순히 말해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외에 투자된 외화자산이 국내 투자를 위해 들어온 외화부채보다 많다는 뜻이다. 어려운 용어를 빌리자면 국제투자포지션(IIP·International Investment Position)이 그만큼 자산초과상태임을 의미한다. 순 대외금융자산에는 외환보유액이 포함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어느덧 외환보유액의 두 배 수준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증가했다는 건 놀랍다. 외환보유액 규모는 2018년 초 4000억 달러를 넘어섰지만, 6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증가하지 못했다. 반면 순 대외금융자산은 당시 3000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 이외의 민간의 외화자산이 그사이 엄청나게 증가한 셈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순 대외금융자산은 양적으로만 성장한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산 구성이 직접투자, 증권투자, 준비자산 등으로 적절히 분산돼 있고 부채도 주로 원화로 표시되어 있거나 만기가 장기인 구성이 많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무엇이 순 대외금융자산을 증가시켰는가. 가장 큰 요인은 2010년대 이후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했다는 데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권투자자금 유입도 이어져 왔다. 이들은 환율의 하락요인이자 외환보유액의 증가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아울러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가 확대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형성했다. 그동안 정부 등의 시장안정화조치로 외환보유액의 사용이 빈번히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그 일부도 민간의 외화자산이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뒤돌아보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부채초과상태였다. 해외에서 외자가 더 많이 들어와 환율안정에 기여하는 데 정책 우선순위를 두고 거주자가 외화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제도적 허용은 미흡했다. 그러나 정책 전환에 힘입어 순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급속히 증가해 5년 전부터는 외환보유액을 상회하기 시작했다. 그 의미는 무엇일까. 비록 숫자상이지만 대외금융부채가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지 않고도 민간차원에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신흥시장국의 굴레를 벗어나는 의미 있는 사건으로 볼 수 있다. IMF가 우리나라 대외부문의 복원력(resilience)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자산초과상태라는 것은 스톡(stock)의 개념이므로 플로우(flow)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수급의 불일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대외금융자산 증가 상당 부분을 국민연금 등 공공부문의 투자가 차지하고 있으므로 금융 및 외환시장의 상황 변화에 대응해 자산 배분이 탄력적으로 조정되기도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대외금융자산이 적절하게 환류될 수만 있다면 환율안정에 보다 기여할 수 있을 테지만 매우 어려운 숙제이다. 이런 점에서 여전히 일정 수준의 외환보유액의 역할은 유효할 수 밖에 없다. 아시아 주요국가들의 외환보유액과 국제투자포지션을 비교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있다. 인도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5000억 달러를 넘지만 3000억 달러가 넘는 부채초과상태이다. 싱가포르는 외환보유액은 3000억 달러에 못 미치지만 우리나라보다 자산초과포지션이 1000억 달러 이상 크다. 홍콩이나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외환보유액이 많지만 자산초과포지션 또한 그 이상으로 훨씬 크다. 싱가포르, 일본, 홍콩 모두 국제금융시장으로 발달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같은 대열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향점으로 삼을 필요도 있다. 한편 이렇게 변화된 여건에서도 일각에서는 아직도 외환보유액 확충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환율안정대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넌센스다. 우리나라 환율은 이미 국제금융시장과 흐름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험적 성격의 외환보유액 등에 의존적인 정책 패러다임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 외환보유액 등을 이용해 환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관리할 수도 없고 예전처럼 시장개입으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기도 어렵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10년 전 이미 국제투자포지션(net IIP)이 플러스로 돌아섰고 규모가 외환보유액의 두 배에 달하는 현재 시점에 금지옥엽이던 외환보유액이라는 경계선은 순 대외금융자산으로 확장돼야 한다. 이제는 외환위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정책 플랜을 과감히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7월부터 정부가 시장 개장시간을 연장하는 등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규제와 관행을 글로벌 기준에 맞게 정비하고자 하는 노력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앞으로 보다 선진적인 외환 및 자본시장을 정착시켜 나가기 위한 순탄치만은 않을 장정의 출발선이기 때문이다. -
서울 아파트 거래량 2년 9개월만 5000건 대 회복…지방 온도차 지속
부동산분양 2024.06.29 08:00:00서울의 주택 거래량이 2년 9개월 만에 5000건 대를 회복했다. 반면 지방은 여전히 감소세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전국의 악성 미분양 주택 역시 10개월 연속 증가해 1만 3000가구를 넘어섰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2024년 5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는 5182건으로 전월 대비 7.1% 늘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39.3%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량이 5000건 대로 올라선 것은 2021년 8월(5054건) 이후 처음이다. 지난달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 상승기던 2021년 2월(5435건)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은 늘었으나 지방 거래량은 여전히 감소세다. 지난달 지방 주택 거래량은 2만 9833건으로 전월 대비 4.0% 줄었다. 이에 따라 5월 전국의 주택 거래량은 5만 7436건으로 전월보다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22만 7736건으로 전월대비 7.2%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7.8% 감소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 2129가구로 전월 대비 0.2% 늘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12월 10개월 만에 증가 추이로 전환한 이후 6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지방 미분양 물량이 5만 7368가구, 수도권은 1만 4761가구로 한 달 새 각각 26가구, 106가구 늘었다. 서울 미분양도 38가구 증가해 누적된 미분양 물량(974가구)이 1000가구에 육박하고 있다. 반면 지난 4월 미분양 주택 규모가 1만 가구를 바라다보던 경기 지역(9459가구)은 지난달 6.2%(583가구) 감소한 8876가구를 기록했다. 경북 지역도 8244가구로 10.4%(953가구) 감소했으며 충남 지역은 5.9%(336가구) 줄어든 5361가구를 기록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지난달 1만 3230가구로 전월보다 2%(262가구) 늘었다. 서울 지역의 악성 미분양은 지난달 539가구로, 2014년 7월 558가구 이후 9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경남(1793가구), 대구(1506가구), 전남(1354가구), 부산(1308가구) 등도 악성 미분양이 누적되고 있다. 한편 주택 착공·분양·준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허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통상적으로 인허가부터 준공까지는 약 4∼5년, 착공부터 준공까지는 2∼3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인허가와 착공, 분양, 준공 통계는 향후 주택 공급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주택 인허가는 지난 5월(1~5월) 누계 기준 12만 5974가구로 전년보다 24.1% 감소했다. 착공은 5월 누계 기준 10만 6537가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1.4% 증가했다. 분양은 5월 누계 기준 9만 840가구로 전년보다 94.6% 늘었다. 준공은 5월 누계 기준 18만 3638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6.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빌라·다세대 등 비아파트의 인허가 감소 폭이 아파트보다 훨씬 컸다. 지난 5월 누계 기준 아파트 인허가는 11만 66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줄었지만 비아파트는 1만 5313가구로 35.8% 감소했다. 정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확대 등 정책 효과로 착공 대기 물량이 해소되면서 착공과 분양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준공된 주택은 2만 945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줄었다. 5월 누계 기준으로는 18만 3638가구로 16.5% 증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분양이 다소 늘어난 것은 분양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지방 준공후 미분양 주택의 세제 산정 시 주택수 제외 조치와 기업구조조정(CR)리츠 도입 등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
[다음주 증시 전망] 내달 5일 삼전 실적이 분기점…유럽 정치 불안 우려
증권정책 2024.06.29 08:00:00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700~2800대에 머무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사들은 다음 달 5일 삼성전자(005930)를 필두로 발표되는 한국 기업들의 개선된 실적이 증시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면서도 유로존의 정치 불확실성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는 21일 2784.26보다 13.56포인트(0.49%) 상승한 2797.82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852.67에서 12.23포인트(1.43%) 내린 840.44에 마쳤다. 24~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투자가가 5103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가운데 개인과 기관이 각각 113억 원, 546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574억 원, 3353억 원씩 순매도했고 개인만 533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번주 코스피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탓에 2700대 후반에서 횡보했다. 마이크론의 주가가 실적 발표 이후 크게 하락한 점도 증시 상승을 억누른 요인이 됐다. 코스닥의 경우는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 데다 실적 개선도 뚜렷하지 않은 탓에 하락했다. 증권사들은 한국 기업의 2분기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 가능성 등이 다음주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인공지능(AI) 관련 반도체 종목들에 대한 기대가 그간 주가에 많이 반영됐던 만큼 기업이 웬만한 호실적을 발표하더라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이와 함께 30일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 다음 달 4일 영국 조기 총선 분위기가 집권 여당의 열세로 모이는 점은 증시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프랑스 총선 승리가 예상되는 극우국민연합(RN) 측이 감세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점을 악재로 꼽았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720~2840포인트로 제시했다. 증시 상승 요인으로는 완만한 물가 하락과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전환 가능성, 한국 기업 실적 호조 기대를 들고 하락 요인으로는 유로존 정치 불확실성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 미국 대선 TV 토론회를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정치 상황이 주식시장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장비,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원자력발전, 화장품, 조선 등이 거론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여는 삼성전자 잠정 실적 결과가 중요하다”며 “6월말 기준 영업이익 예상치인 8조 4000억 원를 얼마나 웃도는지에 따라 7월 전반부 코스피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바디프랜드 신세계 센텀시티몰 라운지에 바리스타 로봇 떴다
산업중기·벤처 2024.06.29 08:00:00헬스케어로봇 기업 바디프랜드는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몰 라운지가 ‘로봇카페 2호점’으로 탈바꿈했다고 밝혔다. 바디프랜드는 올해 3월 두산로보틱스와 로봇산업 성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라운지 내 바리스타로봇 카페 ‘닥터프레소(DR.Presso)’ 운영을 시작한 바 있다. 이는 라운지 고객경험 제고의 일환으로 롯데몰 수원점 라운지에 이어 이번 부산 센텀시티몰 라운지가 두 번째 로봇카페로 꾸려졌다. 바디프랜드 부산 센텀시티몰 라운지는 지난 20일부터 로봇카페 영업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고객맞이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바디프랜드 부산 센텀시티몰 라운지는 전국 백화점 라운지 매출 1-2위를 다투는 주요 거점 매장으로, 부산뿐 아니라 타 지역 여행객 및 외국인까지 폭넓은 수요를 아우르고 있어 닥터프레소 운영에 제격”이라고 ㅅ설명했다. 최근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들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바디프랜드 또한 카페형 라운지를 운영함으로써 헬스케어로봇에 대한 체험 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라운지 공간의 운영 효율까지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닥터프레소 운영 첫 라운지인 롯데몰 수원점 관계자는 “대형 쇼핑몰 특성상 휴식 공간이 현저히 부족한데, 안마의자를 체험하는 공간이면서도 로봇 카페가 조성돼 있어 고객 분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며 “실제로 체험예약 고객이 몰리는 경우, 대기 고객 분들이 지루할 틈 없이 음료를 마시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어 고객과 직원 모두 부담 없는 상태로 수월한 상담을 진행하는 데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향후 바디프랜드는 로봇 카페 설치를 포함, 두산로보틱스와 다양한 범위의 협력을 전개해갈 예정이다.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